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경희한의대 본초학교실 김호철 교수】
‘황금’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골드’를 생각하지만, ‘노란 색의 뿌리로 된 풀’이라는 뜻으로 황금(黃芩)이라고 불리는 약재가 있다. 이 식물은 사루비아, 박하, 들깨, 꿀풀 등과 마찬가지로 꿀풀과에 속한다.
오래 되면 뿌리 가운데에 구멍들이 많이 생기고 속이 검게 되므로 ‘속썩은풀’이라고도 불리어 왔다. 여수, 여천 지방에서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약 90% 이상이 재배될 정도로 많이 생산된다.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가는 수염뿌리들을 없애고 10분간 물에 끓이거나 30분간 찐 다음 햇볕에 말려 약으로 사용한다.
열을 내리게 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 큰 약재
황금에는 후라보노이드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이칼레인, 우고닌 등의 성분이다. 그리고 10여 종의 아미노산과 정유 등이 들어 있다. 특히 바이칼레인은 황금의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대량 함유되어 있으며, 황금의 많은 효능들은 바로 이 바이칼레인 성분 때문이다.
황금은 예로부터 쓴맛과 찬 성질이 있어 열을 끄는데 널리 사용되어 왔던 한약재이다. 성질이 차기 때문에 주로 열로 인한 폐질환이나 열성질환, 감염성질환 등의 급성질환에 주로 쓰여왔다.
감기에 걸리면 열이 심하면서 기침을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상기도감염 등의 경우에 해당하는데, 황금은 해열작용과 함께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열도 내리게 하고 기침을 멎게도 한다.
감기뿐 아니라 기타 감염으로 인하여 고열이 나고 헛소리를 할 때, 이질 등으로 인해 설사할 때도 널리 쓰인다. 항균작용도 있어 화농성질환 등에도 널리 사용되며, 열로 인해 코피가 자주 나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황금은 이처럼 급성질환에 한의사들에게 널리 선택되는 한약재이기는 하지만, 만성질환에도 소량을 사용하면 많은 이로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가슴에 열감이 있어 답답하고 불안하며 가슴이 두근거릴 때 황금은 심의 화를 꺼 주어서 이를 진정시켜 주는 작용이 있다. 이 경우 심하면 잠도 잘 못 자게 되는데 황금은 잠도 잘 오게 한다.
일반인들이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황금은 임신시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도 널리 쓰였다. 임신을 하게 되면 맥이 빠르게 되고 커지는 등 여러 열증들이 나타난다. 그래서 열로 인하여 구역질이 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는데 황금은 이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고혈압, 간경화, 중풍 등에도 좋은 효과 나타내
황금은 현대 약리학적으로도 많은 연구들이 되어 있는데 항균, 항바이러스, 해열, 이뇨, 진정, 혈압강하, 혈청지질강하, 혈당강하, 소염, 항알러지, 간기능회복, 이담, 항경련작용 등의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의 경우에는 황금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혈청지질을 내리는 효과가 있으며,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도 혈압을 약 10% 정도 내리는 효과가 있다. 혈압이 높다고 황금만 먹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양약과 함께 복용한다면 혈압강하의 효과는 더욱 좋아지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황금은 간기능을 회복할 뿐 아니라 최근 연구에 의하면 간경화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뇌에도 좋은데 경희한의대 본초학교실에서 연구한 결과 황금은 중풍 동물모델에서 뇌세포 손상을 보호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따라서 중풍이나 치매의 예방, 진행억제 등에 효과적일 수 있다.
황금은 또한 항산화작용이 강한 한약재이므로 정기적으로 복용한다면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황금의 독성은 비교적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용량을 잘 조절하여 써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하루에 2g이하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