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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건강] 김연아·박지성처럼 키우고 싶을 때… 다중지능 계발법

2010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열광호 10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여주대 보육학과 홍성훈 교수】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황수진 씨(40세ㆍ서울시 양천구)는 오늘도 하소연한다. “과외며 학원이며 아무리 보내 봐도 투자한 것에 비해 성적이 너무 안 나와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걱정이에요.” 월등히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운동이든 미술이든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는 게 있으면 싶은 게 부모마음이다. 김연아ㆍ박지성 선수처럼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딱히 잘하는 것도 잘 못하는 것도 없어 보이는 아이를 보면 답답하다. 평범한 내 아이가 비범한 성취를 하는 방법, 다중지능을 통해 알아본다.

인간의 지능은 8가지 영역으로 판단해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우리나라 축구팀 주장 박지성 선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찬사를 받았다. 박지성 선수는 대체 어떤 능력이 있길래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었을까?

교육심리학자인 여주대 보육학과 홍성훈 교수는 “다중지능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박지성 선수는 다중지능의 여덟 가지 능력 중에 공간지능과 신체운동지능, 자기성찰지능을 갖추었기 때문에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

박지성 선수뿐 아니라 역사 속 인물로 민족 투사인 백범 김구의 삶도 그렇다. 홍성훈 교수는 “백범의 삶의 흔적을 연구한 결과 그의 업적은 인간친화지능과 신체운동지능, 자기성찰지능이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역사상 최고의 멀티 지능 소유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마찬가지다. 음악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자연친화지능의 조합이 수많은 업적을 만들어낸 근간이 됐다는 것이다.

다중지능이란 미국 하버드대 교육심리학과 하워드 가드너 박사가 정리한 개념이다. 지적능력을 평가하는 지능지수(IQ)에 정서능력, 창의력, 적성을 포함해 구축한 일종의 종합 지능이론이다. 인간의 다양한 능력을 △언어 △논리수학 △음악 △공간 △신체운동 △인간친화 △자기성찰 △자연친화의 8가지 지능으로 나눈다. 이 능력은 검사를 통해 객관적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홍성훈 교수는 “말 그대로 다중지능이니까 여러 가지 종류의 지능이 있다는 뜻”이라며 “그동안 지능이라면 IQ 하나만 생각했는데, 그 IQ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공부 잘 하는 IQ,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IQ, 음악 잘 하는 IQ, 운동 잘하는 IQ 등 모두 8개의 지능이 있다고 덧붙인다.

IQ의 한계… 지능의 일부일 뿐

지난 20세기는 IQ의 시대였다. IQ는 1905년 검사방법이 나온 이후 100년간 옥석을 가리는 기준으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 즈음 사람들은 IQ의 한계를 느끼며 절대성을 점점 의심하기 시작했다. IQ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나중에 꼭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홍성훈 교수는 “IQ가 학습을 설명하는 분량은 50%를 넘지 못하고,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설명하는 분량은 더욱 낮아서 20% 정도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다.”며 “대표적인 한계는 인간의 다양한 정신 능력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IQ의 한계를 해결하려 EQ, SQ, NQ 등등 별별 Q들이 다 나타났다. 이른바 ‘Q자의 전성시대’가 된 셈. 홍성훈 교수는 그 중에서 다중지능이 가장 중요한 Q라고 주장한다. 다른 Q들은 특정 능력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다중지능은 인간의 다양한 재능을 충분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중지능 이론에 따르면 모든 아이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재능이 바로 지능이다. 재능과 지능을 은근히 차별해온 것이 성장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 보통 공부를 잘 하면 “지능이 높다.”고 말하고, 공부 이외의 것을 잘 하면 “재능이 있다.”고만 말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운동을 잘하면 “운동도 잘해.”라고 말하지 “공부도 잘해.”라고 말하진 않는다. 다중지능에서는 재능이 곧 지능이라서 운동을 잘하면 운동지능이 있다고 보는 게 큰 차이다.

