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이재목 결혼컨설턴트(결혼정보회사 듀오 이벤트팀 팀장&작가)】
프러포즈! 결혼을 앞둔 남자에게는 고민거리지만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는 듣기만 해도 설레는 네 글자다. 언제부턴가 프러포즈가 결혼 과정의 통과의례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문희준의 럭셔리 요트 프러포즈, 가수 비가 배우 김태희에게 부르는 프러포즈송이 화제가 되어 결혼을 앞둔 남자의 조바심에 기름을 부었다. 아직 프러포즈를 못 해 프러포즈의 ‘프’자만 들어도 깜짝 놀란다면 다음을 주목하자.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남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 않아도 배우자의 가슴에 영원히 간직될 프러포즈의 기술을 소개한다.
CASE 1. 프러포즈의 좋은 예, 몰카 프러포즈!
결혼을 앞둔 A 씨는 예비신부 B 씨와 A 씨의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마침 라디오에서는 DJ가 이승기의 ‘결혼해줄래’라는 노래를 소개하고 틀어주었다. 별생각 없이 노래를 듣던 B 씨는 노래가 끝난 후 이어진 라디오 DJ의 멘트를 듣고 눈물을 흘린다. 왜?
방금 들은 노래는 이승기가 아닌 A 씨가 부른 노래이며, 듣고 있는 라디오도 진짜 라디오 프로그램이 아닌 A 씨가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꾸며서 녹음한 CD였기 때문이었다. 그들만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한 시간 동안 그들이 처음 만난 날부터 그날까지 함께한 모든 순간을 말하고 노래하고 축하해주었다.
CASE 2. 센스만점 프러포즈!
결혼을 앞둔 C 씨와 D 씨는 거의 동거 중이었다. 양가 상견례까지 마치고 결혼식 날이 다 됐을 무렵 어느 날 아침, D 씨는 화장대에서 뜻밖의 프러포즈를 받는다. 먼저 출근한 C 씨가 화장대에 ‘Marry me’라고 쓰여 있는 향수를 두고 갔던 것이다.
사실 D 씨는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빠른 동거를 해서 내심 불안했고 프러포즈도 안 하는 C 씨에게 서운했다. 그러던 중 향수를 좋아하는 D 씨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시크하면서도 센스있는 향수 프러포즈를 받은 것이다. D 씨의 입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프러포즈, 꼭 해야 할까?
결혼을 앞둔 남자는 고민하고 여자는 기대한다. 해야 하는 사람은 부담 백배고 받아야 하는 사람도 기대에 못 미치면 속상하기 그지없다. 이런 프러포즈인데 꼭 해야 하고, 꼭 받아야 할까? 결혼을 앞둔 남자와 여자의 프러포즈를 보는 속마음은 어떨까?
이재목 결혼컨설턴트는 “대부분 남자에게 프러포즈란 ‘비공식 협의 절차’”라고 설명한다. 결혼하려면 결혼식 날짜, 예식장, 신혼여행 등 예비 배우자와 함께할 ‘공식적인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프러포즈는 조율 없이 비공식적으로 온전히 혼자 준비해야 할 몫이다. 결혼 허락을 받은 상태이므로 ‘굳이 프러포즈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후폭풍이 두려워서 준비하는 마음이 크다.
여자는 다르다. 결혼 준비는 여자가 주도하는 일이 흔하다. 정보를 모으고 발품을 팔고 준비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런 와중에 프러포즈란 결혼 준비에서 유일하게 남자의 자율적인 의지와 의식에서 나오는 행동 및 퍼포먼스다. 어떤 태도와 노력으로 얼마나 나와 결혼하고 싶은지 보여주는 이벤트다. 이재목 결혼컨설턴트는 “여자에게 프러포즈란 남자의 아이디어, 정성, 노력을 보고 배우자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라고 설명한다.
프러포즈도 결혼식처럼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 살 사람이 원하고 기다리고 있다면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쿨하게 건너뛰었다가는 프러포즈도 안 했다는 잔소리와 원망을 평생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프러포즈,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 폭풍감동을 주고 받는 프러포즈 실전 기술을 소개한다.
1 취향을 저격하라!
