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연세엘레슈클리닉 강서점 박상준 원장】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습관들 중 하나가 바로 ‘소식’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소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떻게 먹는 것이 적게 먹는 것일까? ‘약간 모자란 듯이’, ‘식사를 마쳤는데 조금 아쉽다 싶을 때’라는 표현들은 애매모호하다. 그렇다고 식사량을 일일이 재보고, 칼로리를 산출할 수도 없는 법이다.
더군다나 참고 참아도 자제하기 힘든 것이 바로 식욕. 좀 적게 먹었다 싶으면 자꾸 눈앞에서 맛있는 음식이 아른거린다. 그렇다면 적게 먹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자~ 이제 위를 내 몸 맞춤 스몰 사이즈로 변화시킬 때다.
배가 불러야만 숟가락을 놓는 당신 그러면 아니되오~
가장 대표적인 소화기관인 위는 평소 자신의 주먹보다 조금 더 큰 정도로 위 내벽은 쪼글쪼글 주름이 잡혀 있다. 하지만 최대로 팽창되었을 때는 약 1500ml 정도의 용량을 담을 수 있다. 사람마다 용량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고, 배부름의 기준도 다르다.
한국인 성인 1일 섭취 칼로리 권장량은 성인의 경우 남자가 2500kcal, 여자는 2000kcal 정도로 한 끼 당 700~800kcal가 필요한 셈이다. 밥 한 공기가 약 300kcal인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많은 양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방은 다른 재료들을 굽거나 무칠 때 들어간 기름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끼니마다 다양한 반찬과 함께 육류 섭취를 하고, 식사 외에도 다양한 간식거리를 먹는다. 평소 과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국인 성인 1일 섭취 칼로리 권장량은 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배가 불러야만 숟가락을 놓는 사람이라면 표준 권장량을 훌쩍 뛰어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배부름’을 몸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머리로 생각해 자신의 양을 조절하고, 몸에 필요한 만큼 음식을 먹었다면 숟가락을 놓을 줄 알아야 되는 것이다.
연세엘레슈클리닉 강서점 박상준 원장은 “의식적으로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움직이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자신의 몸을 건강하고 가볍게 해주는 소식이 대세”라고 말한다.
적정량의 식사에 익숙해져라
소식 역시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박상준 원장은 “먼저 자신의 식사량부터 파악하라.”고 말한다. 소식을 시작하면서 먹는 양을 줄이면 얼마나 적게 먹는 것이 나에게 적절한 식사량인지 알기가 어렵거니와, 너무 적게 먹은 경우 식사 사이에 간식을 먹게 되어 식사로 한 소식이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본인의 식사량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식후 1시간 후 배부름 정도 평가하기’다. 이 방법은 식사 후 1시간에 자신이 얼마나 배가 부르고 배가 고픈지의 느낌을 1~10 사이의 숫자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원래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의사와 소통하기 위해 숫자로 표현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변형시킨 것으로 자신이 얼마나 먹을지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배부름 스케일은 다음과 같다.
1점 : 배가 고파 죽겠다. 두통, 어지러움 같은 신체적 증상이 생기는 정도로 신체 활동이 불가능하고 누워만 있게 된다.
2점 : 배가 매우 고프다. 다른 일에 집중하기 힘들고 매우 예민해진 상태다.
3점 : 무언가 먹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뱃속이 비어 있는 느낌이다.
4점 : 배가 약간 고프다. 음식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정도다.
5점 : 배가 고프지도 부르지도 않은 느낌이다.
6점 : 배가 약간 부르다. 만족을 느끼는 정도다.
7점 : 배가 부르다. 몸은 그만 먹으라고 말하는데 입에서는 더 먹기를 원하는 상태다.
8점 : 음식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 아직까지 입에서는 맛있다고 느껴진다.
9점 : 배가 너무 부르다. 배부름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누워 있고 싶다고 느끼는 단계. 하루 종일 굶어도 될 것 같다고 느끼는 정도다.
10점 : 배가 불러 죽겠다. 과식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 느끼는 정도. 음식이 보기도 싫은 상태이며, 명절에 배가 터질 정도로 먹고 나서 느끼는 기분이다.
이렇게 10단계로 나눈 뒤, 식사를 마치고 한 시간이 지난 후에 5~6점 정도의 느낌을 유지하도록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정도가 바로 본인에게 맞는 소식 식사량인 셈이다. 이는 평균적으로 기존에 먹었던 양의 약 70~80%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지만 이렇게 줄인 식사량이 못내 아쉽고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 오히려 과식이나 폭식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렇다면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나의 쓸데없는 식욕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식사 전 물 한 잔~
‘배부름’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지만 그 중 중요한 것이 바로 ‘부피’다. 즉 어느 정도 위에 음식물이 차야 배가 부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박상준 원장은 “식사 전 물 한 잔”을 권한다. 식사 약 1시간 전 물 한 잔으로 위의 부피를 채워 소식으로 인해 생기는 배고픔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것이다. 물론 평소에도 조금씩 자주, 하루에 물 1.5~2리터를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채소와 순수 고단백 식품 위주로~
전체 섭취량을 줄이면 초반에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점이 바로 ‘배고픔’이다. 먹는 음식의 부피가 줄어드니 자주 배가 고픈 것은 당연하다. 이럴 때는 포만감을 상승시킬 수 있는 푸른잎 채소와 순수 고단백 음식들을 먹어보자.
박상준 원장은 “푸른잎 채소의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사람에게는 없다.”면서 “때문에 채소의 영양소가 칼로리로 전환되어 사람에게 흡수되는 것은 극히 낮은 반면 포만감을 주고, 풍부한 섬유질은 장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순수 단백질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칼로리와 높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소식 실천에 도움이 된다. 박상준 원장은 콩과 두부, 붉은 살코기나 흰살 생선, 그리고 해산물을 추천한다.
짜거나 매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서~
자극적인 음식은 위에 자극을 줌과 동시에 식욕을 자극한다. 많은 사람들이 ‘간간하다.’를 ‘맛있다.’라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따라서 달고, 맵고, 짠 음식보다는 싱겁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들을 먹는 것이 소식에 도움이 된다.
천천히 즐겁게 음미하면서~
우리가 배부름을 느끼기 위해서는 음식물이 위에 들어간 후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위에 음식물이 채워지면 위에서 분비되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뇌의 포만중추에 자극을 주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사를 빨리 할 경우 예상했던 양보다 더 먹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도 더 많이 불러온다.
박상준 원장은 “식사는 천천히 할 것”을 권한다. 그 방법으로는 ‘숟가락보다는 젓가락 사용하기’, ‘지인들과 천천히 즐겁게 대화하며 먹기’, ‘충분히 꼭꼭 씹어 먹기’, ‘말아 먹거나 비벼먹지 않기’ 등이 있다.
박상준 원장은 몸짱의사로 알려진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피트니스월드’블로그 주인장이며, 사단법인 대한피지컬트레이너협회 교육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몸짱의사의 성형다이어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