【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기자】
【도움말 | 허그맘 아동청소년심리센터 이문기 수석상담사】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2012년 6~7월에 걸쳐 서울시 초등학교 5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을 비롯해 학부모^담당교사 등 총 3472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조사를 한 바 있다.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 4명 가운데 1명은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주요 원인으로는 학업문제, 미래불안, 친구관계 등을 꼽았다.
어쩌면 우리 아이도 학업이나 친구관계 등으로 말 못할 고민이 있거나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을지 모른다. 단순히 “우리 애는 왜 그런지 이해가 안 돼.” “걘 이미 글렀다니까.”라며 속단하기보다 “우리 애가 왜 그럴까?” “내가 어떻게 해야 되지?” 자문하며 아이의 스트레스를 덜어줄 생각부터 하자. 아이의 스트레스는 부모의 잘못이다.
아이 스트레스 관리는 부모 몫!
소위 ‘올바른 어른’이 되는 기본 요소는 무엇일까? 이문기 수석상담사는 “아동^청소년기에 이뤄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람을 두루두루 사귈 수 있는 원만한 인성과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자아존중감),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자기 정체성 확립”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공부, 친구, 부모, 가정환경 등 아이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러한 기본 요소 형성을 방해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고 이것이 뇌의 발달에 영향을 끼친다. 아이의 스트레스는 성인과 달리 그 여파가 인생 전반으로 이어지는 만큼 아이가 그런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게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문기 수석상담사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은 적어도 아동^청소년기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라며 “스트레스로부터 최대한 보호받고 무조건적으로 사랑받아야 하는 대상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고 강조한다.
CASE 1. “공부하기 싫어요. 전 커서 뭐가 될지 모르겠어요”
학업과 미래가 불안한 아이 Solution ⇒ 아이의 관심분야를 찾아줘라
공부 잘 하는 아이가 최고로 대접받는 우리 사회에서 학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청소년기 아이가 주로 겪는 스트레스다. 이러한 불안의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자존감이 낮고 자신감이 결여됐을 때다. ‘내가 해봤자 그렇지 뭐…. 내 주제에 무슨…’식의 스스로를 향한 불신은 미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희망보다는 불안을 느끼게 한다.
둘째, 부모나 주변인들의 과도한 기대감이 불안 원인이다. 아이의 능력이나 관심사와는 상관없는 기대감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고, 미래의 자신에 대한 불안을 만든다. 이러한 것들은 아이가 학업과 미래를 불안해하는 주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이문기 수석상담사는 “부모가 먼저 아이의 관심분야를 찾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이는 아직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잘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다.
아이는 자신이 가장 재미있고 가장 관심 있는 것을 제일 잘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부모가 북돋아주면 자연적으로 ‘난 커서 ~이 될 거야.’식으로 성취동기가 만들어지고, 자신감도 생긴다. 그리고 이 동기에 의해 공부를 하려는 의지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싹튼다. 그럴 경우 학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자연스레 사라지기 마련이다.
CASE 2. “엄마는 저한테 만날 잔소리에요. 짜증나요”
부모와 갈등을 느끼는 아이 Solution ⇒ 부모는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라
아이와 갈등을 겪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부모는 아이가 말도 안 듣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아이 역시 부모 못지않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마 부모들의 최대 잔소리는 “공부해!”일 것이다. 잔소리나 공부에 대한 강요가 이루어지면 아이의 뇌는 정상적인 발달이 어려워진다.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서가 안정되지 않고서는 결코 공부를 잘할 수 없다.
또 청소년기는 폭발적인 뇌의 발달로 인해 아이의 모든 것이 불안정한 시기다. 충동성, 폭력성, 반항성 등도 팽창해 가는 뇌신경 발달에 따른 결과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못마땅한 모습을 보고 걱정하고 불안해하기보다 오히려 담담하게 지켜봐주고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문기 수석상담사는 “부모와 아이의 갈등은 부모의 욕심과 일방적인 잔소리가 만드는 것”이며, “해결책 또한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CASE 3. “친구가 없어요. 애들은 왜 저를 싫어하는 걸까요?”
친구 사귀는 게 어려운 아이 Solution ⇒ 아이와 ‘감정대화’ 나눠라
사춘기 이전 아이는 대부분 부모와의 관계에서 모든 답을 찾는다. 그래서 부모와 원만한 의사소통과 감정대화가 이루어지는 아이는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문기 수석상담사는 “아이와의 감정대화를 나눌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감정을 헤아리고 그것을 반영하는 대화를 통해 아이는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부모들 중 이러한 ‘감정대화’를 나눌 줄 모르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심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건성으로 답해준다거나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을 때 아이는 남들과 대화 나누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된다.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아이의 대화방식과 태도를 살펴보고 대화를 나눠보자. 아이와의 감정대화는 아이의 대인관계를 변화시킨다.
한 생명이 태어나 한 사람의 인격체로 커가는 데는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중한 스트레스가 우리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오늘 1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이문기 수석상담사는 ?아동청소년심리센터 상담사이며 영등포구 청소년 지원센터 팀장, 청소년 폭력예방재단 수강명령 상담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