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대구한의대학교 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김미림 교수】
활기가 넘칠 것만 같은 봄날, 피부는 건조하고,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 때문에 목은 칼칼~ 가래까지 가시지 않는다. 게다가 온 몸은 나른하기만 하니… “아~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얄궂은 봄날을 맞이하게 될 줄이야.”라며 상심한 그대여, 시들시들해진 그대의 원기를 충전시킬 수 있는 약이 되는 요리를 소개한다.
약선 요리로 건강 쑥쑥~
약선藥膳이란 말 그대로 약으로 먹는 음식을 일컫는다. 대구한의대학교 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김미림 교수는 “약선은 한의학이론에 근거를 두고 사람의 체질, 계절적·지역적 특성에 따라, 또 질병 발병 시 질병의 원인 및 질병의 발전 정도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지는 한방식사법을 위한 음식이지만 식재의 성질과 맛, 음양오행 등의 이론이 적용돼 먹기에 불편하거나 거북함이 없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또 김 교수에 따르면 더덕과 도라지는 생채, 구이, 장아찌, 정과, 무침, 전, 튀김뿐 아니라 약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그 효능이 다양하다고 한다. 올 봄, 우리에게 친근한 만큼 활용도 높고 인삼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효능을 가진 더덕과 도라지를 이용해 원기 ‘쑥쑥’ 끌어올리는 약선 요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산삼의 아우 더덕
더덕에는 칼슘이 비교적 많고 사포닌 및 스테톨 성분 등이 포함돼 있어 약리효과가 있다. 특히 뿌리에 사포닌과 잎에 플라보노이드가 있어 핏속의 콜레스테롤과 지질의 함량을 낮추며 혈관확장 및 혈압강화 효과도 있다.
더덕은 예로부터 한방에서 음기를 보충하고 폐를 윤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만큼 마른기침이나 각혈 또는 목소리가 쉬고 가래가 말라 끈적거리며 잘 나오지 않을 때 사용해 온 것. 또한 열병 후 기음이 상해 있을 때나 기관지염, 천식, 갈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항암효과와 변비 예방 및 치료에 효능이 있는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약용을 겸한 건강식품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귀띔이다.
오래된 감기에는~ 더덕밥
은은하게 번지는 약재 향이 코끝을 휘감고 입안에 화~ 하고 퍼지는 맛이 인상적인 더덕밥은 감기가 오래돼 마른기침이나 가래가 잘 나오지 않으면서 목이 건조하고 갈증이 나는 증상에 좋으며 만성위축성위염에도 효과가 있다.
또 복부에 약한 통증이 있고 배가 고픈 것 같으면서도 음식은 먹기 싫은 증상에 효과가 있으며 주로 몸이 마르고 피부가 건조한 사람에게 제격이다.
【재료】
불린 쌀 4컵, 더덕 3뿌리, 황기 20g, 맥문동 10개, 백편두 20개, 옥죽 20g, 대추 8개, 은행 20개.
【만드는 법】
① 쌀은 깨끗이 씻어 불려 놓는다.
② 더덕은 껍질을 벗겨 사각으로 잘게 자른다.
③ 대추와 맥문동은 물에 불려 씨를 제거한다.
④ 황기와 옥죽은 물을 붓고 한 시간 정도 끓여서 약물을 만든다.
⑤ 솥에 쌀과 다른 재료를 넣고 약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해설】
성질이 차고 맛이 단 더덕과 맥문동은 폐와 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중심으로 하여 은행과 옥죽은 더덕과 맥문동의 효력을 보조해 주고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황기는 폐와 비장의 기운을 만들어 준다. 백편두는 비위를 편안하게 하면서 습을 제거하고 대추는 여러 가지 약성을 조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도라지
도라지는 당질과 섬유소가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여 우수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뿌리에 사포닌 성분도 지니고 있어 약용 가치도 높아 예로부터 길경(桔梗)이라 하여 거담, 진해, 배농, 기침의 치료제로 이용해 왔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더덕과 함께 항암 효과가 높고 식이섬유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예로부터 폐의 기능을 돕고 고름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기침과 가래가 많으면서 폐의 기운이 잘 통하지 않아 나타나는 기침이나 가슴 답답함, 숨이 가쁜 증상, 편도선염 등에 응용했다. 더불어 입이나 혀에 생긴 염증, 결막염을 완화하고 혈관 확장작용 및 혈압강하 작용을 한다.
하지만 기운이 위로 올라와 구토증상이 있거나 어지럼증,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환자는 위 점막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먹으면 좋지 않다.
기침, 가래엔~ 도라지차
도라지차는 가래를 없애고 열을 내리는 작용으로 폐의 기능을 돕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어 감기에 걸린 후 오래도록 기침이 멈추지 않고 목이 건조하며 호흡기가 편하지 않거나 심하면 각혈을 하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재료】
도라지 30g, 수세미 10g, 배 1개, 행인 8g, 빙당 적당량.
【만드는 법】
① 배는 껍질을 벗겨 사각으로 썰어 준비한다.
② 행인은 껍질을 벗겨 준비한다.
③ 말린 도라지와 수세미, 배 껍질을 물에 넣고 먼저 끓인다.
④ ③을 체에 걸러 건더기는 버린다.
⑤ ④에 행인, 배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여 그릇에 담는다.
【해설】
도라지와 배, 행인, 수세미, 빙당 등 이 다섯 가지 재료가 합하여 폐를 이롭게 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가래를 없애는 효능을 더욱 강화시킨다. 따라서 몸이 허약하면서 마른기침을 오래 하는 사람이나 호흡기 계통이 불편한 사람에게 좋은 약선 음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