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
얼마 전 잘 놀던 세 살배기 딸아이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면서 열을 동반한 경련을 일으킨 이후 주부 S 씨는 아이가 언제 또 경기를 할지 몰라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어렸을 때 경기를 했다던 자신 때문에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할 뿐이라고 한다. 소아경기, 내 아이에게만 일어나는 것일까?
평소와 다른 행동하면 의심을~
경기驚氣라는 말을 풀어보면 ‘놀라는 기운이 있다’는 뜻이다. 소아경기는 6개월에서 5~6세까지의 아이에게 흔히 발생한다. S 씨의 딸처럼 열성경련을 일으키는 것 이외에도 아이가 평소 깜짝깜짝 놀라거나, 밤에 잠을 자다가 울거나, 잘 놀다가 의식을 잃고 픽 쓰러지거나, 울고 보채는 등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증상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고 증상도 다양하다.
아이의 3~8%가 경중의 경련을 일으킨다는 통계를 뒷받침 하듯이 대부분의 소아경기는 아이가 크면서 겪게 되는 일 가운데 하나며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소아경기는 대부분 열성 경련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는 “경기의 범위가 굉장히 넓고 연령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기 때문에 경기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지만, 한방에서는 경기를 급성경풍과 만성경풍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여기서 풍風은 증상이 잘 움직이고 잘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 흔히 아이가 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는 급성경풍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뇌수막염, 급체, 독감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 팔다리가 뒤틀어지고, 눈이 위로 올라가는 등의 경련과 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열성경련이라고도 한다.
열성경련은 간질과 다르며 유전이 아니다. 간혹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열이 발생하면 민감한 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다. 또 보통 15분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고 만 5세 이전까지 흔히 겪게 되나 일부 열성경련은 간질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열성경련일 때 현명한 대처법
아이가 열성경련을 일으켰을 경우 대부분의 부모들은 당황하여 우왕좌왕한다. 아이를 안심시킨다고 무작정 아이를 안고 있거나 또는 병원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에 가는 동안 아이의 경련이 멈추기 때문에 막상 병원에 도착해서는 딱히 손쓸 일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아이가 경련을 일으켰을 때 부모들이 신속히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경기를 할 땐? 이렇게 대처하세요!
아이가 물건에 부딪히거나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곳에 눕힌다. (경련 중인 아이를 안거나 붙잡지 않는다.)
아이가 숨쉬기 편하도록 꽉 조인 옷 등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혀나 입술을 깨물지 않도록 입에 거즈나 고무 등을 물린다.? (이때 급하다고 부모의 손가락이나 부러질 수 있는 딱딱한 물건을 아이의 입에 물릴 경우 아이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를 악물기 때문에 부모의 손가락이 다칠 수 있고 또 딱딱한 물건이 부러져 아이의 기도를 막거나 아이의 이가 부러질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구토 시 입안의 내용물을 닦아내고 토사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미지근한 수건으로 아이의 열을 식혀준다. (너무 찬 수건으로 열을 식히면 오히려 오한 등이 와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무리하게 입을 벌려 약이나 물을 먹이지 않는다. 경구용 해열제 대신 좌약식 해열제를 사용해 열을 내린다.
아이의 엄지나 중지를 따서 막힌 기운이 돌게 해준다.
아이가 15분 이내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즉시 병원으로 간다.
장 교수는 “열성경련이 없더라도 아이가 밤에 울거나 자주 보채는 증상이 7일 이내에 3회 이상 나타날 때는 아이 건강에 이상신호가 있는 것으로 보고 병원에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열이 없고 15분 이상 경련이 지속될 경우 간질일 확률이 높으므로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소아경기 예방은 이렇게!
소아 경기를 예방하고자 한다면 임신했을 때부터 산모의 영양과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산모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한다. 또 평소 아이에게 감기나 식체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한다. 이를테면 인스턴트 음식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위장기능을 강화하는 식품인 감자, 오렌지, 사과, 토마토 등의 섭취를 늘리되 평소 소화흡수가 잘 되는 조리법을 이용하여 아이의 기氣가 막히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쓴다.
뜨겁고 차가운 음식보다는 자극이 덜한 미지근한 음식이 좋다.
특히 몸을 조이는 옷보다는 느슨한 옷을 입히고 아이가 놀라거나 정신적인 자극 및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긴장하지 않도록 항상 아이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