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밸런스정형외과 고태홍 의학박사】
정치 시국과 맞물리면서 영양주사가 지금 가장 핫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 영양주사의 효능에 대해서도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제도권 의료에서는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의료기법으로 인정하기를 꺼려하고, 기능의학에서는 나름의 논리로 효능 효과에 대한 기대치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임상으로 밝히는 영양주사에 대한 효능과 한계를 소개한다.
영양치료란?
현재 시행되는 영양치료는 혈관 내 영양주사(IVNT), 경구용 영양소, 식이요법 등이 있는데 최근 영양요법을 치료로 보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 논란의 핵심은 치료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진다.
일반적인 치료의 개념은 특정 질병이나 유발인자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질병의 결과물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과거 의학의 발전이 더디고, 생활수준이 낮을 때 통용되던 치료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치료 개념이 바뀌었다는 말일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먼저 몇 가지 질문부터 던져본다.
1. 여러 가지 통증 치료를 했는데도 호전 없던 사람이 영양치료를 병행했을 때 통증이 감소했다면 영양치료를 치료로 봐야 하는가? 아닌가?
2. 수년간 항결핵제를 먹어도 내성이 생겨 치료가 안 되던 사람이 영양치료를 해서 결핵덩어리가 줄어들었다면 영양치료를 치료로 봐야 하는가? 아닌가?
3. 10여 년간 아토피로 피부과 약을 먹어도 호전 없던 사람이 영양치료를 병행했을 때 피부 병변이 없어졌다면 영양치료를 치료로 봐야 하는가? 아닌가?
4. 진폐증으로 호흡도 곤란하던 사람이 영양치료를 병행했을 때 호흡이 편해졌다면 영양치료를 치료로 봐야 하는가? 아닌가?
기존 의학의 태생적 한계
지금까지의 의학은 몇 가지 특징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첫째, 질병의 중간 과정보다는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치료를 시작한다. 즉 중간 진행 과정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암이 생기는 과정보다는 암이 생긴 이후에 치료를 시작한다. 봄에 건강검진에서 정상이던 사람이 연말에 암 말기 선언을 받았다는 말을 종종 들었을 것이다.
심지어 평상시 기침 가래가 있어 진찰을 했더니 기관지염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6개월 후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사망한 사람도 있다.
둘째, 신체의 일부분만 보고 진단하고 치료한다. 손발이 아프면 손발만 보고 검사하고 진단하고 치료한다. 손과 발은 우리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의 지배를 받으므로 사지의 질병은 척추와 분리해서 보면 안 되는 데도 말이다. 내과적으로는 호흡기, 순환기, 소화기 등 인체를 토막토막 내어 진단하고 진료한다.
어떻게 위와 심장을 별개의 기관으로 볼 수 있는가? 우리 몸은 머리털부터 발톱까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치료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암이라고 진단 받은 환자가 있다고 할 때 과연 간 기능만 저하되고 나머지 다른 장기들은 다 정상일까? 단지 가장 먼저 두드러진 장부의 질병만 발견한 것이지 다른 장부들도 병들어 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셋째, 개개인의 체질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똑같은 증상에 대하여 똑같은 약물을 투여하여도 각각의 결과는 다르다.
그 옛날 히포크라테스도 인간의 체질을 4가지로 분류했었다. 아쉽게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했지만…. 흔히 난치병에 걸린 환자들의 체질은 보통 사람들과는 반드시 다른 특이한 체질이 있기에 그런 질병에 노출되는 것이다.
넷째, 해부학적 의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 허리 통증이나 다리에 마비 증상이 있을 때 방사선 사진이나 MRI 같이 해부학적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를 보고 진단한다.
실제로는 MRI상 심한 소견이 있어도 기능적으로 문제없이 잘 지내는 환자가 더 많다. 종양도 마찬가지다. 일단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어야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한다. 암 덩어리가 눈에 보여야만 암 환자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계속 증가하는 사람을 정상으로 판단해야 할까?
다섯째, 영양치료 같은 보조요법을 치료로 인정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암 환자 치료에 영양요법을 병행하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영양요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더 크다.
