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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암과 병은 피곤한 사람을 따라 다닌다

2008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생기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경상도에 사는 P씨는 지난 번 지방의원 선거에서 군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어릴 때 백부님을 따라 함경도에서 월남하여, 지금까지 경상도에서 오십 년을 살아왔다. 처음에 우산도 고치고 자전거도 고치고 소달구지도 끌고 행상도 하여 말로 다할 수 없는 온갖 고생을 해 오다가 최근에는 리어카공장으로 성공하여 지방유지가 되었다.

군의원 당선 이후 그 다음날부터 오른쪽 옆구리가 아프더니 언제부터인지 항상 피곤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줄곧 억척스럽게 살아오면서 여기저기가 아프기도 했지만 절대 병원에 가는 일 없이 악착스럽게 살아왔었다. 상처가 나면 고약을 붙이고, 감기가 들면 쌍화탕 먹고 땀 빼고, 기운이 없으면 영양제 먹고, 머리가 아프면 두통약 먹고…. 그러다가 요새는 여기저기가 다 아프고 너무나 피곤한데, 그것이 혈액순환 장애 때문인 것 같았다. TV에서 광고하는 좋다는 혈액순환 개선제를 두어 가지 사서 열심히 먹었다. 좀 덜한 것 같더니만 얼마 후 또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차에 가까운 친구가 암 선고를 받고 이내 죽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도 암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어 남들처럼 검사도 받고 CT와 MRI도 해보았지만 특별한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 후 P의원은 수많은 약물과 좋다는 요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피곤증은 점점 더해만 가고 손발이 저리고 어깨가 쑤시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온몸의 영양분이 다 부족한 듯하여 혈액 정밀검진을 받게 되었다.

검사 결과 그의 병명은 줄잡아 십여 가지가 넘었다. 그렇게까지 되었는데 어찌 살아왔는지 의심이 날 정도였다. 그는 매우 오랫동안 심한 탈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 부작용으로 오장육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늘 피곤할 수밖에 없었고, 그 후유증으로 면역기능이 틀어져서 악성 임파종의 원인이 되어 있었다.

큰 병도 아닌 탈수증 같은 것이 초기에 일찍 진단되어 곧 치료에 들어갔더라면 그런 암까지는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탈수증도 혈액순환 장애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뇨병이든 고혈압이든 또는 지방간, 관절염, 갑상선질환, 성기능 감퇴 손발 저림, 시력장애, 기억력 저하, 두통 그리고 암이든, 그 무슨 병인들 혈액순환 장애라고 진단 못 내릴 병이 세상에 어디 따로 있겠는가!

사실 피곤증이나 성인병이라는 것은 인체 성분의 과부족 현상, 즉 필요한 성분이 부족되었거나, 불필요한 것들이 누적되어 발생되는 현상이므로 CT와 같은 거시적 검사법보다는 혈액 정밀분석과 같은 미시적 검진을 통하여 그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그것이 교정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저 피로회복제나 간장약, 보약, 혈액순환 개선제 같은 것을 쓴다고 해서 그 원인 질환이 어떻게 없어질 수 있겠는가! 암癌과 병病은 피곤한 사람을 늘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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