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비타민제를 향한 온 국민의 사랑이 뜨겁다. 약국뿐 아니라 백화점, 마트 할 것 없이 어딜 가든 쉽게 살 수 있다. 최근에는 가장 만만한 선물 아이템이 비타민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쁜 국민 영양제로 손꼽힌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과연 무작정 비타민을 먹어도 문제없는 것일까? 몸에 좋은 거니까 온 가족이 한 가지 비타민제를 나눠 먹어도 되는 것일까? 비타민제는 차고 넘쳐도 어떻게 먹어야 제대로 먹는 건지 알려주는 정보는 한참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으로부터 비타민제 제대로 고르는 방법을 들어본다.
비타민 부족한 현대인, 비타민제가 답!
많은 사람이 어제도, 오늘도 비타민제를 약 먹듯이 챙겨 먹는다. 건강을 좀 챙긴다고 하는 사람들은 비타민 섭취에 필요하다며 채소와 과일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이렇게 비타민 섭취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비타민을 필요한 만큼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음식으로 먹으면 되지 왜 많은 전문가는 굳이 비타민제를 권하는 걸까??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제가 필요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 몸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비타민을 음식으로 먹기 쉽지 않다. 쉬운 예로 미국암협회와 성인병협회는 하루에 5가지 과일과 채소를 5번 이상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국내 의사들도 하루 세 끼를 꼭 먹고 가능한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바쁜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꼬박꼬박 먹을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식품 자체의 영양 성분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농약과 비료 등의 사용으로 땅은 점점 영양가 좋은 농산물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주로 제철 식품보다 영양이 떨어지는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채소와 과일을 먹고 있다.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은 자동차의 윤활유와 같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부족해도 별 이상을 못 느끼지만 부족한 채로 시간이 오래 지나면 면역력이 확연히 떨어지게 된다. 탈모, 골다공증, 관절염 등으로 시달릴 수 있으며 심하면 암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평소에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비타민제 선택 시 ?‘생활습관, 나이, 성별’ 고려
그럼 비타민제를 살 때는 어떤 점을 생각해야 할까? 이승남 원장은 “우선 생활습관, 건강상태, 나이, 성별 등에 맞춰서 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상황에서 부족하기 쉽고 필요한 비타민을 골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 10대라면 성장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 칼슘, DHA 등을 권장한다.
● 피로에 지친 20대라면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 C를 먹는 것을 권장한다.
● 출산을 하고 노화가 시작되는 30대 여성이라면 비타민 B와 C, 항산화제를 먹는다.
● 심한 스트레스와 회식 자리가 잦은 30대 남성은 비타민 B, C와 더불어 간 해독에 좋은 밀크씨슬을 함께 먹으면 좋다.
● 40대 남녀는 30대에 먹는 것을 유지하되 항산화 기능이 풍부한 비타민 E를 추가한다.
● 50대 여성은 갱년기가 시작되는 시기로 골밀도와 항산화 능력이 떨어지므로 이소플라본과 항산화제를 챙겨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50대 남성의 경우 노화와 전립샘 질환을 대비해 항산화제와 소팔메토를 권한다.
이승남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능력이 떨어지므로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뿐 아니라 리코펜, 코큐텐 등을 같이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엽산이 부족하면 기형아 출산과 조산을 유발하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3개월 전부터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도 과유불급, 지용성 비타민 각별 조심!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도 많이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충고한다. 문제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 C 등은 많이 먹어도 바로 배설이 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 그러나 지용성 비타민은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으면 그대로 쌓이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비타민 D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뼈 건강이 악화되고 신장결석 등 몸에 돌이 생길 수 있다. 비타민 E가 지나치면 상처가 나도 지혈이 안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에는 되도록 적은 양을 먹고,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편 이승남 원장은 “약국이나 슈퍼 등에서 파는 알록달록한 어린이용 비타민제는 먹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비타민은 적고 당이 많이 들어 있어서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질병이 없다면 초등학교 4~5학년 이전 어린이는 채소와 과일로 필요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제 같은 영양제는 그 이후부터 챙겨 먹어도 괜찮다.
같은 양으로 효과 쑥쑥~높이려면?
1. 식사하고 바로 먹는다.
이때 먹으면 비타민은 배고플 때보다 흡수가 더 잘된다. 이승남 원장은 “특히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는 식사 중에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비타민 B는 우리가 먹은 음식이 에너지원으로 바뀌는 과정에 관여한다. 따라서 먹은 음식이 없으면 그냥 배출되기 쉽다. 비타민 C는 음식이 소화될 때 생기는 활성산소를 무력화 한다. 또한 짜거나 탄 음식을 먹었을 때 위 점막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밥 먹을 때 같이 먹으면 더욱 좋다.??
2. 자신에게 맞는 비타민제를 선택하라.
비타민제를 고를 때는 지인에게 추천을 받거나 또래가 먹는 비타민제를 그대로 따라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많은 종류의 비타민제를 먹고 있어도 정작 필요한 비타민은 부족하게 먹고 있을 수 있다.
또한 몸 상태에 맞는 비타민을 먹고 있지만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비타민제를 선택할 때는 정확하지 않는 정보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에 맞게 전문가와 상의해 그 종류와 양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비타민은 술, 담배와 함께 먹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20mg 이상의 비타민 C가 파괴된다. 5개비만 피워도 최소 100mg 이상의 아까운 비타민 C가 파괴되는 셈이다. 술도 마찬가지다. 술을 마시면 비타민 B, C가 파괴된다. 뿐만 아니라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C가 소모되기도 한다.
4.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이승남 원장은 “인스턴트식품이나 가공식품은 대부분 짜고 달다.”며 “단순당은 몸속의 비타민 B군을 소모시켜서 쉽게 피곤하게 만들고, 나트륨은 칼륨을 내보낸다.”고 충고한다.
5. 천연인지 합성인지 따지지 말고, 좋은 원료로 만들었는지 따져라.
최근 천연 비타민을 앞세운 비타민제 마케팅이 한창이다. 그러나 천연 비타민이든 합성 비타민이든 몸에서는 똑같이 작용한다. 단, 지용성 비타민일 경우 천연 비타민이 합성 비타민보다 흡수가 빠르다.? 비타민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원료가 좋은지를 따져야 좋은 비타민을 고를 수 있다.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제는 치료약이 아닌 예방약”이라며, “꾸준히 먹으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