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양미경 기자】
【도움말 | 보화당 한의원 김덕종 박사】
봄이 주는 생명력은 실로 놀랍다. 그 중에서도 산천에 널려 있는 봄약초는 항생제로 찌든 우리의 몸에 자연의 원기를 불어넣어 준다. 봄약초를 이용한 신토불이 가정 구급약의 활용법을 알아본다.
봄약초를 가정 구급약으로’라는 말을 들으면, 심마니들처럼 옷을 입고 험한 계곡과 산허리를 탐험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미 약과 식품이 하나라는‘약식동원(藥食同源)’의 지혜를 깨우치고 있었다.
보화당 한의원 김덕종 원장은 “산과 들에서 나오는 계절의 진미이자 약효도 가지고 있는 봄나물은 그야말로 최고의 가정 구급약”이라고 말한다. 김덕종 원장이 소개하는 봄 약초 활용법을 알아본다.
치통을 가라앉히는 – 산초나무
산초나무는 운향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전국의 높지 않은 산록에 자생하며 높이가 3m에 이르고 줄기에는 가시가 있다.
산초는 맵고 뜨거우며 약간의 독성이 있어서 속을 덥혀 비장, 위장, 신장의 찬 기운을 몰아내고 찬 기운으로 인한 복부의 통증을 멎게 한다.
따라서 윗배의 통증, 구토, 소화불량, 설사, 치통, 횟배앓이, 피부습진으로 인한 가려움증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치통이 있을 때 산초열매를 깨물어서 진통시키는 민간요법이 있는데 서양에서도 이 나무를 ‘Toothachetree’라고 부른다. 매운 맛을 내는 ‘산초올’이 마취와 진통 효과가 있는 성분이다. 치통이 있을 때 달여서 양치하거나 가루를 바른다.
근심을 잊게 하는 풀 – 원추리
원추리는 무릇난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이다. 근심을 잊게 하는 풀로 널리 알려진 약초로 우리말로는 넘나물이라고 한다. 미식가들은 이른 봄, 처음 솟아난 원추리의 길다란 희멀건 싹을 찾는다.
원추리의 뿌리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어린 싹은 독이 없어, 데쳐 먹거나 국에 넣어 먹는다. 약간의 단맛이 나며 고소한 느낌이 있다.
원추리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
괜스레 마음이 우울할 때 원추리를 넣은 국이나 원추리를 데쳐 먹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또한 관절염, 상처, 종기, 요통 등에는 뿌리나 잎을 짓찧어 붙이면 통증의 해소에 도움이 된다.
젖멍울을 풀어주는 일편단심 – 민들레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서 풀밭 양지에서 잘 자란다. 어린 잎은 나물로 먹고 뿌리가 달린 전초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한의학에서는 민들레의 전초를 ‘포공영’이라 하여 약으로 사용한다.
주로 열이 날 때 해열제로 쓰거나, 종기를 삭히고 멍울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특히 산모들의 경우 유선염으로 젖멍울이 잡히고 통증이 있을 때는 신선한 민들레 전초를 찧어서 환부에 붙이면 좋다.
말린 것은 8~16g, 말리지 않은 신선한 것은 20~60g 짓찧어서 즙으로 먹거나 달여서 복용하기도 한다.
목이 칼칼할 때 좋은 – 갓
갓은 사실 그리 예쁜 식물은 아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불규칙한 톱니가 있는 타원형으로 깊은 잔주름이 있고, 어두운 자색이 우중충하게 배어 있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톱니가 없이 가늘고 긴 타원형의 초록색을 띤다. 그러나 쓸모는 많은 약초이다. 잎과 줄기는 김치나 나물무침 등에 이용하고 종자는 향신료인 겨자를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갓나물은 특별히 선천적으로 폐기능이 약하거나, 목소리에 힘이 없고 가래가 많이 끓는 사람일수록 자주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민간요법
▲ 피가 날 때
① 짚신나물을 채취하여 짓찧어서 생즙을 환부에 뿌려준다.
② 냉이의 뿌리 신선한 것을 짓찧어 즙을 내어 복용하고, 그 찌꺼기를 환부에 바른다.
③ 깨풀의 뿌리가 달린 부분을 짓찧어 환부에 붙이되 1일 2회 정도 갈아준다.
④ 부들의 꽃가루를 살짝만 볶아서 상처 위에 뿌려준다.
⑤ 대암풀의 줄기를 건조, 분말하여 환부에 뿌려준다.
⑥ 오징어 뼈를 곱게 가루 내어 찜통에 찐 후 건조하여 상처가 난 곳에 뿌린다.
⑦ 약쑥을 찧어서 상처에 붙인다.
▲ 베었을 때
① 감초를 가루 내어 밥에 섞어서 상처에 바른다.
② 광솔 기름을 상처에 바른다.
③ 오징어 뼈를 갈아 가루를 상처에 바른다.
④ 담뱃가루를 상처에 바른다.
⑤ 망초대를 찧어서 환부에 붙인다.
⑥ 명아주나물을 찧어서 상처에 붙인다.
▲ 뜨거운 물에 데었을 때
① 생무를 곱게 갈아서 죽처럼 되면 수포가 생긴 부위에 대어준다.
② 김을 물에 적셔서 수포부위에 댄다.
③ 대황 말린 것을 가루 내어 바세린에 개어서 바른다.
▲ 무좀이 생길 때
① 자기 전 30분 정도 무궁화나무 뿌리껍질 끓인 물에 발을 담근다.
▲ 모기에 물렸을 때
① 가느다란 침을 잘 소독해 물린 부위에 찔러 피를 낸 후 뜸을 떠준다.(이 때 피부에 뜸의 열감만 느낄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