홍성훈 교수는 “다중지능 관점으로 아이의 지능을 인정하고 키워주면 아이의 자존감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며 “아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게끔 부모가 적극적으로 다중지능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점지능 찾는 방법 3가지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아이도, 모든 것을 다 못하는 아이도 없다. 홍성훈 교수는 “부모라면 아이의 재능(강점지능)을 찾아주고, 약점지능을 보완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먼저 생활 장면에서 자연적으로 관찰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다. 봄이 되면 저절로 꽃이 피는 것처럼,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지능은 저절로 드러난다. 조금만 유심히 관찰하면 지능의 대략적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둘째, 다중지능 박물관 방식이 있다. 2008년에 서울에서 가드너의 박물관 체험 방식을 참고로 한 ‘플레이 뮤지엄’이라는 다중지능 이벤트를 열었다. ‘다중지능 체험 놀이터’라는 공간에 다중지능 8개 영역을 배치해 놓고 아이를 그 안에 들여보냈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지능 영역에 관심을 갖는지 자연스레 관찰하며 자녀의 강점지능을 확인했다.

보통 전시회나 박물관에 가면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중요하다 생각하는 곳으로 이리저리 이끌고 서둘러 관람을 끝낸다. 홍성훈 교수는 “다중지능을 알아보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볼거리 앞에 저절로 발을 멈추고 시선을 집중하게 돼 있다. 부모는 아이 뒤에서 조용히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체크 리스트나 관찰지를 들고 따라다니면 더 좋다. 예를 들면 우리 아이가 인체 탐구에 관심이 높았다거나 영상 전시에 호기심을 보였다, 음악 소리를 오래 들었고 눈빛이 달랐다는 식으로 체크하면 된다.

셋째, 검사지를 통한 탐색이다. 일상생활을 통해 8개 지능을 탐색할 때 각 지능의 성격이 달라서 탐색 방법도 제각각이다. 다소 혼란과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박물관 탐색의 경우 장점도 있지만 경비나 시간문제가 있다. 가장 편하고 빨리 잴 수 있는 방법으로 검사지가 있다. 이 방식을 쓰면 지능 프로파일이 나온다. 그걸 보면 자녀의 강점지능과 약점지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국내에선 다중지능연구소(www.multiiq. com)와 대교 한국교육평가센터(clinic. edupia.com) 등을 이용하면 된다. 홍성훈 교수는 “자연적 관찰과 박물관 방식, 검사지 방식을 종합해 자녀의 강점지능을 파악하라.”고 말한다.

재능을 기르고 인성을 쌓으면 금상첨화

재능을 발견한 후에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게 돕는 것이 필수다. 재능이 있는 것과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홍성훈 교수. 수학영재 출신에다 신춘문예 최연소 당선자(2007년 동아일보 희곡 부문) 딸을 키운 그가 당부하는 바는 “재능 있는 자녀의 인성 구축을 도와야 한다.”고 당부한다.

재능은 인성의 도움이 없이는 충분히 실현하기 어렵다. 인성은 재능 실현의 기본 바탕이다. 재능 실현을 도와주는 인성은 집중력(C), 인내심(E), 낙관성(O), 도덕성(M)이다. 영문 이니셜로 하면 CEO-M이다.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CEO가, 올바로 서려면 M이, 충분하면서도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CEO-M이 모두 필요하다.

홍성훈 교수는 “다중지능은 아이가 스스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아이의 지능을 파악해 진로를 계획하는게 부모의 몫”이라고 말한다.

TIP. 여덟가지 지능은 무엇?

1. 언어지능 : 말이나 글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능력

2. 음악지능 : 멜로디나 리듬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

3. 논리수학지능 : 수학적인 상징이나 논리를 이해하고 창조하는 능력

4. 공간지능 : 위치와 방향을 인지하는 능력

5. 신체운동지능 : 몸짓이나 동작에 민감한 능력

6. 인간친화지능 : 남을 잘 이해하고 사귀는 능력

7. 자기성찰지능 : 스스로 성찰하고 단련하는 능력

8. 자연친화지능 : 자연(동식물)을 이해하고 보듬는 능력

홍성훈 교수는 서울대 교육심리학 박사로 다중지능을 연구해 온 대표적 학자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교육정책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다중지능 혁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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