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1940년, 인류는 페니실린 개발로 혁신적인 항생제시대를 열었다. 지금은 항생제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사람과 가축에 지나치게 과다하게 항생제를 쓰면서 다제 내성균이 등장한 탓이다. 더 강력한 항생제가 등장한다면 인류는 내성균에 의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더 이상 화학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자연으로 돌아가자.
사소한 질병에도 병원행?
자연에는 우리의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수많은 약이 준비돼 있다. 질병의 근본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한다면 고치지 못할 병이 없다. 다만 사람의 욕심이 일을 그르칠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감기에 걸려도 즉각 병원으로 달려간다.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예외가 없다. 귀농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도 아이들 학교와 병원이다. 그만큼 병원은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농촌에서 살면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물, 공기, 먹을거리 모두 문제가 없고 욕심내지 않고 적절히 노동하면 평생 병원 안 가고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순리대로 살면 그르치는 일이 없다.
자연은 천연 항생제의 천국
제약회사에서 화학적으로 만드는 항생제는 일방통행이다. 조절이라는 것이 없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조리 죽여버린다. 그것은 항암제가 암세포, 정상세포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로 공격하여 살상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항생제와 항암제는 두 가지 공통점 있다. 바로 내성이다. 항생제나 항암제 모두 내성이 발생하고 체내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잘못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천연 항생제, 천연 항암제를 찾아서 유효하게 사용하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천연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내 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자연의 물질을 활용한다면 합성 화학물질보다는 그 피해나 부작용이 적거나 없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것은 우리 몸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가장 일상적인 얘기 하나 적어보자. 필자는 어릴 적에 시골에서 살았다. 당시 가장 흔하게 사용하던 것이 피마자유(아주까리기름)와 된장이었다. 어머니는 복통이 있을 때는 아주까리기름을 먹였고 가시에 찔리거나 낫에 베이거나 긁혀 피가 나는 데는 된장을 발라주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동의보감>에도 된장이 소화제, 해열제, 화상치료제로 쓰인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된장의 주원료인 콩 단백질이 발효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미노산을 만들고, 설탕 대용으로 쓰이는 올리고당이 장내의 유익한 균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처방이다.
오늘날 이 방법을 쓴다면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으로 치부해버릴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면 무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것이 약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식물의 정유성분은 천연 항생제
자연의 항생제는 항균제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해도 좋다. 대부분의 기능이 항균작용이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항균작용은 역시 방향물질인 정유성분이다.
식물들 중 자신만의 향기를 내는 것들이 너무 많다.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으며, 고약한 냄새도 있고 향기로운 것도 있다. 그 냄새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이들 대부분의 정유성분이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에 따라서 항균능력이 강한 것이 있고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있다. 어성초나 아로니아, 박하나 로즈마리 등의 허브 종류, 그리고 마늘이나 파, 양파 등의 채소 등도 항균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 휘발성 물질의 주성분은 아이소프렌이 중합한 모노 및 세스퀴테르펜 탄화수소와 여기에서 유도되는 알코올·알데하이드·케톤·에스터 등의 테르펜 화합물이다.
편백나무 피톤치드, 항생제 내성균 억제
합성 항생제의 종말을 천연 항생제가 대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병원의 항생제 남용으로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이 출현했고 거기에 대처할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던 차에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항생제 내성균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천연 항생제 시대의 도래를 기대하게 한다. 비록 천연 항생제 연구가 돈이 되는 연구는 아닐지라도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겠다.
대중적인 천연 항생제는 프로폴리스
꿀벌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여러 식물에서 뽑아낸 수지(樹脂)와 같은 물질에 자신의 침과 효소 등을 섞어서 만든 물질인 프로폴리스는 가장 많이 알려진 천연 항생제라 할 수 있다.
프로폴리스의 주요 성분은 유기물과 미네랄(무기염류)이 가장 많은데, 미네랄·비타민·아미노산·지방·유기산·플라보노이드 등은 세포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테르펜류 등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프로폴리스의 다양한 효능은 전 방위적이다. 항염증·항산화·면역증강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천연 페니실린이라고도 한다. 꿀벌은 벌집의 틈이 난 곳에 프로폴리스를 발라 병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말벌이나 쥐와 같은 적의 침입을 막는다. 이로써 산란과 성장, 꿀의 숙성과 보관 등에 알맞은 서식처를 유지한다. 특히 여왕벌이 산란할 때에는 일벌이 산란장소를 소독할 때 프로폴리스를 사용해 청결하게 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연에 골고루 흩어놓은 수많은 물질들, 그 물질들 중에는 항균·항염증·항산화 중 어느 한 가지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주로 식물에 포진해 있는 항균·항염증·항산화 작용들은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수많은 성분, 혹은 이러한 물질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약초나 허브, 바다풀이나 채소, 심지어 과일에서까지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천연물질,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더 이상 병원에서 내 건강을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