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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건강] 나이 들어 ‘엄마 되기’전략 고령임신 원할 때 슬기로운 대처법

2010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꽃물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박용원 교수(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도움말 | 관동대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김문영 교수】

톱스타 커플인 장동건과 고소영이 5월 결혼한다. ‘한국판 브란젤리나 커플’(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의 합성어)의 결혼 소식에 고 씨의 생년월일부터 확인한 팬들도 적지 않다.

‘38세 동갑내기’ 장동건-고소영 결혼으로 ‘고령임신’ 관심 높아져

고 씨는 1972년생으로 예비남편과 동갑이다. 만 38세로 고령임신 국제 기준(35세)을 훌쩍 넘겼다.

우리 주변에도 만혼의 40대 ‘골드미스’뿐 아니라 딩크족으로 살다 늦은 임신을 하는 여성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9년 출생통계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는 44만 5000명이고, 평균 출산연령은 31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30대 후반(35~39세) 연령층의 출생아는 6만 1000명으로 2002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의학계는 35세가 넘어 아이를 낳으면 고령 임산부로 본다. 고령임신은 고혈압, 심혈관계질환, 당뇨, 자궁근종 등 합병증 위험이 높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나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전치태반 빈도 역시 2~3배 많다.

자연유산 빈도는 40대가 20대 임신보다 2~4배 늘어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박용원 교수(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는 “임신 초기의 자연유산은 60~70%가 염색체 이상에 의한 것”이라며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 이상 빈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35세 이후엔 몸의 대사가 느려진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빨리 대사를 시키지 못한다. 관동대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김문영 교수는 “고령임신부는 태반호르몬이 혈당을 높여 임신성 당뇨병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임신 1~3개월 전 엽산 복용 효과적

산부인과 출입을 낯뜨거워하는 미혼여성들이 여전히 많다. 고령임신이 걱정된다면 속앓이만 하지 말고, 1년에 한 번씩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종합병원에 가기 힘들다면 집 주변 산부인과라도 다녀야 한다.

김 교수는 “생리 주기로 배란을 체크하고 자궁근종은 없는지, 해부학적으로 자궁이 성한지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고령임신부는 1991년 2.1%, 1994년 6.1%에 달했는데 얼마 전 우리 병원의 내원 환자 통계를 낸 결과 35%나 차지했다.”고 전했다. 35세 초산부는 고령임신에도 끼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여성들의 나이 감각이 떨어진 게 그 이유다. 35세를 한참 넘긴 나이인데 자신이 원할 때 쉽게 임신할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김 교수는 “배란 날짜에 맞춰 한 달에 한 번 부부관계를 하다 3개월 후 ‘왜 임신이 안 되냐?’며 병원을 찾는 여성들도 있다.”며 “이는 피임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하는 경우 결혼 후 1년 안에 임신이 되지 않으면 ‘불임’으로 판정한다.

김 교수는 “정상적인 부부관계는 일주일에 2, 3회의 성관계를 가리킨다.”며 “피임 3년, 1년 부부관계 후 임신이 안 된다며 오는 여성 가운데 일부는 한 달에 한 번 성관계를 한다고 말한다. 이는 피임을 4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난자는 생식력을 가진 하나의 세포다. 피부 노화와 마찬가지로 난자의 노화를 막을 비법은 없다. 김 교수는 “폐경이 빨리 오는 여성도, 늦게 오는 여성도 있다. 물리적 나이와 달리 신체 연령은 예측할 수 없다.”며 “배란이 잘되면 생식 능력은 좋은 것으로 보지만, 임신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므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할머니들이 임신한 30대 후반 며느리와 함께 오셔서 ‘자궁이 튼튼하냐’고 묻는 일도 있다.”며 “자궁 기형이 아니면 기능은 같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게 최고의 비법이다. 편식하지 말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C·E, 셀레늄, 아연 등도 먹으면 좋다. 엽산은 임신 1~3개월 전부터 복용한다. 엽산을 충분히 먹으면 무뇌아·척추이분증 같은 신경관결손증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다.

40대 초산부, 늦둥이 임산부 위험도 같아

금연과 금주를 하고, 카페인도 하루 한 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멀티 섹스 파트너’를 두고 성관계를 갖는 것은 해롭다. 박 교수는 “성관계가 문란하면 골반염이 생기고, 골반염을 여러 번 앓으면 자궁외 임신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는 제때 풀어야 한다. 박 교수는 “결혼 후 임신이 안 돼 애태우다, 이민 후 덜컥 임신하는 사례도 있다.”며 “가족 구성원들이 스트레스를 주지 말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5세를 기점으로 고령임신 위험도가 가파르게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40대 초산부나 늦둥이 임산부는 위험도가 같다. 아이를 여러 명 낳았다고 위험이 줄진 않는다는 얘기다. 팬들은 3남1녀를 둔 ‘다산의 여왕’ 개그맨 김지선이 아이를 쉽게 낳았을 것으로 오해한다. 아기를 세 명 이상 분만한 여성은 고위험 임산부다. 다산일수록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45세 이후 나이의 초산부가 자연임신한 사례도 적지 않다.”며 “고령임신이 불가능할 것으로 지레짐작해 아예 출산할 생각도 안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1980년대에 10%에 불과하던 시험관아기 출산율이 요즘은 30%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용원 교수는 고위험임신 분야의 권위자로 용인세브란스병원장,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회장, 대한태아의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김문영 교수는 관동대의대 제일병원 주산기센터장을 지냈다. 태아기형 진단, 임신성 당뇨 분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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