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내과전문의, 자연치료 전문가)】
미국인 중 4000만 명이 장기간의 수면장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노인들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건강한 정신력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질의 좋은 잠을 자야 한다. 이는 노년기 건강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수면장애에 노출돼 있으면 피곤증, 불안증, 주의력 결핍, 기억력 저하, 사고력 저하 등 뇌 전반에도 위축이 초래돼 치매 위험성도 크게 높이게 된다. 특히 수면장애는 노인 우울증의 주범이기도 하다. 50세 이상의 남녀 4545명이 참가하여 6년에 걸쳐서 한 조사 결과 6시간보다 짧은 잠을 잔 사람들은 보다 긴 시간의 잠을 잔 사람들에 비하여 우울증 증세를 보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이 조사가 시사하는 것은 충분한 잠을 자야 뇌 건강과 기능도 최적의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는 어느 연령대에 속하든지 다 해당되지만 노인들에게 특히 더 중요하다. 노인들은 잠드는 데에도 시간이 더 걸리고, 수면 도중에 자주 깨어나며, 아침 일찍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수면 패턴은 기억장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나도? 수면장애 체크리스트>
1.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 유지가 어렵다. □
2. 아침 일찍이 깨어나거나 침대로부터 벗어나기 쉽지 않다. □
3. 잠은 잤지만 아직 피곤하다. □
4. 잠자는 동안 자주 움직이고, 호흡이 불규칙하며, 숨이 가쁘고, 심하게 코를 곤다. □
5. 낮에 졸리고 낮잠을 자야 한다. □
6. TV를 시청하다 잠이 든다. □
7.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되며 안절부절못한다. □
8. 반응 시간이 느려진다. □
9. 정신집중이 잘 안 된다. □
10. 커피를 자주 마시면서 깨어 있으려 한다. □
11. 졸리거나 피곤해서 사고로 이어진 적이 있다. □
※ 위의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자주 볼 수 있는 4 가지의 수면장애 :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수면장애의 패턴은 다음 4가지다. 원인을 알고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OSA)
미국인들 중 2000만 명이 이 병을 갖고 있으면서 82%의 경우에 모르고 지낸다. 인식장애 이외에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및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중 주기적으로 기도가 막히면서 호흡이 끊어지고, 심하게 코를 골기 때문에 뇌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게 된다. 한 시간에 20~30번이나 호흡이 막히면서도 정작 본인은 이를 모르고 잠을 잔다. 잠동무가 먼저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한 치료는 상기도 양압술(CPAP)이란 기구로 호흡로를 열어주거나 턱 장치로 기도를 열어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② 불면증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 유지가 어려워 밤중에 1번 이상 깨어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성인 인구의 30%가 불면증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 10%는 심각한 상태다. 가끔 유발되는 불면증은 생활습관을 바꾸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 좋은 수면위생과 수면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장기간 불면증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
③ 하지불안 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RLS)
노인들에게 흔하며 성인 인구의 10%가 이 병을 갖고 있다. 발과 다리가 가렵고, 간질거리며, 뜨끔거리는 느낌을 갖게 되면서 다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자게 된다. 이럴 때는 혹시 철분 부족이 아닌지 알아보아야 하며, 도파민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약물치료도 가능하다.
④ 수면발작(Narcolepsy)
낮에 활동 중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와서 30분까지 잠을 자게 된다.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배경이 거론되고 있다. 수면발작 도중 생생한 꿈을 꾸면서 근육이 풀어지거나 일시적인 마비가 오거나 환각을 보기도 하면서 밤에는 잠을 잘 못 자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은 알지 못하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항우울제나 자극을 주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June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