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최근 물질만능 풍조가 더 강화되면서 인간의 내적 자양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물질이 정서까지도 함락시키려 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누수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발생하고 있다. 연예인 자살사건의 많은 원인이 심각한 우울증이라는 보고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말해주고 있다. 가볍지만 어려운 병인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활습관과 생화학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울증은 우리나라 인구의 20~30% 정도가 평생 한 번 이상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큰 질환이라는 인식이 없는 까닭에 사회적 관심이나 대책도 전무한 상황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병으로서 우울증은 외적 자극, 즉 환경적 요인과 관계없이 개인의 내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한 증상이 발생하며 이러한 이유로 부속 증상, 즉 불면증 등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삶에 있어서 관심과 흥미가 사라지고 입맛이 없어지며 인지와 판단능력이 상실되고 매순간 절망감과 불안감을 느껴 자살충동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20%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우울증과 불면증 극복법 없나?
우울증이 심해지면 불면증이 오기 쉽고 불면증이 지속되면 인체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몸은 날로 쇠약해져 간다. 물론 역사적으로 우울증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인물도 없지 않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슈베르트, 빈센트 반 고흐,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등의 유명인들도 우울증을 겪으면서 삶을 써 내려갔고 그 결과 역사적인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의 경우는 이를 혼자서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또한 자신의 내면을 도와줄 주위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우울증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대부분의 암을 포함한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우울증 역시 근본적인 원인이 밝혀진 것이 없다. 이는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영양적인 요소, 유전적인 요소, 환경적인 요소, 심리적인 요소 등이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가지 밝혀진 구체적인 원인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라는 점이 뇌 과학을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은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은 많아도 문제이며 적어도 문제가 발생한다. 많으면 환각과 기분의 상승, 통증의 억제 효과가 있어 암 환자 등의 통증 완화에 이용되기도 한다. 부족하면 우울증과 불안,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
통상 우울증 환자들을 조사해보면 세로토닌 합성률은 떨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더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로이드제인 코르티솔을 장기간 복용해도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우울증의 원인들을 생활 속에서 제거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먼저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가능하면 조언도 해주는 적절한 대상이 정신과 전문의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를 그리며 이 모든 것이 내 의지에 달렸다고 믿게끔 해준다.
수행자의 자세로 놓고, 버리고, 비우는 연습을 하자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으며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생활요법이다. 그 방법으로는 명상과 뇌 호흡, 봉사활동 등이 있다.
햇볕에 자신을 자주 노출시킨다
햇볕은 우울증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햇볕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럽에서 우울증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집은 가능한 햇볕이 많이 들어오는 쪽으로 정하고 하루 30분 정도 2회 이상 햇볕을 쬐는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햇볕은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합성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감소시킨다.
자연건강밥상으로 바꾼다
뇌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물질이 있다. 우울증과 관련해서 뇌 건강물질이 충분히 공급되면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물질로는 항산화영양소(비타민 CㆍE,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유황화합물 등), 비타민 B군, 오메가-3지방산, 아연, 철분, 엽산, 마그네슘 등이 있다. 밥상을 차릴 식재료로는 현미잡곡, 콩, 청국장, 된장, 들깨, 참기름, 브로콜리, 산마늘, 부추, 시금치, 비트, 무, 파래, 미역, 톳, 굴, 산나물 등이 있다.
채소생즙과 생즙단식, 그리고 커피관장
모든 병은 체내 독소와 연관성이 있다. 혈관이나 신경에 침착된 독소가 만병의 근원이다. 따라서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선행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유기농 채소생즙은 깨끗한 혈액을 유지시켜 주며 체내 축적된 독소를 분해하거나 체외로 배설함으로써 체내 환경을 좋게 만들어 준다.
채소생즙 이외에 일체의 음식물 공급을 차단하면 체내에 축적된 쓰레기 물질을 재활용해서 쓰게 되는데 이때 재활용이 안 되는 물질은 체외로 빠져나오게 된다. 몸속에 독소가 적어지거나 없어지면 신경이나 조직은 충분히 제 기능을 되찾게 되는데, 이 구조는 물질이 정신을 돕는 형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생즙단식을 하는 동안에 커피관장을 병행하는 이유는 간의 해독기능을 상승, 몸속의 독을 해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해소될 수 있다.
멘토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그리고 조언까지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더 좋겠다. 소통은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 그 자체만으로 우울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수많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간다. 외적으로는 명예가 있고 인기가 있으며 부가 있을지라도 내적 풍요가 없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모든 육체의 병이나 마음의 병을 병원에 의존해 치료하기란 매우 어렵다. 병의 근본원인은 스스로에게 있으며,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지 않는 한 완전한 치유란 없다. 세상은 바꿀 수 없다. 내 자신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자꾸만 움켜쥐려고만 하니 우울증이 발생한다. 지금부터라도 버리는 연습을 하라. 물질을 버리고 마음을 얻으면 천하가 내 것이 된다. 오늘 밤은 편안하게 깊은 잠에 빠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