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김재영 교수】
당뇨병이 심해지면 발로 내려가는 혈관이 막혀 발가락 끝부터 서서히 썩어간다. 현재 당뇨합병증으로 결국 다리를 절단한 환자만 해도 약 9만 명 정도로 그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절단을 하지 않아도 발과 다리를 살릴 수 있는 인공혈관치료법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환자의 새 희망, 인공혈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심각한 당뇨병성 족부질환
당뇨병성 족부질환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감염과 혈액순환장애, 발의 변형이다. 감염이 발생하거나 혈액의 순환이 막히게 되면 발이 썩어 들어가게 되는데 그 정도가 심하면 상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발을 절단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발의 재건은 발 일부에 발생한 상처 부위를 잘라내게 되면 발 모양이나 기능상에 문제가 있으므로 신체의 다른 부위를 떼어다가 이식수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재건 역시 치료 후 보행과 직결되는 문제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김재영 교수는 “상처의 감염과 혈액순환장애, 발의 변형은 별도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 시 이 3가지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치료능력을 필요로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국내 당뇨환자들의 당뇨발 절단율이 높았던 이유는 당뇨발의 치료를 전담하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피부에 괴사가 온 경우에는 성형외과에서 상처 재건수술을, 감염문제가 있으면 혈관외과에서 감염조절을 하는 등 환자의 증상별로 내과, 성형, 정형, 일반외과 등에서 개별 치료를 하다보니 종합적인 진단과 적절한 시술이 필요한 당뇨발 치료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맞춤치료 해야 효과
최근 이러한 기존 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각 과별로 진행이 됐던 치료들을 족부클리닉으로 일원화하는 새로운 맞춤치료가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즉 감염치료, 혈액순환장애 개선, 상처재건술 등 당뇨발 치료에 필요한 모든 치료기술을 족부클리닉에서 실시함으로써 환자를 처음부터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필요한 치료를 적시에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 절단율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라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김재영 교수팀은 당뇨발 치료를 위해 족부클리닉을 방문한 환자들을 상태에 따라 필요한 치료들을 달리 시행하고 서서히 회복을 시켜 마지막 4단계 치료로 마무리하는 방법을 시행했다. 이렇게 새롭게 개발된 당뇨발 치료 시스템을 당뇨발 환자에 접목시켜 2005년 한 해 동안 293명의 당뇨발 환자를 치료한 결과, 단 1%에 해당하는 3명의 환자만이 절단수술을 받는 놀라운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이는 시스템 도입 전 당뇨발 절단율이 8%(전체 224명 중 18명 절단)에 달했던 2004년 실적은 물론 전체 10?20% 정도로 알려진 국내 절단율과 비교해도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혈관치료, 절단율 크게 낮춰 관심
당뇨환자의 발은 대부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감염이 일어났을 경우 치료약의 투약이 불가능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혈액순환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당뇨환자의 혈액순환 문제는 일반적인 동맥경화증 환자와는 다르게 막히는 부위가 주로 무릎을 중심으로 한 위, 아래 부위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발의 괴사를 막기 위해서는 혈관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이때 무릎 위쪽은 인공혈관을 이식하고 아래쪽은 자신의 정맥을 이용해 혈관 재건술을 해야 하는데, 최근 새로운 인공혈관치료법이 나와 당뇨발 절단율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새로운 인공혈관치료법은 발로 가는 주요혈관 3개 가운데 1개를 인공혈관으로 연결해 발끝까지 다시 피가 흐르도록 해주어 발의 괴사를 막아준다. 최근 이러한 혈관 재건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혈관치료는 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발 절단 공포를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감염부분의 치료를 한꺼번에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과 더불어 혈관ㆍ미세 수술법의 발달로 당뇨발 절단율은 점차 감소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시스템
·1단계 : 전신 감염의 치료 –전신감염이나 화농성 상처를 가진 발에 치료를 실시한다.
·2단계 : 혈행장애 개선 –감염치료 완료 후 혈관치료로 혈액순환장애를 개선한다.
·3단계 : 국소감염 치료 및 상처 상태 완화 – 부분적인 감염 치료 및 상처 치료를 실시한다.
·4단계: 상처 치유 및 발 재건술 – 괴사 등으로 없어진 피부조직을 이식수술 등으로 살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