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건강리포트] Q&A로 풀어본 혈당강하제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13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내과 고경수 교수】

당뇨는 식이요법과 적정한 운동을 통해서 혈당을 조절하지만 당뇨의 특성상 오래될수록, 또 그 정도가 심할수록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 등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당뇨환자들은 혈당강하제에 대해 무조건 거부감을 가져 제때에 적절한 당뇨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일부 환자들은 이를 너무 맹신하여 오히려 당뇨 치료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당신은 어떠한가? 당뇨 환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혈당강하제에 대해 알아본다.

혈당강하제 ‘당뇨 환자 60~70%가 사용’

우리나라 5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은 관리만 잘하면 큰 합병증 없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당뇨인지 모르고 있거나 당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당뇨환자의 10~15%는 식사·운동요법, 20%는 식사·운동요법을 병행한 인슐린을 사용하며, 60~70%에서는 식사·운동요법을 병행한 혈당강하제를 복용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내과 고경수 교수는 “우리나라의 인슐린 사용빈도는 외국보다 낮은데 이는 ‘인슐린을 사용하면 끝이다.’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당뇨 환자들의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끝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에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루거나 거부하게 되면 인슐린 주사를 맞기까지 건강에 득이 될 게 없다.

인슐린뿐 아니다. 혈당강하제 사용에서도 마찬가지다.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게 될 경우 ‘평생을 먹어야 한다, 약에 내성이 생긴다.’ 등등의 이유로 혈당강하제 복용 처방을 미루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런 오해는 당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롯된다.

고경수 교수와 풀어보는 혈당강하제 Q&A

Q: 혈당강하제, 인슐린과 동일?

A: 인슐린과 혈당강하제는 결과적으로 체내의 높아진 혈당을 떨어뜨려 주지만 근본적으로 그 기능이 다르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대표적인 호르몬이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그것이 몸속에서 에너지로 쓰이려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에너지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체내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경우 혈액 속에 당이 쌓여 고혈당 증상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혈당을 낮춘다는 것은 음식으로 섭취한 영양분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서 몸속 구석구석에서 제대로 이용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혈당강하제는 천연호르몬인 인슐린과 달리 혈액 속에 높아져 있는 당을 정상범위 수치로 낮게 만들어주는 약제다.

Q: 혈당강하제의 종류와 작용기전은?

A: 혈당강하제의 종류는 당뇨의 원인에 따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것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췌장에서 정상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이루어지나 인슐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슐린호르몬이 10개가 분비된다고 가정할 때 우리 몸이 인슐린에 대해 2배의 저항성을 가지면 인슐린호르몬이 20개가 분비되어야 인슐린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몸속에서 15개밖에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이는 사람마다 저항성이 각기 다르며 체중이 늘수록 저항성도 커진다. 이럴 경우 인슐린의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인슐린분비 촉진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췌장에서 만들어내는 인슐린의 양이 부족한 경우다.

당뇨는 이 두 부분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일반적으로 2형 당뇨의 1/3 내지 절반을 차지하는 마른 당뇨환자에게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제를 사용하고, 비만한 당뇨환자에게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를 처방한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혈당강하제와 그 기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인슐린 저항성 개선 약제

혈당강하 효과도 좋을 뿐 아니라 저혈당과 체중증가의 위험이 낮다. 그러나 구토, 속쓰림, 설사 등 위장관 부작용이 있다.

♣ 인슐린 분비 촉진 약제

혈당강하 효과가 뛰어나지만 반대로 저혈당이 올 수 있는 부작용이 크고 체중 증가의 위험이 있다.

♣ 당 분해효소를 늦추는 약제

위장관에 있는 당 분해효소를 억제시켜 당분 흡수를 늦춰주는 역할을 하므로 위장관 부작용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약제 및 인슐린분비 촉진 약제에 비해 혈당강하 효과는 약하지만 체중증가와 저혈당 증세가 없다.

♣ 인슐린분비 촉진 신호를 정상화 하는 약제

우리 몸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끔 하는 신호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혈액속의 당분이 췌장에 가서 직접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신호를 보내는 데 당뇨환자는 장에서 가는 인슐린 분비 촉진 신호가 저하돼 있다. 이 약제는 장에서 저하된 인슐린 분비 촉진 신호를 정상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이와 동일한 기전의 주사제가 존재했지만 주사보다 약제가 간편성이 뛰어나고 번거로움이 없는 장점이 있다. 이 약제는 저혈당의 부작용이 없지만 기존의 약제보다 혈당강하 효과가 떨어지고 가격이 비싼 편이다.

Q: 혈당강하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나?

A: 우선 인슐린 분비가 안 되는 1형 당뇨일 때는 인슐린을 처방한다. 또 만성신부전증 환자처럼 △신장의 기능이 좋지 않거나 △간 기능이 많이 저하된 사람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 중인 사람 △수유 중인 사람에게는 혈당강하제를 처방하지 않는다. 더불어 여러 가지 혈당강하제를 병행해도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인슐린 주사를 처방하기도 한다.

Q: 처음 약으로 끝을 본다?

A: 아니다. 당뇨는 시간이 흐를수록 약물, 식사, 운동요법 등에서 조금씩 개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변화가 필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식사·운동요법과 함께 약물을 병행하면서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고 시의 적절하게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한 번 복용하기 시작한 약으로 끝을 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약물의 양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으며 다른 약물과 병행이 필요할 수 있다.