연애는 상대방을 잘 알아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센스 없는 남자로 찍히는 일이고, 물도 안 마시고 영화에 집중하는 남자에게 내미는 팝콘과 오징어는 이별 선물이다.
프러포즈도 마찬가지다. 이재목 결혼컨설턴트는 “상대를 향한 오랜 관찰과 집중이 바탕이 된 프러포즈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인 프러포즈”라고 말한다.
프러포즈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다면 먼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보자. 유난히 감동했던 배려, 좋아했던 식당의 분위기, 아끼는 물건, 부러워했던 상황 등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여기에 여자친구의 성향을 고려하면 더욱 완벽하다.
2 프러포즈에도 황금시간대가 있다!
신혼집 구하기, 결혼식장 선택, 하객초청 같은 결혼 준비과정은 두 사람의 첫 공동 프로젝트이며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에 가깝다. 어떤 부분에서는 타협과 조율이 없고 업무만큼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다. 결혼 준비는 둘만의 시간이 아닌 주변인을 배려하고 고려해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결혼준비에 지쳐갈 때쯤 둘만의 프러포즈로 몸과 마음을 풀어보자. 남이 아닌 둘만 생각하는 즐겁고 편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타이밍을 잘 맞추면 소박한 프러포즈도 멋진 추억이 될 수 있다. 이때 가장 위험한 독이 지나친 부담과 지나친 기대심이다.
‘기필코 여자친구의 눈에서 감동의 눈물이 뚝뚝 떨어져야 한다!’ ‘SNS에 올리면 모두가 부러워할 프러포즈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과 기대는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을 망칠 수 있다.
3 둘이 같이하자!
남자만 프러포즈하라는 법은 없다.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가 더 감동을 주는 법이다. 뜻밖의 프러포즈를 받은 남자는 무척 고맙고 감동적일 것이다. 이재목 컨설턴트는 “결혼은 원톱이 아닌 투톱이며,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 협업”이라고 말한다. 프러포즈를 협업으로 바꿔보는 것도 좋다. 남자가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구애하는 몰래카메라가 아닌 사랑하는 그 사람과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재목 결혼컨설턴트는 “커플 역사박물관, 서로에게 주는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추천한다.”고 말한다.
프러포즈를 받았다면 답프러포즈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답프러포즈를 준비하다 보면 남자친구가 프러포즈할 때 얼마나 고민했고 마음을 졸였는지 느껴져서 더 애틋한 커플이 될 것이다.
안 하니만 못한 프러포즈의 대표적인 예들을 모아봤다. 이런 프러포즈는 꼭 피하자.
1. 숙제처럼 하지 말자!
지나치게 성의 없게 혹은 간소화해 숙제하듯 프러포즈를 하는 것은 상대에게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고 불안을 키울 수 있다. 돈을 얼마나 들이고, 얼마나 화려하게 준비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①이 결혼이 간절하고 ②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③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 고맙고 ④프러포즈를 깊게 고민했고 ⑤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면 그 프러포즈는 분명 성공한다.
2. 남에게 프러포즈를 시키지 말자!
내 프러포즈는 내가 하자. 눈에 띄게 치장한 이벤트 업체 사람이 떼로 몰려와 춤추고 노래하는 프러포즈는 감동보다는 민망함과 당황감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의 프러포즈는 두 사람의 순간이다. 최소한 곰탈이라도 본인이 쓰자.
3. 부담스럽지 않은 장소를 고르자!
명동 한복판에서 “선영아 사랑해!” 하며 무릎을 꿇고 장미꽃을 건네는 장면은 생각보다 로맨틱하지 않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프러포즈를 불특정 다수와 함께한다는 것도 부담이고 타인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로 여길 수도 있다. 많은 이의 눈길이 익숙하지 않아서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수 있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 적당한 상황과 장소에서 프러포즈를 하자.
이재목 결혼컨설턴트는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 매칭 전문 파티 플래너로 일하며 수많은 미혼남녀를 품절시켰다. TV, 기업, 대학 등에서 연애와 결혼을 주제로 특강을 하는 스타 연애 멘토이며 코미디TV 공채 개그맨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타고 개그맨으로 활동한 특별한 이력이 있다. 저서로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만 잤다>, <연애종결서>, <연애야 말해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