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최원영 기자】
【도움말 | 머니앤리치스 박종기 대표】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재테크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돈을 불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종잣돈을 모아야 하는데 이 종잣돈 모으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아마도 재테크 중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아닐까 싶다. <젊은 부자>의 저자이자 머니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머니앤리치스 박종기 대표는 “대부분의 재테크 상식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고소득자나 자산가를 위한 것이며, 보통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때문일까? 그가 말하는 5년간 종잣돈 1억 모으는 방법은 다른 재테크 전문가의 현란한 상품소개와는 간극이 있다. 일반적으로 종잣돈 모으는 방법에 대해 이자를 더 받기 위해서 고금리 상품을 찾거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분산투자를 하거나 아니면 세금을 줄이기 위해 비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등의 방법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통장을 나누지 말고 한 곳에 몰고 시중에 있는 일반은행에서 적금을 들라고 조언한다. 직접 5년 동안 1억을 모은 경험을 이야기 해주는 가장 현실적인 종잣돈 1억 모으기…그 비법을 전수받아보자.
5년 동안 1억…비법은 뭐였을까?
1. 종잣돈 통장을 나누지 말고 한 곳에 넣어라
5년 동안 1억을 모은 박종기 대표가 비법으로 소개하는 첫 번째 시크릿은 “여러 통장에 돈을 쪼개지 말고 통장 하나에 몰아서 저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통장을 쪼개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분산투자가 기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통장을 한 곳에 넣으라고 하는 걸까? 박종기 대표는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야 돈이 모인다.”고 말한다.
대부분 돈을 모으는 경로를 보면 은행적금과 증권사의 적립식 펀드, 그리고 보험사의 장기비과세 저축에 나눠서 돈을 모으는 편이다. 그런데 만약 펀드에 마이너스 손실이 지속적으로 생긴다면 중도에 깨려고 하고, 장기 비과세 저축의 경우 보통 7년 이상은 넣어야 원금 이상이 되기 때문에 그 기간까지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를 하면서 실패를 하게 된다.
펀드의 경우 수익이 났을 때 해지를 하면 좋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원금 손실에 수수료까지 물어야 하니 손실액이 커진다. 물론 비과세 장기저축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보다 더 무서운 일은 바로 꼭 돈 쓸 일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적금을 중도에 깨면 생각지도 않게 돈 쓸 일이 귀신같이 생긴다.
결국 그동안 모아둔 돈을 다 써버리게 되면서 종잣돈은 처음부터 다시 모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런 반면 종잣돈 통장을 한 곳에 모은다면 ▶소위 돈이 불어나는 ‘돈맛’을 볼 수 있어서 더 모으고 싶은 욕심과 동기부여가 된다. ▶ 관리하기도 쉬워 종잣돈을 모으는 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여러 상품을 운용하면서 생기는 마이너스 손실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진다. ▶ 종잣돈의 목적을 분명히 정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5년에 1억 모으려면 매달 150만원씩 저금하라
박종기 대표는 자신에게 금융상담을 해오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150만 원짜리 적금통장을 만들어 오라고 말한다.”고 한다.
150만 원씩 1년 만기 적금에 가입하면 1년 후 4%가 적용되어 약 1830만 원을 받을 수게 된다. 이 금액을 고스란히 은행예금에 넣고, 또다시 1년 만기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만기가 될 때까지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이자는 복리식으로 쌓이게 되어 5년이 지나면 약 9890만 원 정도 모이게 되고 보너스로 받은 돈을 한두 번만 넣어도 1억 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복리란 이자에 이자가 더해지는 계산이다. 박종기 대표는“시중에 판매되는 복리상품은 과다한 수수료로 인해서 30년 정도는 저축을 해야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1년 만기가 된 상품을 그대로 1년 만기 예금에 넣어두는 식으로 저축을 한다면 자신이 직접 복리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복잡하고 귀찮을 것이라 생각되겠지만 일 년에 한 번, 은행에 들리면 해결되는 문제다. 만기가 되는 날을 모두 같게 만들고, 은행에 가서 만기가 된 상품은 예금으로 넣어두고, 신규로 1년 만기 적금에 가입을 하면 끝이다.
적금을 들 때는 자유적금을 드는 것이 좋다. 비록 3년이나 5년 만기 상품에 비해서는 금리가 낮기는 하지만 자유납입이다 보니 보너스나 상여금, 또는 회식 이후에 받았던 택시비까지 돈이 생길 때마다 추가로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3. 금리에 연연해 말고 다니던 은행을 이용해라
얼마 전에 한 신혼부부가 박종기 대표를 찾아와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1%나 더 주는 금융기관에 1년 만기 적금을 들었다.”며 자랑을 하더란다.
그런데 금융기관이 수원 인근의 외곽에 있어서 부인은 월차휴가를 내고 교통비를 써가며 가입을 했고, 오는 길엔 배고파서 밥도 한 그릇 사먹었다고 한다.
이 신혼부부의 이야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는 게 박종기 대표의 말이다.
간단한 숫자공부를 해보자. 매달 30만 원씩 적금을 할 때 1%의 금리를 더 받는다고 하면 이것저것 세금을 떼고 5600원 정도를 이자로 더 받는 셈이다. 그런데 이 이자를 받기 위해 교통비, 식대를 지출했다. 그것도 이자보다 더 많은 비용을. 결국 이자보다 교통비, 식대를 비롯한 비용이 더 든 셈이다.
여기서 돈 모으는 세 번째 원칙이 있다. 바로 금리에 신경 쓰지 말고 평소에 다니던 가까운 금융기관을 가라는 것이다.
대부분 0.1%의 금리라도 더 받기 위해서 재테크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고, 금융기관을 찾는데 이 조언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종기 대표는 “금리라는 것은 현금 3억 이상의 돈을 예금하거나 매달 수백만 원의 돈을 적금한다면 세제혜택이나 0.1%의 이자도 중요한 고려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이하의 돈은 별로 차이가 나질 않기 때문에 가까운 곳을 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자가 높은 곳은 제 2금융권이거나 지방의 금융기관이다. 결국 위험도와 비용을 따져본다면 좋은 선택이 아닌 셈이다.
매달 150만 원 저금은 어떻게?
이쯤 되면 ‘나도 1억을 모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 가지! ‘매달 150만 원을 어떻게 저금하나?’하는 현실적인 걱정이 앞선다. 이런 걱정에 박종기 대표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말한다. “소득을 늘리든가, 지출을 줄이든가.”
뭔가 맥은 빠지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박종기 대표는“우리 인생에서 돈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30년으로 그리 길지 않다.”며 “돈은 쓰는 맛이 아닌 모으는 맛에 더 재미를 두라.”고 말한다.
쓸 돈 다 쓰고 저축을 한다면 3억 원짜리 집을 사는 데는 50년, 자동차는 10년, 그리고 노후준비에는 40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선택은 내가 하자.
박종기 대표는 현재 머니앤리치스 대표로 재정설계와 재테크 노하우를 컨설팅하고 있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은행, 보험, 증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삼성전자, KBS, 서울시, 삼성경제연구소를 비롯한 기업체 및 공공기관, 대학교 등에서 강의 중이다. 저서는 <부자통장> <부자탄생> <젊은부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