Q: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기나?

A: 그렇지 않다. 당뇨의 특성은 관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오래 앓을수록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약에 내성이 생겨서 중간에 다른 약제로 바꾸거나 다른 약제와 병행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처음에는 반 알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혈당관리가 잘 안 되는 당뇨의 특성상 반 알이 한 알이 되고 한 알이 두 알이 되는 것처럼 약물의 복용 정도가 증가하거나 혹은 복용하게 되는 약물의 가짓수가 느는 것이 일반적이다. 혈당조절을 잘할 경우 이러한 변화의 주기를 더 완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무조건 혈당강하제에 대한 거부감으로 약 복용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반 알로 해결이 가능했던 것이 나중에는 두 알로도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당뇨 치료 및 합병증을 예방하는 측면에서도 손해를 보는 셈이다. 그러므로 약 복용을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Q: 평생 복용해야 하나?

A: 당뇨는 완치의 개념이 아닌 평생 혈당을 조절한다는 ‘조절’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알맞다. 따라서 항상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혈당강하제를 복용해야 한다.

Q: 혈당강하제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A: 아니다. “먹고 싶은 대로 한 번 실컷 먹어보고 싶다.”고 말하는 당뇨 환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당뇨 환자가 되면 인생의 먹는 즐거움을 버려야 할 정도로 음식에 제한이 많아진다.

하지만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고 있으니까 혈당이 올라가면 약을 먹으면 된다.”란 생각으로 일순간의 식욕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잡히지 않는 혈당수치와 그에 따른 각종 당뇨 합병증이 오래도록 환자를 괴롭힐 수 있다. 당뇨환자에게 식이·운동요법은 기본 중에 기본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생활수칙이다.

Q: 혈당강하제의 부작용은?

A: 가장 큰 부작용으로 저혈당이 올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약제들이 좋아져 저혈당의 부작용이 거의 없는 편이다. 저혈당을 일으키는 약들은 체중이 증가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사조절을 잘해야 한다. 가령 한 알을 썼는데 식사조절을 못하면 두 알을 써야 하고 그 부작용으로 체중이 증가하게 돼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혈당관리와 적정한 체중조절 모두 실패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

치료의 열쇠는 ‘지속적인 관리’

어떤 약이 당뇨환자에게 가장 좋을까? 많은 당뇨 환자들이 좋은 약을 찾아 혹은 당뇨에 좋다는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탐닉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현재 먹는 약(혈당강하제)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면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좋은 약”이라는 게 고경수 교수의 답이다. 고 교수는 “당뇨치료의 핵심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면서 혈당검사와 합병증 검사 등 정기검사를 통해 혈당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당부한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통권 313호

    건강전선 | NEW HEALTH FRONT 14 이달의 특집 8월특집 | 면역력 열쇠 쥔 자율신경 조절법 | 허미숙 32 이달의 에세이 | 내 삶을 행복하게~ 마음가짐 4가지 | 박요한 18 투병체험기 | 3번의 암수술 이겨낸 김종준 씨 체험담 | 정소현 22 이달의 건강요리 | 뇌기능 쑥쑥~ 높이는 영양 치료 4가지 | 박춘서 28 건강주치의 | 내

  • [투병체험기] 3번의 암수술 이겨낸 김종준 씨 체험담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절망은 금물… 살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어요” 이순신 장군은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고 했지만 한 번의 신장암 수술과 손쓸 수 없다던 간암 말기, 그리고 갑상선암을 이겨낸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방법이 없다.”고 했던 의사의 말에 아내를 비롯한 모든 집안 식구들이 울며불며 “어쩌면 좋냐.”고 했을 때에도 “아,

  • [이달의 특선] Q&A로 풀어본 비아그라&레비트라 궁금증 대해부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시쿠라 후미노부(오사카대학 의학부 보건학 교수) 발기부전 치료제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심지어 인생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동안 많은 중장년 남성들은 발기부전을 겪으면서도 비뇨기과를 찾는다든지 하는 적극적인 치료를 회피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레비트라의 등장에 우리는 지금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 [안현필 건강교실] 장바구니 속의 숨은 보물 감자의 재발견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건강다이제스트 | 안현필건강연구소 정병우 소장】 우리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감자는 억만장자가 억만금을 주고 사먹는 보약보다 억만 곱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언제나 최고의 보배는 가장 값싼 것 속에 숨어있다는 사실…그것은 아마도 이 세상을 만드신 조물주의 뜻일 것이다. 감자에는 안정된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비타민 C의 작용은 결코 만만찮다. 피부를 강하고 아름답게 하고 병에

  • [아담과 이브사이] 아담과 이브의 성 냉담 “왜?”

    2009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웅선클리닉 홍성재 원장】 연령층을 떠나 섹스리스 부부들이 늘고 있다. 권태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상대에게? 애정이 식은 것도 아닌 데 더 이상 그와, 그녀와 섹스하기 싫을 때가 있다. 상대방은 모르는 “이럴 때 섹스하기 싫다”고 외치는 남·여의 섹스 심리에 대해 알아본다. 아직까지 섹스리스에 대한 의학적인 기준은 없다. 1년에 한 번의 성관계를 가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