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긴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신학기를 맞은 우리 아이들. 이제 곧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뭔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무조건 학교에만 보낸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만큼, 우리 아이들의 신학기 학습장애에 대해 꼼꼼히 집어보도록 하자.
PART 1. 학습장애·학습부진일 때 올바른 대처법
많은 학부모들이 학습장애를 단지 공부를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학습장애란 어느 특정영역이나 과목이 다른 부분에 비해 현저하게 뒤쳐질 때 의심해볼 수 있다는 것. 물론 학습장애는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크게 ‘학습지체, 학습장애, 학습부진’으로 분류할 수 있다.
* 학습지체
자기 나이에 적절한 인지발달이 이뤄지지 못해 평균이하의 지능지수를 갖고 있는 아이. 85~110까지는 평균, 70~85는 경계선지능, 70 이하는 정신지체라 한다.
* 학습장애
학습장애는 읽기, 쓰기, 산술 등의 학습기능이 자신의 연령, 지능, 학년의 수준보다 매우 낮게 나타나는 경우이다. 단지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기능을 주관하는 뇌의 특정부분 기능장애나, 유전적 요소, 인지적 결함, 지각적 요소, 언어발달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취학아동의 5~10%가 이에 해당하며, 남아와 여아의 비율을 살펴보면 3:1로 남자아이가 압도적으로 많다.
* 학습부진
학습지체나 학습장애가 없는 경우에도 학습부진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나타난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불안·우울증 같은 정서적 문제, 가족 불화나 부모와의 갈등 같은 환경적 문제, 교육기회의 부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아주 중요!
자녀의 학습장애를 일찍 알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주의관찰이 필요하다.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만큼은 눈감고도 알 수 있다’고 자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정작 내 아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일단 취학 전에 운동·언어발달이 느리진 않는지, 인지기능이나 개념형성이 떨어지진 않는지 미리 관찰해야 합니다. 또 그에 맞는 지도방법대로 학부모의 역할이 거의 절대적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우리 아이 학습장애 이렇게 도와주세요!
▶ 부모가 직접 가르치거나 취약한 부분을 반복 훈련시켜 주세요. ?(못하는 부분을 무조건 반복하지 말고 아이에게 맞는 개별 프로그램을 짠다)
▶ 전문가에게 결함이 있는 인지-지각 기술훈련을 시켜주세요. (보고 듣는 지각력의 경로에 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를 통해 훈련시키면 된다)
▶ 의학적 처지도 필요합니다. (외부 환경에 의해 학습장애가 더 심해질 수 있어, 필요 시 약물치료도 병행한다)
PART 2. 과잉행동장애일 때 올바른 대처법
얼마 전 각 방송사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는, 부모들에겐 다소 생소한 질환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현재 국내에 ADHD를 앓고 있거나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아이가 전체 15%나 된다는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상인데, 수업 중 자주 화장실에 가거나 물 마시러 가고, 잘 떠들며 잘 싸우는 아이들이 ADHA의 전형이라는 것.
특히 과잉 스트레스로 인해 이런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아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원래대로 돌아오지만,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틱장애나 ADHD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혹시 우리아이도? ADHD 자가진단법>
1. 주의력을 유지하는 데 어렵다.(과제 또는 놀이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
2. 경청을 하지 않는다.(부모가 얘기를 해도 관심이 없거나 딴 짓을 하는 아이)
3. 지시를 따르는 데 어렵다.(규칙이나 규율을 따르지 않고 잘 지키지 못하는 아이)
4. 물건을 분실한다.(자신의 물건을 쉽게 잃어버리거나 자주 깜빡하는 아이)
5. 쉽게 산만해진다.(작은 환경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어수선해지는 아이)
6. 안절부절 못한다.(심리상태가 항상 불안정하고 불안해하는 아이)
7. 자리에 앉아 있기가 어렵다(한 곳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는 아이)
8. 조용하게 노는 게 어렵다.(놀이 활동 시 자기행동 절제가 잘 안 되는 아이)
9. 불쑥 대답을 한다.(급작스럽게 전혀 예상치 않은 언행을 하는 아이)
10. 순서를 기다리는 데 어렵다(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
11. 방해하기 또는 끼어들기를 자주 한다.(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12. 활동을 이것저것 바꾼다.(쉽게 싫증을 내거나 하나에 몰입하지 못하는 아이)
13.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두서없이 말을 쏟아 붇는 아이)
14 신체적으로 위험한 활동을 한다(무의식중에 과격한 행동이 나오는 아이)
* 만일 위의 항목 중 8개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부모의 대처요령
정유숙 교수에 의하면 “취학기-신학기에 받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아이가 전에 비해 짜증이나 투정을 많이 부린다거나, 잠을 못 자고 꿈을 자주 꾸며, 식욕이 떨어지고, 동생과 자주 싸운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 아울러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등교거부나 틱장애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시기에는 일시적 증상으로 나타나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부모가 아이들을 꾸중하거나 조급하게 고치려고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죠. 시간을 두고 조금씩 변화를 유도하며, 학교는 재미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곳이라고 인식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ADHD, 이렇게 도와주세요!>
1. 아이의 행동을 주의해서 관찰하고, 이야기를 관심 갖고 들어주세요.
2. 잘한 일은 칭찬해주고, 실패했을 때는 비판보다 격려를 해주세요.
3.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하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쳐 주세요.
4. 일기 쓰는 습관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PART 3.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틱장애 대처법
아직 생소하기는 하지만 신체의 한 부분이 반복적으로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틱’이라고 한다. 눈을 계속 깜박거리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어깨를 실룩거리는 것과 같은 신체의 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경우 운동틱이라 하고, 킁킁거리는 소리, 기침 소리, 개가 짖는 것과 같은 소리를 연속적으로 내는 경우를 음성틱이라고 한다. 심한 음성틱의 경우, 욕설을 걷잡을 수 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틱은 잠깐 동안은 안 하고 참을 수 있지만 오랫동안 참을 수는 없으며, 아동의 약 10명 중 1~2명은 몇 주 내지 몇 개월 이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일과성 틱을 갖고 있다.
부모의 대처요령
틱 증상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생기기 쉬우나 금방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정유숙 교수에 의하면“틱장애를 보이는 자녀에게 부모가 꾸중하면 증상이 더욱 나빠질 수입니다.”고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틱장애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 틱장애, 이렇게 도와주세요!>
1. 무의식중의 행동이니 틱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2. 아이가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3. 충분한 놀이시간과 휴식시간을 갖도록 해주세요.
4. 지나친 꾸중은 피해주세요.
5.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증진시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