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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희망가] 허리디스크 후유증 이겨낸 정금란 씨

2008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잎새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내 몸에 좋은 것은 몸이 먼저 알아요”

스산한 바람을 헤집고 희망가의 주인공 정금란 씨를 만나러 그녀가 운영하는 가정식 백반집 앞에 이르자 그녀의 따뜻한 미소에 차가운 바람도 훈풍으로 바뀌는 듯했다. 2년 전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거동조차 하기 힘겨웠던 그녀가 그 힘들다는 식당일을 가뿐히 해내고 있는 비결을 들어보자.

15년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한 자리에서 한결같이 15년 간 식당을 운영하며 금지옥엽 키운 딸과 함께 두 식구가 단란하게 생활하고 있는 정금란 씨. 19년 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집에서 살림만 하던 그녀. 더 이상 곱게 집에서 살림만 하기 어려웠다.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식당, 이제는 그녀와 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고. 하지만 15년이라는 세월, 식당일이란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제법 식당도, 생활도 안정적으로 접어들 무렵, 생각지도 못한 불행이 모녀를 찾아왔다. 3년 전부터 디스크로 허리가 아파 물리치료와 민간요법 등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를 바랐던 그녀의 바람은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수술 같은 것, 안 할 줄 알았어요”

식당일로 다져진 체력 때문에 누구보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정금란 씨였다. 워낙 건강 체질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던 그녀였지만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이길 자 없다고 했던가. 고된 일 덕분이었을까? 허리디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수술까지 하게 되고 또 삶이 바뀔 줄은 몰랐다. 2006년 어느 날 아침이었다.

“아침 장사를 해야 하는데 방바닥에서 거동조차 할 수 없었어요. 아이구야!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그보다는 내가 아프면 우리 딸, 누가 거두나 하는 마음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애간장만 탑디다.”

결국 척추가 내려앉아 하반신 마비가 왔다. 수술만은 피하고 싶었지만 수술이 불가피했다. 또 수술을 해도 휠체어에 의지한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료진의 말을 뒤로 한 채, 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수술을 감행했다.

허리에 핀을 두 개 박는 수술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온몸은 퉁퉁 부어올랐고 천근만근 무거운 몸에 계속 저려오는 다리 때문에 움직이는 일이 수월하지 않았다. 더디게 호전되는 몸 상태 때문에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도 서서히 조급해졌다. “내가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데,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하는데…”

좋은 것은 몸이 먼저 알더라고요!

그런 정 씨의 속내를 아는 지인이 1년 전 한 단식원을 소개했고, 반신반의하며 입소했던 그곳에서 그녀는 새 사람으로 거듭났다.

“처음 3일은 어찌나 힘든지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정말 힘겹게 3일을 넘기자 이상하게 그 후부터 몸이 가벼워지면서 훨씬 생활하기가 편해졌어요.”

10일 동안 단식원에서 단식, 명상, 풍욕, 냉·온욕, 된장·치자 등 각종 찜질 등 단식원의 여러 체험을 했다. 그런데 곧 그녀의 몸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세상에 몸만 가벼워진 게 아니라 정신까지 상쾌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신기했지요. 또 덤으로 7kg이나 체중 감량의 효과도 봤고요.”

좋은 것은 몸이 먼저 알았다. 집에 와서 단식원 생활을 완벽하게 재연할 수 없었지만 지킬 수 있는 것은 지키도록 애를 썼다.

우선 밥상부터 바꿨다. 흰쌀밥 대신 철저하게 오곡밥과 각종 채소 위주로, 또 육류보다는 생선으로, 식사량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였다. 밥 한 공기를 하루에 세 번 나누어 먹을 정도로 소식했다. 배가 고플 때면 밥 대신 야채로 포만감을 주었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죽염 1/2ts을 먹고 20분 뒤에 물을 마시다 보니 자연히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도 늘었다.

두 식구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자장면이나 치킨 등을 시켜 먹는 저녁 군것질도 일절 끊고, 입이 심심할 때면 각종 야채와 과일로 대신했다. 식당을 하는 덕에 제철 나물과 야채는 언제든 손쉽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몸이 가벼워지니 다리 저린 증세가 많이 호전되더라고요. 그러니 아침에 운동할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동안 제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지요. 예전엔 아침에 일어나기가 곤욕스럽더니 요즘에는 그렇게 가뿐할 수가 없어요.”라며 40분에서 1시간 정도 하는 아침운동을 하루도 휴업한 적이 없다는 정금란 씨. 물론 운동 후 하는 냉·온욕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다리와 허리에 힘이 많이 생겨 거동이 눈에 띄게 좋아진 그녀를 본 주변의 반응은 놀라움이다. 하지만 그녀와 딸이 놀라는 일이 따로 있다고.

10여 년 전부터 아무런 이유 없이 찾아온, 별별 검사를 다해도 원인모를 어지럼증 때문에 만날 하루에 두 번 먹어야 했던 약을 끊게 된 것이다.

“하루 두 번 꼭꼭 10년 동안 약을 먹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 끔찍했었는데 지금은 그 약을 먹지 않고도 제가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온전히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뻐요.”라고 말하는 그녀. 그뿐만 아니다. 엄마의 건강 실천법에 자극을 받은 딸 유선 씨도 정 씨와 비슷한 식단과 조금 더 강도 높은 운동으로 80kg에 육박했던 몸무게를 22kg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제발, 건강할 때 건강 지키세요!

“얼마 전 한의원에 가서 맥을 짚었는데 거기서 제 몸 나이가 40대라고 하대요. 몸에 좋은 것 먹고, 꾸준히 운동 하니까 몸도 젊어지나 봐요.”라며 머쓱하게 웃는 정금란 씨. 하지만 건강했을 때 왜 본인의 몸에 조금 더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한사코 독특할 것 없는 건강 실천법인데 기사가 되겠느냐며 걱정을 해주던 정금란 씨.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예요. 제발, 건강할 때 건강 지키세요. 몸은 말을 못하잖아요. 그러니 건강할 때 자신이 돌봐야 해요.”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특별한 건강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잘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데 그 비결이 있는 것일 뿐. 그래서 정금란 씨 모녀의 얼굴은 오늘도 맑음이다. 독특할 것 없어도 건강해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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