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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생활의학] 지방흡입술은 ‘체중감량법’ 아닌 ‘체형교정술’

2001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정열호

【건강다이제스트 | 민족생활의학회 장두석 회장】

유행병처럼 번지는 살빼기 몸살

달리기와 식이요법만으로 20여 kg의 체중을 감량했다고 주장해온 이영자씨가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술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언론으로부터 단단히 망신을 당했다. 한편 지난 17일에는 대구에서 한 여대생이 식사를 거른채 다이어트식품을 복용하며 줄넘기를 하다 심장마비로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런데 이들 사건을 전후해 유명 성형외과마다 지방흡입술에 대한 문의가 오히려 폭주하고 비만센터 등 업소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니 살빼기 몸살이 유행병처럼 번지며 도리어 확대되는 형국이다.

비만은 질병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과거에는 감염성 질환이 주된 사망원인이었지만, 오늘날 현대인들은 당뇨, 고혈압, 암 등 각종 성인병에 걸려 죽는 경우가 많다. 자루 속에 든 송곳은 언젠가 찔리기 마련이라고 했던가. 필연적으로 성인병으로 이어지기 마련인 비만은 ‘성인병에 걸릴 준비태세 완료’라는 건강의 적신호로 오늘날 현대인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1급 질환, 중병이라고 규정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환자는 운동기능이 저하되어 2차적으로 다시 비만을 조장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망가질 데로 망가지자는 심리가 체중을 조절하려는 의지를 꺾는다.

남들보다 잘나지 못한 모습에 불만이 생기고 자기혐오에 빠져 더욱 음식에 탐닉하고 체중은 갈수록 불어난다. 성기능이 약화되어 부부관계도 원만치 못하고 열등감과 수치심에 사로잡힌다. 부모가 비만인 경우 자식들도 70∼80%가 비만으로 된다고 하는데, 유전적 요인보다는 운동과 음식섭취의 불균형을 학습한 결과라는 연구보고도 있다.

그릇된 다이어트가 건강 망친다

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무리한 살빼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당수 젊은 여성들은 빈혈에 시달리고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다. 음식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거식증이나 대인기피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살을 빼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민족의학의 견지에서 바라볼 때 우려되는 점이 없지않다.

우선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진을 빼는 경우다. 사우나로 살을 뺀다며 몇시간 동안 뜨거운 증기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몸 속의 수분과 염분이 모두 빠져나가고 기진맥진 녹초가 되어 나온다. 노폐물보다는 몸에 유익한 전해질만 빼놓았으니 곧바로 이를 보충해주어야 하는데 결국 체중은 제자리로 돌아 온다.

시간당 몇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식의 산술적인 계산만 믿고 무턱대고 강도높은 운동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몸을 축내는 경우다. 평소 쓰지 않던 관절과 근육에 무리를 주는 것은 물론, 피로로 몸속에는 젖산이 가득차고 전해질이 고갈되는데 이를 그대로 놔두고 굶으며 운동을 계속하면 대구사건에서 보듯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좋아하는 음식 한가지만 먹으며 살을 뺀다는 이른바 원푸드 다이어트는 영양과잉과 영양결핍을 동시에 일으켜 인체균형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아 신진대사와 건강을 파괴한다. 이 경우는 살을 뺀다기보다는 몸을 망가뜨리는 편에 가깝다.

시중에 나도는 살빼기 법은 수백가지에 이르는 바, 이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사전을 쓰고도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세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방흡입술을 살펴보자.

지방흡입술은 ‘체중감량법’ 아닌 ‘체형교정술’

지방흡입술은 피부를 절개한 뒤 가느다란 관을 몸 속에 삽입하여 지방을 빨아내는 수술이다. 진공청소기처럼 음압으로 빨아내거나 초음파로 지방을 녹여 1.5∼2리터 많게는 4∼5리터까지 빨아낸다. 종아리나 팔뚝의 경우 1∼2시간 복부나 허벅지는 3∼5시간까지 걸리는데 1∼3㎏ 정도 체중을 줄이는 비용은 보통 2백30만원에서 6백만원으로 서민들 입장에서는 턱이 빠질 일이다. 지방을 빼내면 피부가 늘어지고 탄력을 잃고 쭈글쭈글해지므로 피부를 눌러주기 위해 고탄력 스타킹 같은 것을 수개월 동안 착용해야 하고, 오로지 살가죽 밑에 낀 피하지방만 제거할 수 있다.

피부에 구멍을 내고 지방을 빨아내는 과정에서 조직손상과 화상, 출혈, 감염 등을 감수해야 하는데, 시술 도중 지방 알갱이가 혈관을 타고 들어가면 폐동맥을 막는 등 혈액순환에 장애를 가져와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간질환, 신질환, 당뇨병 환자, 고령자는 더욱 위험하다.

