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에이블청아치과 권혁진 원장】
30대 직장인 김우열 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치아 통증으로 치과를 찾았다. 예전부터 충치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계속 치료를 미뤄왔던 터. 검사 결과 여러 개의 충치가 있어, 이참에 큰맘 먹고 전부 치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여기서 김우열 씨의 고민은 시작됐다. 치과에서 상담을 받던 도중 충치 치료 재료가 너무 다양했기 때문이다. 아말감이나 금은 들어봤는데, 레진은 뭐고 세라믹은 또 뭐란 말인가??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충치 치료들
충치는 가장 흔한 치아질환 중 하나다. 충치 세균이 치아 표면에 생성하는 막을 플라크라고 한다. 플라크(세균막)는 입안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양분으로 삼는데, 이때 발생하는 산이 치아를 손상시켜 ‘충치’가 생기는 것이다.
처음에는 치아에 검은 점이 찍히고 심해지면 구멍이 뚫리게 되는데, 이것을 흔히 “치아가 썩었다.”라고 표현한다. 이때 썩은 부위를 갉아내고 치아의 표면을 특수한 재료로 때우거나 씌우는 것이 충치치료인 셈이다. 충치 정도에 따라 조금 썩었다면 때울 것이고, 많이 썩었다면 씌울 것이다.
치과전문의 권혁진 원장은 “사실 충치 치료를 할 때 가장 좋은 재료는 자신의 치아와 똑같은 재료겠지만, 아직까지 치아와 완전히 같은 재료는 없다.”며 “치아를 메워주는 재료에 따라 치료 후 반응도 다르게 나타나고 음식을 씹을 때 나타나는 반응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충치 치료법은 보통 치료 때 선택하는 재료에 따라서 구별된다. 대표적으로 아말감, 글래스아이오노머, 인레이 등이 있고 인레이의 경우 금과 레진, 세라믹 등으로 세분화된다.
1 아말감_ 저렴하지만 수은이 걱정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재료 중 하나는 아말감이다. 아말감은 100년 이상 사용된 재료로 과거에 가장 흔하게 사용됐지만 이제는 점차 사용빈도가 줄고 있는 재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다른 재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치아에 곧바로 아말감을 채워 넣는 식이기 때문에, 접착제를 이용하는 다른 치료들에 비해 다시 충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아말감에 들어있는 수은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재료다.
2 글래스아이오노머_ 저렴하지만 강도 약해
글래스아이오노머 역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때운 후 불소를 방출한다고 해 충치 재발 방지에 좋은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단점은 강도가 약해 잘 닳아 없어진다는 점이다. 주로 충치 치료 시 접착제 용도로 많이 쓰인다.
3 금_ 치아와 가장 유사하지만 번쩍거리고 비싸
금은 강도나 마모도, 온도에 따른 팽창률 등이 자연 치아와 가장 유사하다. 그래서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충치 치료 시 선호하는 재료였다. 하지만 재료의 색깔이 치아와 너무 다르고, 금속이기 때문에 열전도율이 높아 치료 후 치아가 예민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금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고, 충치 부위가 넓을 경우 유지력이 떨어진다.
4 레진_ 자연치아 보존엔 좋지만 치료 범위 좁아
레진은 쉽게 플라스틱 소재로 생각하면 된다. 치아색과 유사하고 특히 금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재료다. 또 아말감이나 금에 비해 치아의 삭제량이 적어 자연치아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강도가 약해 치료 범위가 크지 않을 때 효과적이며, 특히 앞니가 깨졌거나 치아가 마모되어 시린 경우에 많이 쓰인다. 또 시간이 지나면 변색되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레진에 세라믹가루를 넣어 보완한 재료도 있다.
5 세라믹_ 가장 자연스럽지만 깨질 위험 있어
세라믹은 레진보다 더 치아색에 가까우며 마모도도 자연치아와 거의 유사하다. 더군다나 치료 범위가 넓을 경우 레진보다 더 선호되는 재료다. 금에 비해 강도와 경도는 떨어지지만 자연 치아색에 제일 가깝기 때문에 심미적인 요소를 많이 따지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세라믹(도자기)이기 때문에 강도가 약해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어금니 충치 치료에 쓰일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주로 치아 전체를 씌우는 치료에 사용한다.
이렇듯 충치 치료 재료들은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 따라서 치아 충전재를 선택할 때는 자신의 충치 정도와 경제적인 여유, 심미성 등을 고려한 후 의사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된다. 충치가 한두 개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치료 부위의 색이 신경 쓰이는지, 그렇지 않은지 등 부위마다 다른 치료법이 적용될 수도 있다.
충치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당장 크게 불편하거나 아프지 않으면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어릴 적 치과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함께 치료비가 비쌀 거라고 지레 짐작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충치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권혁진 원장의 말이다.
권혁진 원장은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들이고,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다면, 충치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권혁진 원장은 미국 UCLA-MINEC 치과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하고 미국 임플란트학회 (AAID)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현재 MINEC-UCLA 임플란트 연수회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