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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이달의 특선] 남성과 여성 그 다름에 대하여…

2010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열광호

【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결혼을 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당해야 하지만 그 중에는 두 사람의 성이 다르다는 것, 살아온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무엇보다 커다란 난관이 된다.

우선 남성과 여성은 생각하는 방법과 행동하는 방법이 많이 다르다. 이 다름은 우월의 차이가 아니라 다름의 차이다. 인간이라는 한 종이지만 생각하는 방법이나 행동하는 양식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현명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요즘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여성과 남성은 같은 인간이지만 지금까지의 오랜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남녀라는 서로의 유전자 속에 뭔가 공통되게 입력된 부분이 있다고. 그것이 바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다.

이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이해해 간다면 인생살이가 좀 더 매끄러워지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본능적인 차이 인정해야 행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해결 중심으로 생각하지만 여성은 관계 위주로 일을 생각하고 처리한다. 남성은 한 번에 한 가지씩 일을 해결해 가려 하지만 여성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함께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 그래서 주부대상 교육 때 “남편을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골탕 먹이는 방법”으로 자주 가르쳐 주는 방법이 있다.

남편이 미워서 골탕 먹이고 싶을 때 남편에게 못 박을 일을 만들어주고 손에 망치를 쥐어준다. 그리고 따라다니며 그가 좀 생각해서 대답할 만한 일을 물어본다. 그러면 그는 여지없이 자기 손을 때리게 되어 있다. 이것은 남성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는 한 번에 한 가지씩 집중해서 일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이같은 다름을 신선하게 알게 된 적이 있다. 남편을 옆에 태우고 운전해 가던 중 어떤 떨림 같은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전에도 여러 번 운전 중에 들은 적이 있던 귀에 거슬리는 소리여서 남편에게 말했다.
“전부터 이런 소리가 자꾸 들리는데 어디서 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그랬더니 아무 말없이 잠시 가만히 앉아 있던 남편이 갑자기 손을 뻗어 차 천장에 내장된 안경집을 탁 쳤는데 그때부터 소리는 사라져 버렸다. 참으로 놀라운 능력이었다.

나는 소리가 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찾을 수 없었던 반면 남편은 그 짧은 순간에 정확하게 그 소리가 어느 곳에서 나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는 점이 나를 놀라게 했다.

전에 읽은 책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부부가 함께 누워 있다가 밖에서 ‘털썩’ 소리가 나면 부인은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는 데 남편은 “우리 현관 옆에 있는 나무 왼쪽 가지에서 눈이 떨어지는 소리야.”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구체적이기야 하겠냐마는 어쨌든 남성과 여성의 능력은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또 이런 경험도 있다. 경주의 풍광이 좋은 호텔에서 친구 부부와 묵은 적이 있었다. 다음날 비가 내렸지만 호숫가를 따라 아침 산책을 나섰다. 그때 나는 “비 내리는 날, 호수가 참 아름답다.”라고 말하면서 뒤이어 “눈 내리는 날 호수도 참 좋은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이 “그래서 어떻다는 거야? 눈 내리는 날 또 오자고?”라고 묻는 게 아닌가?

나는 그저 비오는 날도 눈오는 날도 호수가 참 멋지다는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었는데 남편은 ‘비오는 날도 좋지만 눈 내리는 날도 좋다면 눈오는 날 또 오고 싶다는 건가?’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여성은 어떤 해결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남성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다른 예가 또 있다. 친분이 있는 나이 지긋한 심리학 교수가 있는데 그 분이 어느 날 자신이 얼마나 공정한 사람인가를 말하려는 의도였겠지만 “나는 집사람과 이웃사람이 싸움을 하게 되면 이야기를 잘 들어보고 판단한다. 집사람만 무작정 편들지 않는다. 우리 집사람이 잘못했다면 집사람을 탓한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그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마 선생님께서 공명정대 하실지는 몰라도 부부다툼이 적지 않겠다.’고.

그럴 때 여성을 잘 아는 현명한 남성이라면 무작정 집사람 편을 들어줄 것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부인이 남편에게 하소연하는 것은 내 편이 되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달라는 것이지 재판관이 되어 잘잘못을 가려 달라는 것은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아내가 어떤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남편들은 번번이 해결해 주려고 머리를 썩일 필요는 없다. 대개의 경우 그저 잘 들어주고 ‘참 속상하겠다’ 한마디 편들어 주면 아내는 기뻐할 것이다.

결혼은 남과 사는 것임을 잊지 말자!

또한 여성과 남성은 복잡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도 아주 다르다. 남성은 대부분 혼자 일을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혼자 있고 싶어 하며,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더라도 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머릿속으로는 자신과 대화하며 해결할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경우 여성은 친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가까운 동기를 만나 하소연한다. 그러면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편이 회사일로, 친구문제로 복잡한 표정일 때는 말을 걸지 말고 혼자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그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테니까.

이렇게 몇 십 년을 살을 맞대고 살아도 서로 도저히, 저절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이해가 필요하기보다는 그저 인정해주는 것이 다툼을 줄이고 평화를 찾는 길이다. 결혼은 남과 사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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