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대구카톨릭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김호각 교수】
내 안의 반갑지 않은 돌, 담석증은 세계적으로 흔히 발생되는 질환 중 하나이다. 또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담석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과연 우리 몸에 돌은 왜 생기는 것인지, 또 치료와 예방법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성인 10명 중 1명이 담석증
“이거 시금치잖아? Oh NO~ 난 절대 안 먹을 거야. 시금치 먹으면 몸속에 돌이 생긴다는데, 엄만 그것도 몰라?”
중학생 딸을 둔 주부 윤모 씨(45)는 식탁 앞에서 딸아이에게 핀잔을 들었다. 건강에 대해 부쩍 관심이 많은 딸이, 얼마 전 시금치를 먹으면 돌(담석)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편식 아닌 편식을 하기 때문이다.
정말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담석이 생길까? 도대체 우리 몸에 왜 돌이 생기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담석증은 성인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또 40대 이후의 비만한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흔히 4F라 하여 여성(Female) 중, 40대 이후(Forty)이면서, 비만(Fatty)하거나, 비만하지 않아도 근육이 흐물흐물거리고 늘어진 사람(Flabby)에게서 더 빈번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물론 담석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급성담낭염’은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지만, 이렇듯 담석증은 이미 대중적인(?)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구카톨릭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김호각 교수는 “담석증이란 담낭(쓸개)이나 담도에 결석이 생겨 생성되는 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담즙은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고, 이 담즙의 구성성분이 굳어져 딱딱한 돌이 생기는 것을 담석이라고 하죠. 일반적으로 담낭이나 담관에 생기며, 이 담석에 의해 생기는 것을 담석증이라고 합니다.”라고 덧붙인다.
담석은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인 콜레스테롤 담석은 주로 담낭 내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색소성 담석은 담관 내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90%가 담관 내에서 생기는 색소성 담석이며, 콜레스테롤 담석은 10% 정도이나 서구화된 식생활 변화에 의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복통, 발열, 황달이 나타나면 담석증 의심
몸 속 돌에 대한 두려움은 나날이 커져 가는데,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전조증상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담석증 환자 10명 중 5명은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한다. 물론 그 외의 사람들은 복통, 발열, 구토, 오한, 황달 등의 증상을 겪는다.
<혹시 나도? 자가진단 테스트>
1. 담낭이 있는 윗배(우상복부) 중심으로 극심한 복통을 느낀 적이 있다.
2. 오른쪽 어깨 쪽으로 극심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
3. 분만통에 버금갈 정도의 복통과 함께 열이나 오한이 동반된 적이 있다.
4. 발열과 오한이 올 때 혈압이 떨어진 적이 있다.
5. 상복부 및 명치 부분에 압박감이나 팽만감, 불쾌감 등이 종종 나타난다.
6. 소화불량이나 체기가 있고 간혹 구토가 나기도 한다.
7. 눈 흰자위나 피부 등이 노랗게 되며 황달 증세가 있다.
8. 소변 색깔이 짙어지고 심한 경우 붉게 변하기도 한다.
*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김호각 교수는 “복통이 십 수분 내에 해소될 수도 있지만, 수 시간 혹은 수 일간 간헐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 역시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낮보다는 밤에 많이 발생하며, 기름진 저녁식사 후나 폭음과 폭식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식생활습관도 유의해야 합니다. 만일 40대 이상, 특히 비만한 여성 중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 번쯤 담석증을 의심해보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권고한다.
담관 담석은 즉시 치료해야
증상이 없는 무증상의 담낭 담석은 평생 증상 없이 지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하다가 통증 발생 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담관 담석은 발견 즉시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담낭염이나 담도염, 췌장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겨 우리 몸을 위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담석증은 어떻게 치료할까? 과거에는 외과적 수술요법을 주로 하였지만, 최근에는 수술 없이 내시경적 치료술(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을 많이 한다. 쉽게 말하면 내시경을 이용해 담즙 분비구인 유두괄약근을 전기로 자르고, 바스켓으로 담석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내시경적 치료술은 직경이 큰 2cm 이상의 담석도 기계적 쇄석술로 잘게 부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김호각 교수는 “간혹 환자가 수술이나 내시경적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기타 이유로 인해 수술을 할 수 없을 때도 있죠. 이럴 때에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이나 경구용해요법과 같은 비수술적 방법을 사용하지만, 사실상 치료효과가 낮고 재발률이 높아 권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담석증이 의심될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방법으로는 복부 단순촬영술, 복부 초음파, 복부 전산화단층촬영(복부 CT), 초음파내시경, 자기공명촬영술(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경피경간 담도조영술(PTC) 등이 있다. 이 중 복부 단순촬영술은 진단효과가 그리 크지 않으며, 복부 초음파는 고통이 없고 담낭 담석의 경우 거의 95% 이상 진단 정확도를 보인다. 단, 간 외 담석의 경우에는 장관가스에 의해 초음파 투과율이 떨어지므로 진단율은 이보다 떨어지게 된다.
일단 담석증이 나타났다면 적절한 치료가 기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몸이 돌무덤(?)으로 변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생활자세가 필요하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콩팥이나 요로의 돌과는 달리, 담석증은 식이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담석증 환자의 식이요법은 담석이 있는 담낭이나 담관의 수축을 줄여 통증유발을 방지하고, 담석이 생기는 것은 예방하자는 것이 그 주요 목적임을 상기하자.
엄밀히 말하면 담석증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식이요법이란 없다. 또 식이요법은 주로 콜레스테롤 담석과 관련이 있으며, 색소성 담석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담석증 역시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균형 잡힌 식사가 예방의 첫걸음임을 기억하자.
김호각 교수가 말하는 담석증 환자의 식이요법
1. 식사시간 및 식사량을 미리 정하고 정량을 먹되 굶거나 한 번에 다량을 먹지 않도록 하세요.
2. 유지성 식품, 지방질이 많은 식품을 적당히 제한하되 조리할 때 기름류의 사용을 가급적 피하도록 하세요.
3.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제한하고 증상의 회복에 따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세요.
4. 체중과다나 비만한 환자의 경우 반드시 당질을 제한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세요.
5. 통증유발 요인 중 하나인 변비를 해소하기 위해 식물성 섬유가 많은 식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도록 하세요.
6. 음주나 카페인음료, 탄산음료 및 향신료 등은 가급적 멀리하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