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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생명의 정수기 콩팥 생생~ 활력법

2010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김형규 교수】

【도움말 |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

건강하게 지냈던 직장인 신기철 씨(38세ㆍ서울 강서구)는 갑자기 오른손이 마비되는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뇌경색 판정을 받은 것. 원인은 콩팥병이었다. 콩팥이 망가져 혈액이 응고되며 뇌혈관이 막힌 것이다. 콩팥은 50% 이상이 망가지기 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대부분 환자가 신 씨처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다. 생명의 정수기로 불리는 콩팥. 주먹만 한 크기로, 작지만 날마다 우리 몸 속 200ℓ(대형 정수기물통 10개 분량)의 피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중요한 장기다. 지금부터 콩팥 생생~ 활력법을 알아본다.

기능 떨어뜨리는 주범은 당뇨ㆍ고혈압

콩팥은 우리 몸속의 생명 필터다. 매일매일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콩팥은 우리 몸의 체액 양과 성분을 정밀하게 조정하는 화학공장 역할도 한다. 또 조혈호르몬을 만들고 비타민 D를 활성화하고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호르몬을 만드는 호르몬 공장 역할까지 맡는 중요한 장기다.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 국내 성인 7명 중 1명은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 이 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3%도 되지 않는다.

콩팥을 망가뜨리는 ▶제1주범은 당뇨병이다. 지난 3월 대한신장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꼴로 콩팥에 이상이 생겼다. 또 신장대체요법(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 절반가량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혈액 속 당 성분이 혈액을 딱딱하게 만들어 신장을 구성하는 모세혈관을 파괴한다.

2009년 미국신장데이터시스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뇨병에 의한 말기신부전 환자 비율은 도시국가 성격인 홍콩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매우 높은(44.9%) 실정이다.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는 “콩팥병 환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 인구의 빠른 고령화 현상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한 당뇨병이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한다.

▶제2주범은 고혈압이다. 콩팥병 환자의 25%는 고혈압이 원인이다. 고혈압 역시 모세혈관을 파괴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한다. 고혈압은 신장이 염분조절을 못하게 되면서 더 심해지는 경우까지 있다. 반대로 콩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닭과 달걀처럼 콩팥병과 고혈압은 서로 앞서고 뒤따라가는 관계다. 고혈압으로 망가지는 대표적 기관이 콩팥인데 이것이 망가지면 혈압이 필연적으로 올라간다.

그밖에 감염에 의한 경우, 탈수나 저혈압으로 인해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일어나는 경우, 신장이 독성물질이나 약물로 파괴돼 생기는 경우, 체외로 배출되는 소변이 통로가 막혀서 생기는 경우 등이 있다.

콩팥 생생~ 활력법 3가지

제1원칙… 혈압 관리로 지킨다

콩팥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고혈압. 높아진 혈압은 신장 내 혈압의 변화를 일으켜 사구체를 손상시킨다. 평소에 혈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병에 걸릴 수도, 예방할 수도 있다. 자주 혈압을 측정하고 130/80mmHg 밑으로 혈압을 유지하는 게 좋다.

이태원 교수는 “혈압약 중 ACE 억제제나 ARB는 단백뇨를 줄이고, 콩팥병 진행을 완화시킨다.”면서 “심혈관질환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복용하는 게 좋다.”고 추천한다. 단 복용한 약물은 간장과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김형규 교수는 “항생제, 진통제 등 약물 복용은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약을 잘못 쓰면 신장에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술을 다량 마실 경우 혈압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절주를 권한다. 흡연은 혈관의 변화와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적절히 운동하는 생활 습관이 혈압 유지와 콩팥 활력을 돕는다.

제2원칙… 저단백식으로 지킨다

김형규 교수는 “만성콩팥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 하나는 식사관리”라고 밝히고 “적절하고 중요한 질문”이라며 저단백식과 식사 시 주의사항을 꼼꼼히 지킬 것을 당부한다.

