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최동주 교수】
심장이 규칙적으로 고르게 박동하지 않는 부정맥. 심장이 규칙적으로 뛸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부정맥이면 심장박동이 ‘덜커덩’ 하듯 불규칙한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오래 방치할 경우 피가 응고돼 뇌졸중까지 유발할 수 있는 부정맥에 대해 꼼꼼히 살펴본다.
심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 몸의 혈액을 온몸으로 흐르게 하는 펌프 작용이다. 우리는 심장이 혈액을 뿜어내는 박동을 맥박으로 느낄 수가 있는데 정상인의 경우, 맥박수는 안정시 60∼100회 안팎이다. 운동을 하게 되면 최고 180여 회까지도 증가되어 우리 몸의 생리적인 변화에 적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이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이 바로 부정맥이다.
심장박동 이상 느끼면 부정맥 의심!
심장이 수축하기 위해서는 전기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정상 심장은 어른 주먹 정도의 크기로 두개의 심방과 심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사이를 이어주는 전기적 신호전달 경로인 동방결절에서는 자동적으로 전기적 신호가 형성되어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방실결절이라는 부위를 통해 심실이 수축하게 된다.
안정된 상태에서는 동방결절에 전기적 자극이 분당 60∼100회 정도 발생하여 심실로 전도되나, 운동이나 스트레스시에는 심박동수가 빨라지고 수면이나 안정시에는 심박동수가 느려질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최동주 교수는 “이와 같은 정상 생리 반응과는 다르게 심장의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을 부정맥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한다.
부정맥은 정상적인 전기전달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심근경색 등 심장의 변화나 고도의 스트레스, 카페인, 술, 흡연 등 환경의 변화로 유발될 수 있다.
심장의 동방결절의 이상으로 전기적 신호 발생이 느려지거나, 전달 경로가 차단되면 심박동수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서맥이 나타난다.
반대로 정상 전달 경로 이외의 부위에서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면 심장이 예정보다 한 박자 빨리 뛰는 조기박동, 또는 심박동수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는 빈맥이나 맥박이 불규칙하고 가슴이 뛰는 심박세동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이 심박세동인데 이는 전체적인 순환장애에 영향을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
부정맥의 치료는 부정맥의 종류와 경중에 따라 다양하다. 많은 수를 차지하는 비지속적인 부정맥의 경우는 다른 치료요법보다 우선 생활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비지속적인 부정맥은 기름진 음식 제한, 금연, 스트레스 해소 등 생활방식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큰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최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지속적이거나 심장내의 전기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는 부정맥은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부정맥은 심장 질환 중 유일하게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므로 전조증상이 있을 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부정맥 중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은 동방결절에서 전기 자극을 잘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다. 심장이 느리게 뛰면 그만큼 피를 짜 내보내는 횟수가 줄어 어지럽고 숨이 차며 심하면 정신을 잃고 기절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심장의 고유한 박동기 역할을 대신하거나 보조할 인공심장 박동기를 삽입해 정상적으로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다.
또한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환자들은 부정맥 발생부위에 전기적인 열을 가해 부정맥 발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전극도자 절제술을 이용한다.
채소위주의 식생활 습관 중요
부정맥은 평소에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나 예기치 않게 간헐적으로 나타나 심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심장질환이 없고 맥을 짚어 한 박자 건너뛰는 정도이면 대개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으므로 평소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우선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 잡곡류를 많이 먹는다. 또한 짜고 기름진 음식 대신 콩과 생선을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야 한다.
최 교수는 “특히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EPA 성분은 악성 부정맥을 막아 돌연사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라고 조언한다.
물론 흡연과 음주도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과도한 음주 역시 부정맥과 심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 또한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흡연이나 음주를 유발하기 쉬우므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해야 한다.
평소 심장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주 5회, 30분 이상씩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등을 꾸준히 하면 비만을 예방하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자 45세, 여자 55세 이후가 되면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이 급격히 늘어난다. 그러므로 평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최 교수는 “부정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오래 방치하면 심장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고 돌연사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피로할 때 두통, 현기증, 불안감, 무력감이 나타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부정맥 예방하는 7가지 생활수칙>
▶채소와 과일, 잡곡류를 많이 먹는다.
▶짜고 기름진 음식을 삼간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2, 3잔 이내로 마신다.
▶스트레스를 줄인다.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한다.
▶평소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한다.
▶전조증상이 의심되면 재빨리 병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