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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국민이 뿔났다! 국민건강 외면한 광우병 유감

2008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생기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서울대 의대 의생명정보학교실 홍승권 교수】

머슴으로서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정부. 하지만 쇠고기 수입협상이 타결되면서 주객이 전도됐다. 어디에도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려는 마음은 없어 보인다.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기본이 되는 국민건강을 외면한 정부의 쇠고기 협상은 치사율 100%인 광우병을 돈 주고 수입하려는 것과 같다. 이런 정부에게 유감을 표하며 인간 광우병의 위험에 대해 알아본다.

4월 18일 대통령은 웃었지만 국민은 분노했다. 왜, 왜 그랬을까?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먹게 생겼는데, 왜 그랬을까? 먹기 싫으면 안 사먹으면 그만이라고? 정말 그럴까?

미국과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면서 앞으로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가 무차별적으로 들어올 태세다. 정부의 발상처럼 단순하게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고, 먹을 사람만 먹으면 그만’이라는 개인 기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또 경제 좋아하는 대통령과 정부 고위관료의 경제논리로도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왜? 바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생명줄을 돈 주고 살 수 있는가? 가장 기본적인 것을 무시한 정부의 이번 쇠고기 협상의 그 황당한 결과에, 또 정부의 뻔뻔스러움에 국민들이 뿔났다.

미국산 쇠고기,안전하다는 그 새빨간 거짓말

정부의 쇠고기협상 타결 이후 재협상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연일 전국에서 열렸다.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이번 쇠고기 협상의 문제는 국민 건강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선진국인 미국의 철저한 검역체계에 의해 미국 소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혹세무민했다. 당초 협상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우병 및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해도 한국은 즉시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OIE(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에 따라 미국이 ‘광우병위험통제국’의 지위를 잃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유통시켜야 한다.

또 뇌와 척수 등 광우병 발생 위험도가 높은 부위(SRM) 및 광우병 발생 위험이 높은 30개월 이상 연령의 미국 소가 식탁 위에 버젓이 올라올 수 있도록 하는 등등 쇠고기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 정부가 그토록 침이 마르게 자랑하던 미국 검역체계의 허술함과 문제점이 미국 내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국민 건강을 외면했다는 불같은 국민 여론에 등 떠밀린 정부는 미국과 일부 규정에 대해 추가협상을 벌였지만 국민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또 한 번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따라서 정당한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국민들의 철통같은 감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인간광우병, 왜 무서운 질병인가?

광우병은 소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진행성 신경질환으로서 ‘변형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전파된다. 1985년 영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유럽,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일본에서 발생했으며 주로 30개월 이상인 소에게서 발생한다.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을 포괄하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중에 ‘변종(Variant)’이라는 단어를 붙인 인간광우병(VCJD)은 뇌에 구멍이 스펀지처럼 숭숭 뚫려 결국은 전신 마비로 100%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초식 동물에게 고기 사료(동물성 사료)를 먹여서 생기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의 원인 물질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은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원인체조차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으며 예방약이나 치료약이 전무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서 생명을 연장하거나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한 번 걸리면 속수무책,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평균 잠복기간 10년, 치사율 100%인 인간광우병에 걸리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변화를 보이고 관절에 통증을 느끼다가 후기가 되면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고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인간광우병은 특히 광우병 위험물질(SRM)에 의해 전염되므로 살코기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살코기 등을 통해서도 전염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 의생명정보학교실 홍승권 교수는 “사람이나 환경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그 인과관계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사전 예방원칙’에 따라 쇠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만약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착륙하게 될 경우,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최근 원산지를 속여서 팔아온 업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보여주듯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은 희박하다.

여기에 쇠고기를 35가지로 분류해 요리를 해먹는 미국, 영국 등 서구 국가와 달리 SRM을 포함한 120여 부분을 굽고, 찌고, 삶고, 우려내어 등골까지 빼 먹는 우리의 식문화를 감안하면 한국인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노출은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광우병 때문에 수백 수십 년 이어져 온 음식문화를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것은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또, 인간광우병은 쇠고기를 안 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혈액 수혈, 또는 라면 스프, 화장품, 의약품 등 쇠고기를 원료로 하는 많은 제품들의 사용문제도 있다. 소 유래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사용한다고 해서 바로 광우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광우병으로부터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홍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의약품, 화장품, 의약외품, 의료용구를 통한 인간광우병 전염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EU 지역산 소의 창자, 양, 염소의 비장 등 전염 위험성이 높은 장기부위(특정위험물질)를 사용한 의약품 등의 수입을 잠정 중단키로 하는 등 인간광우병 관련 의약품 등에 대한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현재 영국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은 헌혈이 금지된 상태”라고 한다. 한편, 미국에서는 영국 거주 경험자뿐 아니라 조금 더 금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에게 바란다

홍승권 교수는 “일본·중국·대만 등 주요 쇠고기 수입국 중 어느 곳도 아직 연령제한을 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CJD에 대해 국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관리하느냐에 따라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담보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라고 강조한다.

2005년 미국 정부가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입법 예고한 <동물성 사료 규제 강화>안이 당시 미 축산업계의 반발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미 정부의 정책은 점점 거꾸로 가고 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은 2005년보다 완화된 동물성 사료 규제 기준을 공포한 바 있다.

홍 교수는 “하루 빨리 미국 내 동물성 사료 사용에 대한 올바른 조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외교와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은 과연 민의를 수렴하고 있는가? 정치인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민주주의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한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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