저단백식은 왜 필요할까? 만성콩팥병에 걸리면 여과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은 내보내지 못하고 오히려 단백질이나 적혈구를 소변으로 내보내게 된다. 따라서 노폐물이 계속 쌓이면 중독 증세인 요독증에 걸린다. 저단백 식사는 바로 이 노폐물을 줄이는 적극적인 치료 방법이다.

저단백식사는 체중 1kg당 0.6g 이하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사람이라면 36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이것은 실제 생선이나 고기의 무게로 따지면 80g의 무게에 해당된다.

김형규 교수는 “저단백 식사에서 단백질의 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단백질의 질”이라고 강조한다. 아미노산 중 일부는 콩과 같은 식물성단백에도 들어 있지만 필수아미노산은 우유나 달걀에 풍부하다. 만약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저단백 식사를 권한다면 하루에 생선 한 토막과 우유 한 잔, 달걀 한 개를 권할 수 있다. 이보다 많이 섭취하면 우유와 달걀에 들어있는 인과 콜레스테롤로 해로울 수 있으니 조심한다. 서양 사람에 비해 육류 섭취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의 식습관에서 이것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이태원 교수는 “칠면조, 닭, 쇠고기 등 살코기 위주로 단백질을 섭취하라.”며 “대표적 단백질 식품인 콩은 초기엔 괜찮지만 많이 나빠졌을 땐 많이 먹지 말라.”고 덧붙인다.

더불어 저염식도 중요하다. 염분을 많이 먹으면 체내 혈액량을 증가시켜 고혈압과 부종을 유발한다. 그 결과 신장 내 혈관과 사구체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신장병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 하루 염분 섭취량을 5g으로 제한해야 한다.

그밖에 일반적으로 건강에는 과일과 채소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예외다. 콩팥기능이 좋을 때는 오렌지, 바나나, 토마토 등 칼륨 성분이 많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좋지만,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다르다. 콩팥병 환자는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할 경우 근육쇠약, 부정맥은 물론 심할 경우 심장마비도 유발할 수 있다.

칼륨은 수용성이므로 채소가 물에 닿는 면적이 커질 수 있도록 잘게 썰어 2시간 정도 물에 담가 놓았다가 헹궈 이용한다. 줄기ㆍ껍질 부분에 칼륨이 많으므로 이 부분을 제거한 후 조리한다. 많은 양의 물에 넣고 데쳐낸 후 물에 충분히 헹궈 조리하는 방법도 있다.

또 잡곡밥에 많은 인과 칼슘도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농도의 균형을 맞출 수 없게 돼 가려움증, 관절통,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인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탕이나 꿀 같은 당 섭취를 늘리고 치즈ㆍ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물은 보통 사람이 하루에 0.5~2ℓ까지 마시는데, 콩팥이 나빠지면 1.7~2.4ℓ로 맞춰 마셔야 한다.

제3원칙… 소변검사로 조기검진을~

콩팥은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도 별 증상이 없다. 콩팥병을 5~7년이나 방치해 말기 콩팥병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태원 교수는 “자가 증세가 모호한 경향이 있으니 여기에 의존하지 말고 정기검진을 받아보라.”고 당부한다. 조기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수록 결과는 좋지 않다. 콩팥 기능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말기 콩팥병은 신장투석이나 이식수술 받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콩팥병 검진은 다른 병보다 간단하고 저렴하다. 가까운 병원에서 소변검사로 혈뇨와, 단백뇨를 체크한다. 피검사로 콩팥 기능이 정상인지 떨어져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TIP. 만성콩팥병을 의심해야 할 10가지 증상>

1. 무기력하고 피로감을 쉬 느낀다.

2. 식욕이 떨어진다.

3.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면장애가 있다.

4. 밤에 쥐가 잘 난다.

5. 혈압이 올라간다.

6. 눈 주위가 푸석푸석하고 발목이 붓는다.

7. 붉은 소변을 본다.

8.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9. 자주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본다.

10. 피부가 가렵고 창백하다.

(대한신장학회 제공)

김형규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 위원장, 대한보완통합의학회 이사장, 대한신장학회 회장.

이태원 교수는 경희의대 교육위원장, 국제 IgA 신증 심포지움 사무총장,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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