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비뇨기과 전문의 정정만】
성적 붕괴가 죽고 사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잃어버린 기능에 대한 상실감, 그리고 견디기 어려운 좌절감에 싸여 곤혹스러워 하는 당사자의 처연한 모습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사내 구실의 제일 요건이 망가졌다는 건 곧 남자의 골조가 무너진 상황이다. 아내가 부담스럽고 눈치를 살피며 자꾸만 회피하게 된다.
이럴 때 과연 당신은? 당신의 아내는?
우선 실수익자인 아내의 스타일을 구분해 보기로 하자.
“걱정 말아요. 난 아무렇지도 않아. 그냥 당신만 옆에 있고 애들 잘 자라주면 되지 뭐.”
이렇게 나온다면 그것은 ‘태연위로형’ 아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반면, “피곤해서 그럴 거야. 걱정하지 말아요.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뭐. 당신 보약이나 좀 해줄까?”
이 유형은 모종의 기대를 버리지 않는 미래 지향형 아내라고 할 수 있다.
“내 팔자가 그렇지 뭐….”라고 말한다면 이는 푸념형 아내이다.
또 “이놈의 애새끼들은 왜 이렇게 말썽이야! 지겨워, 저리 가!” ?이렇게 나온다면 신경질형 아내다. 좀 더 살펴보자. 만약 “요즘 남성 클리닉이라는 데가 있다던데 거길 한 번 같이 가 보십시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적극형 아내의 모습이다.
“내 친구 남편은 밤마다 끝내준대.”라고 말하는 비교형 아내도 있다.
그런가 하면 “….” 묵묵부답형의 아내도 있다. 하지만 아내가 어떤 반응을 보인다 해도 마음이 편안한 남자는 없다. 현재 트러블에 집착을 보이며 고민을 이어간다. 남편의 스타일도 각양각색이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서….” 라고 말하는 변명형이 있고,
“이럴 리가 없는데…?” 라며 안절부절 못하는 유형도 있다.
또 “계집이라고 그렇게 가꾸질 않으니 될 일도 안 되는 거야.”라며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유형도 있다.
“여자가 밝히긴, 지금 나이가 몇 살이야? 애를 둘씩이나 낳았으면 그만이지.”라고 말하는 철면피형 남편도 있다.
진정한 우먼 파워는 섹스 주도형 아내
어쩌다 남편의 성기가 반역의 심통을 부릴 때 민망해하는 남편을 격려하는 여자는 최고품이다. 그러나 또다시 죽 쑤는 날 밤 남편은 이면에 감추어진 실수익자의 허전한 표정을 읽는다. 남자는 남성의 와해 현상에 매우 민감하다. 삶의 스타일이 급변하는 남자도 있다. 말수가 없어지고 어깨가 처져간다.
그러나 요즘 세태를 살펴보면 적극형 아내가 늘어가고 있는 듯 싶다. 커플이 함께 찾아와 원인 및 해결책을 강구하는가 하면, 정관수술을 해달라고 남편을 꿰차고 오는 여성도 많다. 페니스가 너무 작다고 키워 달라는 주문을 해오는 것도 아내인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너무 빠르다고 신경질 섞인 말투로 진료를 부탁하는 아내들도 있다.
도통 섹스에 둔감 내지 무감한 여자가 있는가 하면 밤이면 밤마다 남자의 물건을 손에 쥐고 자는 여자가 있듯이. 하지만 아무리 초월한 듯한 여성도 막상 없어지면 아쉬워지는 법이다. 외로움, 고독, 육체적 허기라는 것은 생리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당신의 남편이 이런 지경에 처했다면 묘약은 하나 뿐이다. 지친 남자를 더 지치게 하는 것은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지금 무너진 남편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You can do it!”을 외칠 것이다.
수십 번 강조하건대 가장 현명한 여자란 깨지기 쉬운 민감한 남자의 성을 잘 다루고 활용할 줄 아는 여성이다.
남자의 성 생리적 한계란 의지를 초월하는 자동 현상이다. 남자의 성 실행력이란 한계가 있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기능이다.
이 어설픈 도구를 나름대로 잘 활용해서 자신의 성적 내실을 도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남자의 도구에 대한 특성을 연구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남자의 도구란 시와 때, 그리고 곳에 따라 그 능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도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적극성이 여성의 역할이다. 섹스를 주도해가는 여성, 삽입 시기, 피스톤 운동의 스피드나 깊이, 구체적인 애무 방식 등 남녀의 관계에서 연출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개발해내는 여성 그녀야말로 조화로운 부부 관계를 통해 행복을 창조해 가는 진정한 우먼 파워의 실상이 아닐는지….
정정만 박사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연대 의대 외래 교수 및 이화여대 의대 임상 교수이며 대한 남성과학회 감사, 대한비뇨기과학회 감사, 대한 비뇨기과 개원의 협의회 공보이사, 대한 불임협회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준 남성클리닉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글은 그의 저서 <바로 서야 바로 된다> 중의 일부분을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