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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툭하면 재발하는 국민병 근질근질~ 무좀 소탕작전 7계명

2012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초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천의대 길병원 피부과 노주영 교수】

봄이 오기 무섭게 연신 기온이 오른다는 일기예보가 들려온다. 이런 일기예보를 듣는 30살 직장인 박 씨의 미간은 찡그려지기 일쑤다. 여름이 가까워졌다는 말만 들으면 발가락 사이가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군인 시절에 생긴 지긋지긋한 무좀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름만 되면 재발해 박 씨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보기도 부끄러워 죽을 맛이다.
매년 여름만 되면 죽지도 않고 또 오는 무좀. 이 지겨운 무좀을 털어버릴 방법은 과연 없는 걸까?

각질 먹고 사는 곰팡이가 원인!

무좀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이나 손발톱, 머리카락에 곰팡이균이 감염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무좀의 정확한 명칭은 백선이며 손발, 얼굴, 몸 등 피부에 둘러싸인 곳이라면 어디든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무좀은 성인 남성에게 흔한 발 무좀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면역력이 떨어져서 발이나 손에 무좀도 더 잘 생긴다. 사실 무좀은 가벼운 접촉으로는 잘 옮지 않는다. 대부분은 무좀에 걸린 사람과 악수를 하거나 발 무좀이 있는 사람과 같은 슬리퍼를 신어도 잘 씻는다면 괜찮다. 그러나 피부에 상처가 났거나 피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옮기 쉽다. 곰팡이균이 잘 번식하는 피부가 축축한 상황이어도 옮을 수 있다.

가천의대 길병원 피부과 노주영 교수는 “어른의 발 무좀이 흔하긴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의 얼굴에 무좀이 생기는 일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한다. 원래 아이는 무좀이 잘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토끼, 개, 기니피그 등 애완동물을 얼굴에 갖다 대고 놀면 곰팡이균이 옮아 무좀이 생길 수 있다. 동물에게 옮은 곰팡이균은 독성이 강해서 치료가 오래 걸리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대체 왜 자꾸 생기나?

‘제발 또 무좀이 아니기를….’ 발 무좀에 시달림 좀 당해 본 사람이라면 발가락이 간지러운 느낌만 들어도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왜 무좀은 병원 치료를 받아도 자꾸 생기는 걸까?

노주영 교수는 “치료가 완전히 되지 않았는데 증상이 좋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했거나 곰팡이균에 재감염이 되어서 무좀이 다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무좀은 단 며칠 만에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다. 심한 무좀이 아니라면 바르는 약을 일주일만 발라도 증상은 좋아진다. 그러나 곰팡이균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곰팡이균이 모두 죽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노주영 교수는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의 벽은 두꺼워서 4~6주 정도는 항진균제를 발라야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만약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습기가 차면 다시 무좀이 생기기 쉽다.

또 손발톱에 생긴 무좀이라면 더욱 공들여서 치료해야 후환을 막을 수 있다. 딱딱한 손발톱 속에 숨은 곰팡이균들은 여간해서는 잘 죽지 않는다. 바르는 약, 먹는 약으로 충분히 치료를 하고, 완치된 것을 확인한 후에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무좀, 빨리 치료해서 후환 없애야!

앞에서 말했듯이 무좀은 피부 속이 아닌 피부 바깥층에 생기는 질환이다. 그래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큰 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치료를 미루기도 한다. 노주영 교수는 “무좀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심해지면 혈관이나 임파선에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렇게 세균에 감염되면 발이 붓고, 빨개지고, 통증이 심하고, 열이 나는 봉와직염이나 임파관염이 생겨 입원까지 해야 할 수도 있다.

무좀의 증상은 부위마다 좀 다르다. 발 무좀은 보통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물집이 생기고, 발바닥의 각질이 벗겨지는 증상을 보인다. 얼굴이나 몸에 생기는 무좀은 경계가 뚜렷한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피부가 벗겨지고, 점차 옆으로 퍼져 나간다.
노주영 교수는 “무좀은 치료하면 완치되는 병이므로 이런 증상이 생기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 무좀?’ 무좀 소탕작전 7계명!

무좀 치료를 잘해도 다시 곰팡이균이 잘 사는 환경을 제공해 준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생활습관을 바꿔 무좀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1 첫째도, 둘째도 ‘뽀송뽀송’이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은 습기가 찬 축축한 환경을 좋아한다. 그래서 통풍이 안 되는 구두, 군화를 신는 사람이 무좀에 잘 걸리는 것이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바로 발을 깨끗하게 씻고 잘 말려야 한다. 많이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좀 귀찮더라도 중간 중간 양말을 갈아 신는 것도 좋다.

2 구두를 바꿔 신는다

발처럼 구두도 통풍할 시간이 필요하다. 종일 신어서 땀이 밴 신발을 다음 날 아침 또 신고 나가는 사람이 많다. 이러면 구두는 마를 시간이 없어 늘 축축한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구두가 충분히 마를 수 있도록 여러 켤레 구두를 바꿔가며 신는 것이 좋다. 바꿔 신을 수 없다면 구두 전용 항균 스프레이 등을 적절히 사용한다.

3 집에선 ‘맨발의 기봉이’가 되자

집에서는 양말을 따로 신지 말고 맨발로 다니자. 잘 빨지 않아 더럽고 축축한 슬리퍼도 과감히 벗어버리자.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실내에서는 슬리퍼를 신는 것도 좋다.

4 잘못된 민간요법은 안~돼~!

노주영 교수는 “발 소독을 한다고 식초나 빙초산에 발을 담가 오히려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많다.”며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식초나 빙초산을 희석한 물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피한다.

5 무좀 걸린 남자, 사타구니도 조심!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접혀서 습기가 잘 차는 부위에도 무좀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여름에 성인 남자에게 잘 생긴다. 여름에는 꽉 조이거나 통풍이 안 되는 바지는 피하고, 항상 사타구니를 시원하고 건조하게 유지한다. 살이 찌면 접히는 부위가 더 넓어지므로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6 스타킹 대신 샌들을!

여성은 여름에 통풍이 안 되는 스타킹은 가능한 신지 않고, 샌들을 신는다.

7 발가락 사이 틈을 확보하자

신체 구조상 세 번째 발가락과 네 번째 발가락이 딱 붙어있는 사람이 많다. 다시 말해 통풍이 잘 안 되는 부위라는 뜻이다. 자꾸 네 번째 발가락에 무좀이 생긴다면 소독한 거즈나 솜을 발가락 사이에 끼워 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주영 교수는 길병원에서 아토피피부염, 건선, 무좀, 여드름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간행위원회 부간사, 대한피부연구학회 간행이사, 인천시 피부과의사회 학술이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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