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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현의 행복테라피] 순간순간 울컥! 툭하면 화! 내 감정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감정 조절법 4단계

2017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휴식호 98p

【건강다이제스트 | 브레인트레이닝 상담센터 압구정본점 상담센터장 하나현 원장】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감정기복이 너무 심해요.”, “순간 울컥하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겠어요.” 심지어 “혹시 제가 조울증일까요?”라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우울한 감정이 조절되지 않아서 힘들어하고, 어떤 사람은 불안이란 감정에 압도되어 있다. 어떤 사람은 건드리기만 하면 표출되는 분노 때문에 고민이 많다. 도대체 이 감정이란 것은 무엇이길래 이렇게 우리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걸까?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덫

감정은 모든 정신작용 가운데 일차적이고, 아주 강렬하게 드러나는 뇌의 반응이자, 몸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감정에 대해서 조금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고 “참 감정적이네.”라고 하기도 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감정 있어?”라고 묻는다. 그것은 감정이라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담은 표현이다.

사실 감정이란 그 자체로서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감정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뇌의 작용이다. 뱀이 나타나면 두려워해야 뱀을 피할 수 있고 도망갈 수 있다. 누군가 부당한 일을 저지른다면 분노가 일어나야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우리가 우울한 누군가를 보게 되면 걱정이 되고 돌봐주고 싶은 것은 우울한 감정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 기쁨, 감사의 감정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감정들을 다루는 것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만져지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보이기라도 하면 감정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라도 알 텐데, 만져지기라도 하면 던져버리거나, 모양을 바꿔버리거나 할 텐데, 그러지 못하니 답답할 뿐이다. 다행히도 감정이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는 감정을 볼 수 있다.

무슨 말이냐고? 바로 몸을 통해서다. 표정을 통해서 상대방의 미묘한 감정을 알 수 있고, 내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가지고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짜증이 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슬프면 가슴에 공허함이 느껴지고 때론 실제 ‘찢어지듯’ 가슴이 아프기도 한다. 사랑하면 가슴이 가득 충만한 듯하고 온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 것이다.

이렇듯 감정이 일어날 때는 자율신경계라는 시스템을 통해 대부분 몸이 반응을 보이게 된다. 신체 감각을 인식하는 뇌 부위 중 섬엽이라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섬엽은 감정도 인식한다. 즉 몸을 잘 느끼는 사람은 감정도 잘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감정을 점검할 때는 몸의 상태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다.

혹시 내 감정은 어떨까? 자가 체크법

그렇다면 내 감정의 상태는 어떤지 점검해보자. 위 표 중에 현재 자신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를 선택하면 된다. 이것은 러셀(Russell)의 정서모형이다. 가로축은 마음의 상태, 세로축은 몸의 상태를 나타낸다. 왼쪽으로 갈수록 부정적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긍정적이다. 위쪽으로 갈수록 몸의 에너지가 각성되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몸의 에너지가 이완되어 있는 상태이다.

1사분면에 해당하면 마음은 긍정적, 몸은 활력이 있는 상태이고,

2사분면에 있으면 마음은 긍정적이고 몸은 이완된 상태이다.

3사분면에 있으면 마음은 부정적이고 몸은 각성된 상태,

4사분면에 있으면 마음은 부정적이고 몸은 힘이 빠져 있는 상태인 것이다. 같은 몸의 에너지 상태라도 마음의 상태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내 감정 잘 다루는 4단계 기술

감정을 점검했으니 이제 이 감정을 조절해 나가보자. 감정을 잘 다루기 위한 4단계 기술은 다음과 같다.

1 몸의 감각을 깨우자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온몸 두드리기’이다. 3분 정도 손바닥으로 머리부터, 상체, 하체까지 따끔따끔할 정도로 촘촘하게 두드리고 그런 다음 눈을 감고 가만히 느껴보는 것이다. 그러면 잡념들이 달아나고 몸 감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고 그때 느껴지는 따끔따끔함, 욱신거림, 뜨거운 느낌, 그러면서 시원한 느낌마저 들 수도 있다. 그렇게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면 몸의 감각이 깨어나고 마음의 감각까지도 깨어나게 된다.

2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부정적인 감정이 있을지는 몰라도 ‘나쁜’ 감정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이런 오해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억누르거나 숨기거나 자신조차도 외면해버리는 감정이 있게 된다. 이제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먼저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자. ‘내가 이런 마음이 들면 안 되지?’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화가 나는구나.’ ‘지금 굉장히 서운한가 보구나.’라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다.

3 호흡으로 감정을 정화하자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하고 싶을 땐 호흡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호흡을 길게 내쉬면 불안, 공포를 느끼는 뇌의 편도체 활성도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마디로 호흡을 내쉬면 몸과 뇌를 고요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감정에 휩싸일 때 1분만 눈을 감고 잠시 내쉬는 호흡에 집중해보자. 격해진 감정이 훨씬 나아진다.

4 감정을 새롭게 선택하자

“감정을 조절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감정을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내가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액션해보는 것이다. 우울할 땐 우울함에 빠져 있는 것 대신 동네 한 바퀴를 걷는 액션, 불안하다면 걱정에 압도되어 있는 대신 따뜻하게 목욕이라도 할 수 있는 액션, 화가 난다면 주먹이 반응하기보다 호흡을 내쉬는 액션 등 말이다.

감정이 이끄는 대로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선택하고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반응해나가는 것, 이것이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줄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을 연습하고 새로운 습관으로 굳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인생의 주체로서, 내 감정의 주인으로서의 자리를 지금부터라도 찾아야 한다. 감정이라는 파도를 서핑하듯 잘 타면 된다. 우리는 바다이고 감정은 바람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다. 내 감정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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