미래의 의학은 기능의학!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래의 의학은 기능의학이 되어야 한다. 신체에 기능적인 이상이 생기면 미세한 변화까지 발견 치료하여 더 큰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사들이 전 세계적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여전히 일부 의사들 중에는 기존의 개념에 사로잡혀 기능의학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학문적 근거가 부족하고 비과학적이며 심지어 치료가 아니라고 폄하하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모든 질병을 예방하고, 인간의 체질을 과학적으로 진단할 방법이 있지는 않지만, 점차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공부하는 의사도 많아지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영양소에 대한 의학적 관점
필자가 의과대학을 다녔던 1980년대만 해도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3대 영양소와 비타민 A·B·C·D·E 등과 일부 전해질이나 미네랄 성분의 부족이나 결핍 시 나타나는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공부했었다. 질병에 걸리지 않을 만큼의 최소량을 강조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문명은 다양하고 복잡해졌고, 생활습관이나 체질에 따라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의 양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2000년 초반부터 세계적으로 일부 의사들이 영양소를 이용한 치료법을 강조했지만,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데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재에도 제도권 의료에서 무시당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암을 비타민 C로 치료한다는 학파가 있지만 모든 암을 비타민 C로 고칠 수는 당연히 없다. 그런 1차원적이고 단일요소로 인체의 질병을 정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 인체는 단순하게 봐도 3차원이고, 각 기관의 내면을 들어가 보면 각각의 장부가 또 3차원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차원의 구조물과 성분들이 상호 연결되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항산화에 대한 개념과 이론들이 점차 부각되었지만 이 또한 단일 성분으로 어떤 질병을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사실이다. 세포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화학물질이나 활성산소를 없애는 해독요법들도 부각되었지만 이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인체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진단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지 이론적인 근거와 체계적인 진단과 처방을 정립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학자들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실험하고 체계화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양소를 이용한 치료법은 이러한 기능의학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영양요법들을 살펴보면, ▶비타민 ▶미네랄 ▶지방산 ▶아미노산류 등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로 만든 제품들이 셀 수도 없다. 실제 제품 중 주사제로 나온 제품들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비타민 C
● 비타민 B1(티아민-마늘주사)
● 비타민 B5(판토텐산)
● 비타민 B6(피리독신)
● 비타민B12(시아노코발아민)
● 비타민 D(콜레칼시페롤)
● 알파리포익산(지방산-신데렐라)
● 글루타치온(백옥주사)
● 글리시리진산(감초)
● 태반(비타민, 미네랄, 성장인자)
● 엘카르니틴(지방분해)
● 아연
● 마그네슘
● 글루콘산칼슘
● 셀레늄
● 미네랄4(아연, 망간, 구리, 크롬)
● 미네랄5(아연, 망간, 구리, 크롬, 셀레늄)
● 멀티비타(비타민 A, D, E, C, B1, B2, B3, B5, B6, B7, B9, B12)
● 콜린알포세레이트(아세틸콜린 전구물질)
● ATP주사, 은행잎주사 등등 종류가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다.
경구용 역시 다양한 성분과 함량이 들어 있는 제품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경구용에는 의약품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성 식품이나 천연 약초를 이용한 제품들도 많이 나와 있다. 나름대로 각각의 효능을 검증하고 인정받아 출시된 제품들이다.
그런데도 실제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논란이 남아 있는데, 그 이유는 인체의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처방하는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몸에 좋다는 여러 제품들을 적절하게 투여하는 이론이 정립되어야 자타가 공인하는 치료법이 될 것이다.
만약 사람의 체질을 분석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적절히 투여한다면 수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본다.
영양치료 어떻게 해야 하나?
1 몸에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투여해야 한다.
환자들의 대부분은 칼슘이나 비타민 C와 같이 단일 성분만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몸은 수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일 성분을 장기간 투여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비타민 A·B군, C·D·E가 다 포함된 것을 먹거나 투여해야 한다.
미네랄도 칼슘, 마그네슘, 아연, 망간, 구리, 크롬 등 여러 성분이 다 포함된 것을 먹거나 투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신맛, 쓴맛, 떫은맛, 단맛, 매운맛, 짠맛에 해당하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거나 투여하면 된다.
2 해당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조금 더 투여한다.
간 기능이 문제가 된 사람은 신맛, 심혈관은 쓴맛, 소화기는 단맛, 호흡기는 매운맛, 비뇨생식기는 짠맛의 영양소를 일시적으로 더 보충하면 된다.
임상적으로는 원인도 모르는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정확한 체질분석과 영양요법을 활용할 경우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기에 영양요법을 잘만 한다면 질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보건당국이나 대학에 있는 사람들도 좀 더 시야를 넓혀서 좋은 아이디어를 연구 발전시켜 앞서가는 의학, 환자에게 유익한 의학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