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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허리 협착증으로 거동조차 불편했던 김춘자 씨 체험고백

2002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승리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수희 기자?】

“요가로 건강 되찾고 처녀 같은 몸매 유지해요”

“아랫배 집어넣고 걸으면 허리병 없어요!”

허리를 삐끗했다거나 아파 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허리 통증은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야기한다. 허리 협착증으로 걷는 것은 물론 무릎으로 기어다니는 것조차 어려워 누워서 지내야만 했던 김춘자 씨. 건강미가 넘치는 발그레한 혈색에 온 몸을 이리 꺾고 저리 돌리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몸놀림은 10년 전의 투병생활을 의심케 한다.

“말도 말아요. 이건 정말이지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몰라요.”

지난날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생각조차도 하고 싶지 않다는 듯 두 손을 휘휘 내저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김춘자 씨(58).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탄력있는 몸매와 피부를 가진 탓에 누가 보아도 오랜 시간 투병생활을 한 사람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를 한 10년 정도 낮춰 불러도 너끈히 믿을 정도.

“지금이야 나았으니까 그렇지요. 예전에는 말도 못했어요. 엉덩이가 완전 비대칭으로 심하게 비뚤어져 있어, 마치 한쪽 다리가 짧은 사람처럼 절룩이면서 걸어 다녔으니까요.”

왼쪽 엉치부터 저릿한 통증 시작돼

어느 날부터인가 왼쪽 엉치 부분이 저릿저릿하면서 기분 나쁜 통증이 찾아왔다. “나이가 들면 다들 허리가 망가진다는데, 이러다 말겠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렇게 스스로 위안하던 것이 차츰 나아지기는커녕 그 정도가 참아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갔다.

진단 결과 ‘허리협착증’이라는 병이었다. 척추관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좁아져서 신경근이 압박되는 질환으로 4번, 5번 척추뼈가 좁아져 있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뼈를 많이 쓰면 척추뼈가 좁아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보니 1년 전쯤 물건을 들다 허리를 다친 적이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 사건이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통증도 없다가 이제서야 협착증이라는 고통으로 그녀를 엄습한 것이었다.

“안 해본 것이 없었어요. 물리치료는 물론이고 침도 맞고 뜸도 뜨고 지압도 해보고 하여튼 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다해 봤을 거예요.”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돌아서면 다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그녀를 가두곤 했다.

“걸을 수가 없어서 외출은 엄두도 못냈지요. 집안에서는 무릎으로 겨우 기어다닐 정도였으니까요. 나중에는 그것조차도 어려웠지만….”

짓누르고 찢는 듯한 고통에 불면증까지 겹쳐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녀는 수술을 거부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다니는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움직이지를 못해 많은 것을 챙겨주지는 못해도 옆에 있으면서 눈으로라도 챙겨야 마음이 놓였었다는 것.

하지만 그녀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집안 곳곳은 금세 티가 났다. 남편과 아이들이 집안살림을 꾸려간다 해도 역시 무리일 수밖에 없었던 것.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곤 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남편은 좋다는 약은 물론이고 “어디가 허리병을 잘 고친다더라” 소리만 들으면 당장 그곳으로 데리고 갔다.

이러한 가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세는 별반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통증 때문에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해 불면증까지 겹쳤다.

무거운 돌로 짓누르다 못해 찢는 듯한 통증이 찾아올 때면 그저 다리를 부여잡고 숨죽여 우는 일 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그녀는 고백한다.

혹시라도 남편이 깰까봐 제대로 소리도 못 내고 옆방으로 건너가는 것 외에는.

그러한 자신의 처지가 너무 애처롭고 설움이 북받쳐 또 한번 슬픔에 한없이 울고는 했다. 몸무게가 44kg으로 줄어들었고 왼쪽으로만 오던 통증이 오른쪽 부위로까지 번져갔다.

요가시작 후 불면증, 변비까지 없어져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요가를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이약 저약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아도 낫지 않으니 막다른 길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약으로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선택한 것이 요가였다. 특히 아프기 전부터 요가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이 기회에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강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도 말리지는 않았지만 매우 걱정스러워했다. 하기야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어 엉금엉금 기어다녔던 그녀가 요가를 한다고 덤볐으니(?).

몸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관절 또한 워낙 굳어져 있던 터라 쉽지가 않았다.

반신반의하면서 몸에 무리가 따르지 않게 서서히 적응해 나갔다. 의외로 자신의 적성에 잘 맞아 점점 재미를 붙여 나갔다.

통증으로 뒤척이던 날이 점차 줄어들면서 밤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됐고 몸도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자연식도 같이 병행했다. 황녹색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서 하루 두끼만 먹었다. 달고 맵고 짠, 자극적이라고 생각되는 음식도 과감히 끊었다.

“가끔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음악도 없이 지루하게, 무슨 재미로 하냐고.”

그러면 그녀는 오히려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매력있는 운동이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권하고 다닌단다. 그렇게 꾸준히 해오기를 벌써 10년. 덕분에 불면증은 물론 변비까지도 말끔히 사라졌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물론 허리 협착증으로 인한 고통도 씻은 듯이 사라져 지금의 그녀는 열렬한 요가 예찬론자가 되었다.

쪼그려 앉는 자세, 허리에 치명타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뒤에서 보고 있노라면 누가 허리가 아픈 사람인지 금방 짚어 낼 수 있다는 그녀.
그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그래서 지금도 누가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마치 내일 같아 신경이 쓰여 안타깝다고.

하지만 허리가 아프다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게 되면 계속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허리병은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춘자 씨는 “아랫배를 집어넣고 허리를 바르게 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는 허리병에 치명적일 정도로 나쁜 자세라고.

“저도 습관들이기까지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조금만 신경을 다른 데 쓰고 있어도 금세 허리가 앞으로 굽어져 있고 그랬지요. 하지만 지금은 다들 제 자세가 예쁘다고 부러워하는 사람이 참 많아요.”라며 은근히 자랑을 펴기도 한다.

이외에도 그녀가 효과 본 운동법은 공으로 등 마사지를 해주는 것.

누운 자세에서 둥근 공을 등에 대고 이리저리 움직여 주면 가슴과 어깨가 펴지면서 소화도 잘되고 몸매의 균형까지 잡힌다고 귀띔한다. 공이 없을 땐 베개를 등 밑에 받치고 몸을 이완시켜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또한 잠잘 때 다리 밑에 베개를 받치거나 무릎을 세우고 자면 어느 정도 허리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얼마 전에 TV를 보는데 요가를 따라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더라구요. 저희 남편하고 아이들이 저런 것도 할 수 있느냐고 하길래 시범을 보였줬죠. 다들 신기해하고 놀라길래 이 정도쯤이야 하면서 웃고 말았어요.”

이제는 웃으면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해줄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김춘자 씨. 항상 아랫배를 집어넣고 걷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허리병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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