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도움말 | 이대 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화 교수】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하십니까? 붉은 물결의 함성은 오래도록 밤하늘에 울려 퍼졌고 온 국민이 하나 된 순간이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신화를 이룰 수 있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돌아왔다. 하지만 독일과의 시차로 인해서 국민들은 월드컵 기간 내내 늦은 밤이나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지켜봐야 하며, 올해는 유난히 무더위가 심해 심야시간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 2006년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자.
생체리듬 깨져 수면장애 발생
기다리고 기다렸던 ‘2006년 독일월드컵’이 6월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0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독일은 한국과 7시간의 시차가 있어 독일이 오후 6시면 우리는 새벽 1시가 된다. 따라서 독일 현지에서 오후 5시 이후에 열리는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밤 12시 후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 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월드컵 기간 내내 늦은 밤이나 새벽까지 밤잠을 설쳐야 하기 때문에 생활리듬이 깨져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이대 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화 교수에 따르면 “새벽시간에 경기가 있을 예정이므로 잠을 설치게 되어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팀이 경기하는 날은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경기하는 시간에 일어나 관람하거나 혹은 수면시간이 짧아져 낮에 졸리면 점심 휴식시간에 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라고 조언한다.
우리 몸은 생체시계와 같아 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치 않으면 수면장애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해 가급적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상화 교수는 “혹시 그 전날 새벽에 한국팀 경기를 시청하느라 후유증으로 잠이 오지 않으면 우유 한 잔과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거나 샤워를 하면 적당한 피로감과 근육이완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려서 도움이 됩니다.” 라고 귀띔한다.
심장마비 각별 조심!
긴장감이 넘치는 월드컵 경기 때는 심장마비로 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므로 이번 월드컵 기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고혈압이나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 성대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성대 손상의 대표적인 증상은 쉰 목소리, 성대 피로, 거칠고 센 목소리 등으로 호흡조절이 중요하며 물을 되도록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이상화 교수는 “나쁜 자세로 장시간 시청하거나 흥분해서 땅을 치거나 지나치게 긴장해서 나타나는 근육 뭉침은 목과 허리의 관절염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스트레칭이나 생활요법을 통해 예방해야 합니다.” 라고 덧붙인다.
이외에도 야외 응원 시 소변을 참으면 방광염이나 요실금의 악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해서 과호흡증후군, 지나친 흥분 상태로 불면증, 과식·과음으로 인한 체중증가가 일어난다.
평상시 소량의 술은 적당한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경기를 보면서 마시는 술은 안 된다.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에서의 과음·흡연은 심장에 부담을 주며 뇌졸중 등 과거 혈관 질환을 앓았던 사람이라면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가 가슴에 통증이 오거나 두통,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 일단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이나 소방서의 비상 연락처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승부보다는 즐기는 여유가 필요
이상화 교수는 “승부를 초월해 이젠 축구를 즐기는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심호흡을 하거나 물을 자주 마시며 가능하면 몸을 움직이면서 관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조용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보다는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관람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월드컵이 끝나면 이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정신적으로 공허한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술자리 대신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좋습니다.” 라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규칙적인 생활과 수면 습관을 갖도록 하며 걷기나 조깅, 등산 등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적절하게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주의 응원도 내 몸이 좋아하게 하자!
1. 적당한 호흡조절 없이 응원하는 것보다는 숨을 크게 들이쉰 상태에서 소리내는 것이 좋아요.
2. 목이 쉰 상태에서 응원하는 것은 피하세요.
3. 감기, 알레르기성, 감염 질환에 걸렸을 때 응원하지 마세요.
4. 목소리를 가다듬기 위해 목에 지나친 자극을 주지 마세요.
5. 비정상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외치지 마세요.
6. 흡연, 과음하면서 소리 지르지 마세요.
7. 너무 과격한 몸놀림과 동시에 고래고래 소리치는 것은 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