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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반갑지 않은 불청객 치매 막는 뇌 단련법

2012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꽃비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

어릴 적 누군가 내 머리를 때리면 기분이 나빠 ‘씩씩’ 거렸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다 같은 내 몸이지만 머리를 맞는 느낌은 다른 곳을 맞는 것과 분명 달랐다. 우리에게 머리는 태어날 때부터 꼭 보호해야 할 곳이었다. 머리를 맞으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으면서 내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본능적으로 막았다. 아마 자연스럽게 머리를 사수한 이유는 다름 아닌 뇌 때문이었을 것이다. 뇌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우리의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생각, 운동, 판단, 창조, 언어, 관찰, 반사, 평형, 이해 등 뇌가 하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이 뇌에 문제가 생긴다면?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그 대표적인 것이 뇌의 후퇴, 치매다. 이 소리 없는 반란을 예방하는 뇌 단련법을 소개한다.?

치매, 뇌 때문이야!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 몸은 점점 나이를 먹는다. 그런데 누군가는 특정 부분의 세월이 남보다 빨리 흐르기도 한다. 그 부분이 뇌라면 치매가 생길 수 있다.

치매를 보는 우리의 시선은 다른 병과 좀 다르다. 치매에 걸리면 자신의 존재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증상이 나빠지면 가족이나 이웃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다들 치매만은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흔히 치매라고 말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라고 하는 물질이 뇌에 쌓여서 생긴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렇게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들이 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는 “65세가 넘으면 5세가 많아질 때마다 치매에 걸리는 가능성이 2배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나이와 연관이 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젊다고 결코 안심할 수도 없다. 65세 이하의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하는데, 2003년에는 7310명이었던 환자가 2007년에는 1만 1256명으로 늘었다. 약 54%가 증가한 것이다.

100살까지~치매 예방하는 뇌 단련법

안타까운 현실은 노인성 치매든, 초로기 치매든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치매 백신 및 치매 치료약들을 활발히 개발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하고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완치할 방법이 없다고 예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기형 교수는 “병원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한다. 치매 안 걸리는 뇌로 단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적극적인 사회 활동으로 뇌를 젊게 하라

박기형 교수는 “혼자서만 지내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1.5배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친구를 한두 명 더 사귀면 치매의 가능성이 30% 떨어진다. 친목 단체활동, 여행하기, 정원가꾸기, 뜨개질하기, 손주 돌보기 중 2가지 이상을 하는 사람은 치매를 60% 예방할 수 있고, 3가지 이상 하면 80%까지 예방된다.

꾸준한 두뇌 활동으로 똑똑한 뇌를 만들어라

치매에 걸리기 싫다면 꽂아둔 책도 다시 보자. 독서를 하는 것만으로 치매를 20% 정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지 않으면 치매 확률이 4배나 높아진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것도 좋다. 컴퓨터, 악기, 외국어 등을 배우면 치매를 30%나 예방할 수 있다. 박기형 교수는 “매일 명산 이름 수백 개씩을 낭송했다는 서정주 시인의 치매 예방법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외우자. 낚시를 좋아하면 물고기 이름, 꽃을 좋아하면 꽃 이름을 외워도 좋다.

스트레스를 멀리해 즐거운 뇌를 만들어라

켄터키대학교 데이비드 스노든 박사는 저서 <우아한 노년>에서 스트레스가 치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밝혔다. 스노든 박사팀은 수녀들을 대상으로 뇌의 노화를 연구했는데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회성이 좋고 즐겁고 건강하게 산 수녀가 죽은 후 뇌를 부검한 결과 놀랍게도 그녀의 뇌에는 치매를 유발하는 물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반대로 늘 혼자 지내고 우울하게 살고 치매에 시달리다 삶을 마감한 수녀의 뇌에는 치매를 유발하는 물질이 거의 없었다. 즐거운 삶이 치매도 이겨낸 셈이다. 박기형 교수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웃을 일은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또 치매에 좋다고 화투를 치는 노인들이 많은데 돈을 잃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는 치지 않는 편이 낫다.

뇌가 좋아하는 식탁을 차려라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으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60% 막을 수 있다. 채소, 과일, 우유, 견과류 등도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이다. 물은 부족하지 않게 충분히 마셔야 한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적절한 체중을 항상 유지한다.

뇌졸중 예방=치매 예방

박기형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뇌졸중의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하는 것은 혈관성 치매를 예방할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혈압이 높거나 혈당이 높다면 정기검진과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담배와 술은 끊어야 한다. 담배를 피운 지 25~30년이 지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2.5배 증가한다. 그러나 이미 담배를 오래 피웠다고 포기하지는 말자. 과거에 담배를 피웠더라도 금연을 하고 6년이 넘으면 치매 확률을 다시 40% 줄일 수 있다. 과음과 폭음 역시 치매 확률을 2.6배 높인다.

박기형 교수는 “치매 예방법을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실천하는 삶은 노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TIP. 치매 전 단계, 경도 인지장애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판단력 등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느끼기에도 인지기능이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거나 주변에서도 ‘요즘 좀 이상하다.’고 이야기한다면 경도 인지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경도 인지장애는 정상보다 인지기능은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는 정도를 말한다. 이럴 때는 빨리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10~15배나 높기 때문이다.

박기형 교수는 치매, 수면장애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현재 대한치매학회 무임소이사, 인천광역시 치매예방관리사업단장이며 보건복지부 치매간호전문인력교육사업 총책임자를 역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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