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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2009년 8월에는… 세상과 소통하는 공감지수를 높이자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14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동그라미심리발달센터 이미경 원장】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줄 때, 그래서 자신이 혼자라고 느껴질 때 “말하지 않아도 알아~”라며 그저 바라보며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길 기대한 채 친구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놓던 H는 황급히 입에 지퍼를 채웠다.

“H야, 너도 잘못했네. 그때 ○○라고 말했으니까 그랬지. 나 같으면 그때 □□라고 말했을 것 같아.”라고 답하는 친구의 말을 듣는 순간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딜 가도 H의 친구 같은 사람이 꼭 하나씩은 있다.

타인과 공감하려 드는 게 아닌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려고만 하여 타인의 삶을 더 허탈하게 만드는 사람들! 팍팍한 삶 속에서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하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공감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자신부터 타인에 대해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과 소통하는 시작, 나의 공감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나와 같은 너, 너와 같은 나’

共感: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거나 그렇게 느끼는 기분. 사전에서 친절히(?) 알려주고 있는 공감의 정의다. 이해는 가지만 딱히 ‘이거구나’하는 느낌은 오지 않는다.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풀어보면 어떨까?

“내 안에 너 있다!” 감이 오는가, 공감하시는가?

동그라미심리발달센터 이미경 원장은 “공감이란 ‘나와 같은 너, 너와 같은 나’로 압축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밝히면서 “나와 타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교류의 시작이며 끝, 즉 교류 전체가 공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에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위로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우리는 자신과 마음으로 교류하는, 즉 내게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야말로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다. 그게 바로 공감이 가진 힘이다.

그러나 이미경 원장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굉장한 인맥을 형성하며 다수와 관계를 맺으면서도 늘 ‘고독’이라는 문제를 두려워합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있지만 그것이 단지 외적으로 스쳐지나가는 단순한 접촉일 뿐 내면적으로 나누고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공감하는 과정에서 훈훈함이 없이는 ‘너와 내가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당신의 공감지수는 어떠한가?

자, 여기 한 편의 이야기가 있다. 당신이 엄마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오늘 비가 올 확률이 50%라는 일기예보가 있었고 A의 엄마는 A에게 이 사실을 알려 우산을 가져가라고 했다. 하지만 A는 오늘 가지고 갈 물건이 많았고 게다가 친구가 부탁한 책을 쇼핑백에 넣어서 가지고 가야 했기 때문에 우산까지 가져가기엔 너무 무겁고 귀찮아서 결국 우산을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 물론 친구와 약속을 미루기 미안한 마음도 작용했다. 그러나 하굣길에 비가 억수같이 내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엄마가 차로 태우러 왔다.#

아마 대부분 “내가 뭐랬어. 아침에 우산 챙기라고 했지? 엄마가 없었으면 어쩌려고 그랬니? 너 혼자 이 비 다 맞을 거야? 엄마도 오늘 할 일이 많고 바쁜데 너 때문에 여기까지 나오게 만들고……. 친구한테 그 책 빌려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야?” 라고 했을지 모른다.

이것은 공감이 아니라 자신의 잣대를 들이댄 타인에 대한 평가일 뿐이다. 자연히 이런 평가에는 “비 맞고 가도 되는데, 내가 언제 마중 나와 달라고 했나?”와 같은 상대의 부정적인 반응이 따른다.

하지만 공감은 다르다. A에게 공감한 엄마라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우산 안 가지고 나가기에 엄마도 너 올 때 비가 안 오기를 바랐는데 하필이면 이 시간에 이렇게 비가 오니? 그래서 일하다가 바로 나왔어. 비오니까 어서 집에 가자.” 엄마의 이런 반응에 상대는 자신의 마음을 읽어줌에 대한 고마움과 어머니에 대한 따뜻한 추억을 하나 만들게 된다.

이렇듯 공감한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아니라 자신이 그것을 경험을 하지 않아도 그것을 경험한 사람의 현재 상태와 심정을 읽어주는 능력이다. 상대의 느낌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이 자신을 공감해 줄 때 상대로부터 편안함과 지지받는 든든함을 느끼고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감과 용기,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공감을 높이려면 평가와 판단은 금물!

“내 안에 네가 있다”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내 마음이 그대의 마음이고 그대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알기 어렵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한다.

하물며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마음을 남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래도 언제나 노력하는 자에게 길은 열려있다.

이미경 원장은 “공감지수의 정도는 개인의 기질적인 차이도 있지만 개인이 ‘공감’을 느낀 경험이 중요하므로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감지수가 낮은 사람들은 인간적인 훈훈한 느낌이 없고 매몰차거나 건조한 느낌,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이성적으로 보이기 쉽다. 그래서 이들의 대인관계는 업무적일 뿐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이는 공감이 주는 따뜻함, 신뢰감, 자신감 등의 느낌을 경험해 보지 못했고 또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타인을 판단하려고만 들고 상대와 공감할 줄 모른다. 공감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에 공감하려면 타인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을 몰라도 괜찮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랬구나.”란 말 한 마디만 하자.

타인과 교류, 공감하기 위해서 가장 배제해야 할 것이 섣불리 자신의 판단을 앞세워 상대방을 평가하려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평가하려는 버릇을 고치지 않는다면 평생 타인과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할 뿐더러 자신의 인생이 늘 고독하고 외롭다고 할 것이다.

혹시 그대도 자신과 마음을 나눌 소울메이트를 찾아 헤매고 있는가? 혹은 누군가의 소울메이트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판단은 조금 뒤로 하고 타인의 말과 마음에 귀 기울여 보자. 당신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의 말이 끝날때까지 들어주기만이라도 해보자. 당신은 이미 타인과 교류하기 위한 공감의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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