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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세상으로부터의 고립 선언… 구석방 폐인을 아세요?

2005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상큼호 158p

【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동남정신과의원 여인중 원장】

1970년대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일본어로 ‘틀어박힘’이라는 뜻을 가진 히키코모리족들은 이름 그대로 방에 틀어박힌 채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거부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러한 히키코모리족들은 일본 사회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석방폐인’이라고 하는 히키코모리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구석방 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구석방 폐인이란?

구석방 폐인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히키코모리족에 대해서는 들어봤는가? 아마 구석방 폐인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히키코모리족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히키코모리족들은 방에 틀어박힌 채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방에 틀어박혀 친구는커녕 심지어 가족들과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비단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구석방 폐인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미 199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구석방 폐인은 은둔형 외톨이 또는 방콕족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국형 히키코모리라고 하기도 한다. 이들은 스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외부와 단절된 채 주위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동남정신과의원 여인중 원장은 “구석방 폐인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거부한 채 외톨이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이전부터 분명히 있었던 문제입니다. 일본은 이미 유행이 지나가버린 추세인데 우리는 이제 시작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

구석방 폐인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연령층은 청소년층이다.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여러 가지 문제나 상처로 인해 고민하다가 끝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그 원인은 가정의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친구와의 문제가 될 수도 있으며, 학업의 문제일 수도 있다. 부모의 무관심이나 학대, 친구들 사이에서의 왕따,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 등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꼭 청소년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인 연령층에서도 구석방 폐인을 찾아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최근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단지 청소년과 성인 구석방 폐인의 차이점이라면 외부와의 단절을 선택하는 원인이 다르다는 점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해 취업이 되지 않는다거나, 부모로부터 인격적으로 완전하게 독립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이유들이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 승승장구 잘 나가다가 한두 번의 실패로 인해 구석방 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인중 원장은 “구석방 폐인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므로 스스로의 노력과 더불어 전문가와 가족들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전문가와 가족들의 도움 필요

구석방 폐인의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킨 채 고립되어 살아가기에 너무나 편리하다.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과 만나지 않아도 대화가 가능해졌으며,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물건을 살 수 있으며, 혼자서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젊은이들은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스스로를 책임지지 않더라도 부모에게의 의존이 가능하다. 이는 부모쪽도 마찬가지이다. 부모 역시 자녀를 자신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지 않기 때문에 자녀가 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보살피려고만 한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아직 정신과를 드나드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관대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방치해 두기만 한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다. 우울증과 무력감, 피해망상 등에 시달리다가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여인중 원장은 “구석방 폐인은 상담, 놀이, 명상, 리듬 활용 등의 치료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고 밝히고 “가족들은 무조건적으로 보살피기만 하지 말고 환자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면 얼마든지 완쾌할 수 있는 증상이 바로 구석방 폐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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