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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건강] 우리 아이 성교육 어떻게 할까?

2008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잎새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한국성교육센터·한국에이즈퇴치연맹 이병열 교육부장】

“엄마, 나는 앉아서 오줌을 누는데, 오빠는 왜 오줌을 서서 눠?” 7살 된 딸아이의 질문에 순간 당황한 주부 A씨는 우물쭈물 “오빠는 남자라서 그래”라며 얼른 대화의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어리게만 생각했던 딸아이의 질문에 깜짝 놀란 A씨. 앞으로 딸아이가 어떤 질문을 할지, 또 답변은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부모세대와 달리 성장속도가 빠른 요즘 아이들, 성장속도가 빠른 만큼 성에 대한 눈도 일찍 뜨이기 마련이다. 지금 주부 A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주목해 보자. 우리아이 성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性 ‘쉬쉬 하지 마세요’?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아이의 성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성교육을 하기 좋은 적절한 시기가 궁금하다. 과연 아이에게 성교육을 하기 적당한 시기가 있을까?

많은 부모들이 적당한 때를 찾아 고민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이의 성교육을 하기 안성맞춤인 시기가 따로 있지는 않다.

‘아이가 몇 살쯤 되었으니 슬슬 성교육을 시작해야겠지?’가 아니라 성교육은 생활 속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성교육센터 이병열 교육부장은 “아이 성교육의 핵심은 건전한 부부생활에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성의식이 건강하게 확립돼 있어야 한다. 아이 앞이라고 창피하기 때문에, 혹은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봐 부부간의 애정표현을 꺼리는 부부들도 많은데 이는 부부 스스로도 성에 대해 부정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졌거나 또는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을 경우 애정표현은 껄끄러운 일이 되기 십상이다.

부모의 성생활이 건전하고 서로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아이 앞에서 부부간의 애정표현이 가능할 터. 아이들 앞에서 부부간의 애정표현을 하면서 혹은 아이와 목욕을 하면서 또는 TV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로 아이의 성교육이 가능하다.

가령 부부가 뽀뽀를 하고 있을 때 아이가 “지금 엄마랑 아빠랑 뭐하는 거야?”라고 묻는다면 “아무것도 아니야, 넌 몰라도 돼.”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응, 엄마랑 아빠는 뽀뽀하고 있어.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뽀뽀를 할 수 있어. 우리 수미도 조금 더 커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렇게 엄마랑 아빠처럼 뽀뽀할 수 있단다. 그런데 뽀뽀는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답변하도록 한다. 또 성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간과해서 안 될 부분이 있는데 이는 아동 성폭력에 대한 예방법이다. 아이 성폭력의 가해자는 대부분 아이와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이뿐 아니라 부모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아이에게 자신의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목욕을 하면서, 혹은 책을 보면서 아이의 신체 중 일부분을 보거나 가리키면서 “수미야, 너 몸은 아무한테나 보여주는 게 아니야. 너는 하기 싫은데 누가 억지로 뽀뽀하자고 하거나 너 몸을 만지려고 하면 그럴 때는 큰소리로 ‘싫어요. 우리 엄마, 아빠한테 이를 거예요.’라고 말해야 돼.”라는 식으로 일러둔다.

이렇듯 생활 속에서 아이와 놀거나 목욕을 하면서 부부의 행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질문에 답변하거나 부모가 아이에게 성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아이의 연령대별로 부모의 답변 내용은 조금 더 구체적이거나 간단해질 수 있다.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아이에게 부모가 애정표현이나 성적인 언급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회피하는 인상을 심어줄 경우, 아이는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숨기면 숨길수록 아이들은 어둠의 세계에서 자기 멋대로 성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성은 부정적이고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연스럽고 건전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부모 역시 성이란 것이 자연스럽고 건전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부모가 성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솔직하지 못할 경우 부모부터 자신의 성에 대한 개념을 전면 개보수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이 성교육을 하자고 소극적이었던 부부의 애정표현이나 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아이와 함께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성교육도서를 읽는 일부터 시작하자.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궁금해 하는 부분을 엄마나 아빠가 보충 설명을 해주며 아이와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 보라. 설령, 부모는 화끈거림에 얼굴이 달아오를지라도 당신의 자녀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이것, 저것 궁금한 점을 질문할 것이다. 성은 쑥스럽고 창피한 것이 아니다.

이병열 교육부장은 “아이의 성교육은 부부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을 개방하되 아이가 성에 대해 궁금해 하면 부모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아이의 질문이나 행동에 적절한 답변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라고 조언한다. 단, 이때 엄마, 아빠의 역할은 동등해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성은 엄마 혼자, 또 아빠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TIP. 아이 성교육이 어렵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시중에 연령별로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성교육 책이 많다. 아이가 흥미를 가질 만한 성교육 책을 사서 같이 읽어보고 느낀 점을 대화하도록 한다. 아이에게 설명을 할 때는 성기, 정자, 난자 등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부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부부는 아이를 통해 성교육을 받기도 하고 하기도 한다. 아이와 부모간의 피드백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

♠아이에게 솔직한 부모가 되자. 부부가 함께 성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좋지만 이혼 등으로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아이가 부모의 처지를 이해할 나이라면 아이에게 어떠한 이유로 부부가 현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되 상대 배우자를 험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아이가 교훈을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음란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아이가 음란물에 접했거나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왜 이런 것을 보느냐?”며 무조건 아이를 나무랄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가볍게 아이에게 들려주며 무엇을 느꼈는지, 기분이 어떠했는지 등을 묻고 그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것들의 폐해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도록 한다.

♠또래보다 이차성징을 빨리 겪은 아이들 중에는 주변의 아이들과 자신이 다르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거나 자신의 성장을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럴 때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이와 같이 이차성징을 통해 어른이 되고, 또 사랑을 하며 “너처럼 소중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거란다.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이야기를 해주되, 아이의 성장속도에 맞게 아이가 주의할 점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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