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도움말 |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항상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30대 직장인 김교진 씨. 여느 날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회사로 출근한 그는 동료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귀를 쫑긋 세웠다. 동료들은 연예인들이 맞고 효과를 봤다고 해서 유명해진 비타민 주사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이돌 가수들이 비타민 주사를 맞으면서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는 말에 마음은 이미 병원으로 달려가고 있는 김교진 씨. 김 씨의 회사 동료의 말대로 과연 비타민 주사는 지긋지긋한 피로를 날려줄 구세주일까?
아이유도 맞는다는 비타민 주사 뭐길래?
간단히 말하면 비타민주사는 링거 수액에 비타민을 넣은 것이다. 주로 포도당, 전해질 등이 들어 있는 링거 수액에 비타민 B, C 등을 섞는다. 비타민은 대부분 체내 합성이 안 되기 때문에 음식이나 비타민제제로 먹는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이 매우 부족하거나 병 치료·회복 등에 필요하면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하며, “만성피로, 심한 감기, 간 기능 이상, 탈모, 만성 피부염 등에는 주치의와 상의를 한 후 빠른 회복을 위해 각자의 질병에 필요한 비타민 주사를 맞을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예를 들면 만성피로나 과로에는 비타민 B 복합체+아릴주사를, 간 기능 이상에는 비타민 B 복합체+간 해독주사(밀크시슬)+간 추출물+태반주사를 맞을 수 있다. 심한 감기에 걸렸을 때는 비타민 B 복합체+비타민 C+아릴주사를 맞으면 도움이 된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운동이나 일을 한 후 피로가 심할 때 비타민 B를 넣은 비타민 주사를 맞으면 몸이 반짝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때의 피로는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피로 말고 몸을 많이 썼을 때 생기는 피로를 말한다. 몸을 많이 움직이면 비타민 소모가 많아지므로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특정 질병 때문에 생긴 피로라면 비타민 주사만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지용성 비타민 주사는 신중해야
영양제에서 나아가 정맥 주사로까지 영역을 넓힌 비타민. 에너지를 만드는 데 보조 효소로 쓰이는 비타민은 다른 비타민 성분을 대체할 수 없다.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이 만성적으로 부족하면 면역력 저하 때문에 생기는 질환 및 피부질환, 만성피로, 시력저하, 암, 탈모, 신경통, 빈혈, 건망증 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비타민이지만 주사로 맞아도 괜찮을까?
보통 수용성 비타민 주사는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만성질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주사에 쓰이는 생리식염수에는 염분이 들어 있으므로 고혈압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심장이나 신장이 안 좋은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원장원 교수는 “수용성 비타민 주사는 큰 부작용은 없지만 신장 결석, 요로 결석이 있다면 고용량 비타민 C 주사는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결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풍이 있을 때도 고용량 비타민 C 주사는 자제해야 한다.
또 비타민 주사를 맞은 후에는 충분히 잠을 자고, 스트레스를 피하고, 휴식, 금주, 금연을 해야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승남 원장은 “지용성 비타민 주사는 몸에 축적될 수 있고, 부작용이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 주치의와 상의를 한 후 맞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타민, 천연비타민으로 보충하자!
비타민 주사를 맞고 효과를 봤다고 해서 피곤할 때마다 비타민 주사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식사를 제대로 하고 있다면 기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굳이 링거를 맞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영양 상태가 좋은데도 비타민 주사를 맞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장원 교수는 “비타민 주사나 영양제는 보조요소”라며 “가장 좋은 것은 생활 속에서 천연비타민을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식사 때 잡곡밥과 싱싱한 채소를 먹고 과일을 잘 챙겨 먹으면 필요한 비타민뿐 아니라 다른 영양소까지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이승남 원장도 “매일 과음하고, 적게 자고,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담배를 피운다면 아무리 좋은 주사나 약도 무용지물”이라고 조언한다. 주사나 약에 의존하는 것보다 올바른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이승남 원장은 “7시간 이상은 푹 자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금연하고, 적게 먹으며 밝게 사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덧붙인다.
이승남 원장은 서울대병원 외래교수, 대한체형의학회 회장, 서울아산병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저서 <나이보다 젊게 사는 사람들의 10가지 비밀 젊음의 습관> <착한 비타민 똑똑한 미네랄 제대로 알고 먹기>등 다수.
원장원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 총무이사를 역임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노인내과 연수를 거쳤으며, 대한노인병학회 간행이사다. <한국 노인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등 저서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