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신미현 기자】
암을 이기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의지가 중요
B형 간염보균자로 살아 오다가 급기야 간암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던 김철진씨. 그는 강한 삶의 의지로 자신의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자연요법과 운동으로 암을 치유하고 지금은 건강한 새 삶을 살고 있는데 ····· 그를 만나 자세한 투병이야기를 들어본다.
B형 간염이 간암으로 발전하다니
지금은 건강한 모습인 그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간암 환자였다는 것이 김철진 씨를 처음 본 기자는 믿어지지 않았다.
20년 전 그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B형 간염보균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자주 피로감을 느끼고 몸이 좋지 않았지만 일상적인 것이려니 하고 내버려 두고 지나가기 일쑤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간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나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잘 알지도 못한 채 지나쳤다. 그 당시는 그것이 그렇게도 큰 시련이 될 지 그 자신도 알지 못했다. 또 의사도 술, 담배 끊고 항상 조심하라는 일상적인 이야기만을 할 뿐이었다.
일년에 한 두 번씩 혈액검사만으로 지내오다가 급기야는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거듭되는 사업실패로 신경쇠약과 불면증으로 몸무게가 줄고 얼굴 색깔이 변하고 유난히 피곤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때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고 서둘러 병원을 찾게 되었다.
인사동에 있는 혜정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그는 간에 약 5?6cm 크기의 물체와 그 외에 작은 것이 여러 개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암이었다.
`내가 암이라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앞에는 자식의 결혼이 있었고 , 아직 50대인데 벌써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니 너무나 억울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식 결혼도 앞당기고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해 나가야 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3개월에서 6개월 진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그때는 6개월도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급기야 그는 1997년 12월 4일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3일 검사후 조형색전술로 치료를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의사의 얘기를 듣고 `이제 정말 끝인가’ 하고 크게 좌절했던 김철진씨.
수술을 받은 후 집에 돌아 온 그는 암환자들이 죽어가는 과정에서 고통을 많이 받는 것을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은 고통없이 죽는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하며 죽음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이 살아온 생을 반추해 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병이 들어 죽을 날을 기다리니까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아둥바둥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려 했던 지난날 ,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 병든 이들에게 인색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더 할 일이 많이 있다. 내 생이 여기서 끝은 아닐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대로 앉아서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자신의 병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체험담이나 간암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 지가 나와 있는 책이란 책은 모두 읽어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뚜렷하게 잡히는 것이 없어 애만 태우다가 우연히 미국의 조카딸로부터 국제건강가족동호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 동호회는 식이요법을 통해 간질환 환자들을 돕는 전문 식이요법 단체였다.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암을 이기다
“내가 이 단체를 알았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습니다. 하도 만병통치약처럼 선전되는 건강식품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쉽사리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 하지만 이 동호회에서는 내 검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나에게 맞는 식이요법 식단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살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그는 곧바로 경동시장에 가서 한약과 야채를 구입해서 그날 저녁부터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미와 녹즙, 생식 등. 처음에는 정말 고역이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생식들이 먹기는 정말 고역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철진씨는 병을 이기겠다는 굳은 의지로 2개월 동안 동호회에서 짜 준 식단대로 실천을 했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드디어 기적이 일어났다.
2개월 후 CT촬영 결과 담당의사는 암의 크기가 조금 줄었다고 반가워하는 것이었다. 의사는 시한부 삶을 살던 김철진씨가 2개월만에 회복의 조짐을 보이자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이후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생채식을 하고 현미를 먹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 1998년 9월 6일에는 KBS ‘간장병과 싸우는 사람들’이라는 프로에 출현하여 자신의 체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는 거의 완치된 상태였다.
암을 이기는 데는 마음 가짐이 가장 중요
그는 지금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세 번은 전철로 30분 거리인 그의 집을 도봉산을 넘어서 간다고 한다. 걷는 운동이 그만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옅은 홍조까지 띠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식사는 현미로 먹고 생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의 진단서에는 “간암으로 진단받고 간동맥 색전술 후 현재 완치된 상태로 장기간 재발여부 확인이 요하나 현재는 정상적 활동이 가능한 상태”라고 쓰여 있지만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그에게 이제 병마의 그림자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병을 이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다. “저는 암에 걸렸을 때 정말 고통없이 죽는 방법만을 생각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고 마음먹은 대로 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가지자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를 악물고 참아냈고 드디어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취재 말미에서 기자는 그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완치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런 것은 보조적일 뿐 그가 완치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 물론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병을 낫게 한 것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였던 것이다. 그런 의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건강한 그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