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가정의학과 조희경 전문의】
유난히 저장, 발효식품이 발달한 대한민국. 웬만한 외국인은 입에도 못 댄다는 젓갈부터 김치류까지, 염분 함유량이 가장 많은 음식으로 꼽힌다. 먹자니 건강이 걱정이고 안 먹자니 입맛이 걱정인 소금. 과연 어떻게 섭취해야 좋을지 올바른 소금건강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대한민국 소금 섭취율 1위
사람마다 짠맛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간 ‘짭조름한 맛’을 즐기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전통음식 중에는 염장음식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새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에 명란젓 푹 떠서 한 입 쏘옥 먹는 맛이란, 이게 또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대한민국 대표 맛이 아니던가! 그러니 젓갈류가 염분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1일 소금섭취 권고량’은 5g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금 섭취량은 약 12.5g인 걸 감안하면 자그마치 2배 이상이나 많은 셈이다.
가정의학과 조희경 전문의는 “우리나라의 음식문화 특성상 소금 섭취율을 대폭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보건당국에서는 10g정도를 1일 권고량으로 삼고, 차츰 줄여나가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소금 섭취량에 민감한 것일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짜게 먹는 식습관이 고혈압, 신경병, 중풍, 신장질환, 위염을 유발하고 노인들은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소금섭취를 자제하라는 것이다.
고혈압은 소금 속의 나트륨이 몸 안으로 들어가서 수분을 혈관 안쪽으로 계속 끌어당겨 혈액내 혈류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심장이 부담을 갖게 되어 혈압이 올라간다는 것.
또 소금이 위 속으로 들어가면 위점막이 약해져서 장기간 계속될 경우 위축성 위염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짜게 먹는다고 다 혈압이 높진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짜게 먹어도 혈압은 정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혈압이 정상이라도 중풍이나 동맥경의 위험성은 올라가게 마련! 그래서 최근 나트륨 함량이 낮은 저염 소금이 주목받고 있다.
WHO의 1일 소금 섭취 권고량(5g 기준)
☞ 한국(12.5g) > 일본 10g > 그리스 9.7g > 미국 8.6g
일반소금과 저염소금의 나트륨 함량
☞?나트륨 : 일반소금(98%) > 저염소금(57%)
☞ 칼륨 : 일반소금(미량) > 저염소금(28mg)
☞ 마그네슘 : 일반소금(미량) > 저염소금(12%)
WHO 나트륨 1일 권장량(2,000mg 기준)
☞ 한국 1일 섭취량 약 3,200mg(김치 1,000mg/두부조림 900mg/젓갈 300mg 등)
소금도 조절해서 먹어라!
소금의 종류도 갖가지다. 그 옛날 오줌싸개에게 주던 굵은 소금만 상상한다면 요즘의 건강소금 앞에서 입이 떡 벌어질 터. 일단 그 종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건강소금의 대표는 뭐니뭐니 해도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저염 소금을 꼽을 수 있다. 저염 소금이란 일단 말 그대로 염분이 낮은 소금을 말하는 데, 짠맛의 강도도 일반소금에 비해 다소 약해서 고혈압 환자나 염분을 조절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
하지만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나는 것처럼, 제 아무리 저염 소금이라 해도 소금은 소금이다. 간혹 짠맛이 덜하다는 이유를 들어 저염 소금을 많이 넣는 경우가 있다. 만일 일반소금 1스푼 대신 저염 소금 2스푼을 넣는다면 바윗돌이나 모래알이나 가라앉기는 매한가지라는 말씀!
이 외에도 알칼리성을 보강한 알칼리 소금과 칼슘 함유량을 30% 올린 칼슘소금 등이 있고, 꼭 건강소금이 아니더라도 조리방법에 따라 소금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염분 낮추는 자반고등어 조리법
【재료】
자반고등어, 쌀뜨물, 홍고추, 대파, 마늘, 레몬
【조리방법】
고등어 속을 깨끗하게 손질한 뒤 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쌀뜨물에 30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꺼내서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마늘, 대파, 레몬 등을 넣고 20분 정도 찐다.
【포인트】
찜 요리를 하면 구이나 조림과는 달리 남아있는 염분을 한 번 더 빼줄 수 있다.
시원하고 삼삼한 조개 맑은국
【재료】
모시조개, 두부, 콩나물, 홍고추, 실파, 대파, 마늘
【조리방법】
모시조개를 해감하고 냄비에 조개와 물을 넣어 끓인다. 조개국물이 뽀얗게 우러나올 때까지 끓인 갖가지 양념과 콩나물을 넣고, 마지막에 잘 씻은 두부를 넣는다.
【포인트】
두부는 간수로 만들기 때문에 소금 간이 필요 없다. 조금 싱거우면 국 간장으로 대체.
소금을 넣지 않은 나물생채
【재료】
청경채(혹은 시금치), 치커리, 다시마 우린 물, 식초, 간장, 설탕, 고춧가루, 홍고추, 풋고추, 파, 마늘, 파 다진 것,
【조리방법】
깨끗하게 씻은 재료를 먹기 좋게 썰고 양념간장을 만든다.
양념간장은 다시마 우린 물에 간장을 조금 넣고, 식초,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 등 양념을 넣은 다음 채소와 함께 무치면 된다.
【포인트】
식초를 넣으면 신맛 때문에 약간 싱겁더라도 싱거운 맛은 느끼지 못한다.
저 염분 생활식습관
소금은 지나치면 해롭지만 어느 정도 적당히 섭취해 주어야 몸에 이롭다. 특히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소금 속 나트륨은 혈압을 조절해주고, 혈액량은 물론 세포를 조절해주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또 나트륨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주어야 한다.
김이나 파래 등 해조류는 칼슘, 철분, 요오드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염분이 많아, 소금 대신 짠맛을 낼 수 있으며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다. 우리가 먹는 샐러리, 당근, 파슬리, 시금치 등의 채소에도 조금씩 염분(자연적인 짠 맛)이 들어있기 때문에가능한 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도 조리 노하우.
소금 섭취 노하우 6가지
▶소금 대신 대체염분을 섭취하라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 토마토케첩 등에도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어 소금 대신 대체염분으로 사용하면 1일 섭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국이나 탕은 가급적 건더기 위주로 먹어라
국이나 탕은 소금 덩어리를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칼국수나 설렁탕은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중 하나이다. 물과 희석되어 짠맛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지만 국과 탕은 가급적 건더기 위주로 먹어야 소금섭취를 줄일 수 있다.
▶생선은 소금에 절이지 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자반고등어. 물론 이 외에도 구이용 생선에는 항상 소금을 뿌려 간이 배게 한다. 하지만 생선 그대로를 조리하고, 먹을 때 간장 등에 찍어 먹는 것이 담백한 맛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는 길이라고.
▶천연조미료를 적극 활용하라
신맛이나 매콤한 맛을 위주로 내거나 후추, 허브 등과 같이 향이 강한 천연향신료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양파나 파, 마늘 등을 많이 넣어 짜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울 수 잇는 천연양념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저염 소금을 활용하라
저염소금은 상대적으로 염분을 낮춘 소금이기 때문에 소금 섭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단, 짠맛이 덜하기 때문에 오히려 저염 소금을 많이 넣어 먹는 경우가 있는데 다소 싱겁더라도 적정량을 섭취하도록.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식품을 섭취하라
감자, 오이, 사과, 대추, 버섯, 고구마 등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감자 100g당 약 200mg 칼륨이 함유되어 있어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