지방흡입술 예찬론자들은 운동과 다이어트로는 지방세포의 숫자만 줄일 수 있지만, 지방흡입술은 지방세포의 숫자를 직접 줄이므로 이론적으로 다시 살이 찌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 몸은 빠져나간 것이 있으면 보충하려 하기 때문에 기름을 빼낸 자리에는 영양과잉이 지속되는 한 다시 기름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피를 뽑아내면 부족한 만큼 피를 채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지난 6월 8일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회장 김영근)와 대한성형외과학회(이사장 박병윤)는 성명을 내어 “단순히 지방흡입술에 의한 체중감량 효과는 3∼4㎏을 넘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가 말하는 것처럼 지방흡입술은 체형교정 효과는 있겠지만 전신 비만치료에는 별 도움을 줄 수 없다.

본래 미용성형은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 또는 선천적 기형으로 신체장기가 훼손되었거나 발육이 늦어져 체형교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외과적 치료 외에 다른 방도가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는 못된 버릇을 고쳐야 비로서 손톱이 온전해진다. 마찬가지로 그릇된 음식문화와 생활습관으로 신체 불균형이 발생하고 지방이 축적되어 뚱뚱해진 사람은 잘못된 습관을 뜯어고쳐야 비만이 해소되는 법인데, 지방흡입술로 생살을 걷어내어 날씬해진다는 엽기적인 발상은 온갖 신비로 가득찬 소우주인 인체를 기계부속품의 집합체로 사고하는 극히 위험한 생각이다.

이 경우는 살은 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살을 뜯어내는 것이다. 지방을 제거하고 나면 다음에는 뼈를 깎을 것인가 아니면 피를 죽지않을 정도로 뽑아낼 것인가. 사람이 죽을 때까지 사용하는 뇌는 전체의 단 몇 %밖에 되지 않는다는데 사용하지 않는 나머지 부분도 잘라냄직 하다. 지방흡입술은 체형교정술이지 다이어트법이 아니다. 이를 일반 미용술과 혼동하거나 남용해서는 안된다. 피하지방 1∼3kg을 줄이기 위해 온갖 부작용을 감수하고 수백만원을 들여 살을 발라내는 수술을 받을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민족생활은 가장 합리적인 다이어트법

일본에서는 고춧가루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고춧가루의 매운 맛에는 켑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체내 지방을 연소시키고 운동지구력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되어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젊은 일본 여성들은 가방 속에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넣고 다니며 우리 음식을 일부러 찾아 먹는다.

민족의학에서는 맵고 짜게 먹는 것을 강조한다. 현대인들은 서양의학의 미신을 맹종하여 맵고 짜게 먹는 것을 기피하는데, 싱겁게 먹으면 물이 안먹히고 염증이 생긴다. 맥을 다스리는 소금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대체로 남성의 경우 알코올을 요구하게 되고 여성은 당분을 많이 먹게 된다. 알코올을 과잉섭취하게 되면 몸에 경화현상이 오게되고 당분을 다량 섭취하게 되면 글로뮈가 손실되는 등 신체이상으로 이어져 여자들은 방광염 또는 변비, 남자는 전립선염 등의 신체이상을 겪는다.

과다한 영양을 섭취하게 되면 그만큼 노폐물도 많이 쌓이게 되는데, 인체 여러기관들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과로하게 되고 혈관과 몸속 곳곳에는 지방이 낀다. 이러한 과정은 요산중독 등 자가중독으로 이어지고 몸속에 젖산이 차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뚱보 대열에 합류한다.

과도한 체중을 견뎌내야 하는 발목과 무릎관절에는 필연 염증이 오고 피가 오탁되어 혈관이 막힌다. 산소공급과 혈액공급에 이상이 오면 결국 심장도 고장나고 몸 속에 가득찬 노폐물로 혹사당한 간은 생기를 잃고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게 된다.

생채식과 단식, 냉온욕, 풍욕 등은 비용은 거의 들지않으면서 절대 병에 걸리는 일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건강법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 줄 알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살아있는 민족생활법은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트법이다.

민족생활의 여러 요법들은 신진대사를 극대화하고 숙변 등 체내 노폐물을 몸밖으로 배출시켜 체중감량은 물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총체적으로 배설을 잘하고 맵고 짜게 먹으며 물을 충분히 마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것, 섬유질 없는 가공식과 육류 위주의 화식을 그만두고 곡채식 위주의 생식을 하는 것, 이것이 체중감량의 대원칙이다. 이를 벗어난 방식들은 몸무게를 줄이기보다는 명을 재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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