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PART 1. “술, 이제 피부에 양보하세요!”
【서울 옥인동 변민숙 씨 (<천연비누와 화장품> 저자)】
피부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
서울 옥인동에서 천연비누 공방을 운영하는 변민숙 씨의 실제 이야기다. 의상과 편집 디자인을 하던 변민숙 씨는 가족과 자신의 피부건강을 위해 잘 나가던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만드는 공방을 차렸다.
변민숙 씨가 천연비누와 화장품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큰딸의 심한 아토피 때문이었다. 원래 피부가 약한 데다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피부 트러블을 달고 살던 변민숙 씨는 6살 된 큰딸까지 심각한 피부질환에 시달리자 더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남편과 합심해 아토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피부에 직접 닿는 비누, 화장품, 샴푸 등을 모두 천연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서 썼다. 식습관도 모조리 바꿨다. 맞벌이 엄마를 편하게 해주던 인스턴트 음식을 끊고 번거로워도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요리해 먹었다. 옷도 합성섬유 대신 천연섬유를 입고, 침대도 내다 버렸다.
그러자 조금씩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잠도 못 자고 긁고 울던 큰딸의 아토피 부위가 줄어들었던 것. 그런 딸의 모습에 신이 난 변민숙 씨는 내친김에 직업도 바꾸고 피부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파는 것에서 나아가 그 비법을 전파하기 위해 <천연비누와 화장품>이라는 책을 내고 자신의 노하우를 강의를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탱탱한 피부로~술로 만든 천연비누
변 씨가 요즘 즐겨 쓰는 비누는 술로 만든 천연비누다. 변 씨는 “허브, 한약재, 식재료 등을 이용해 비누를 만들다가 어느 날 마시다 남은 와인이 아까워서 와인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거품이 부드러워서 계속 만들어 쓰게 됐다.”고 이야기한다. 좀 더 피부에 좋은 성분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와인, 맥주 등으로 비누를 만들게 됐고, 효과는 만족스러웠다.
변 씨는 “와인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나 맥주의 효모는 항산화 작용으로 피부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억제하여 피부의 노화를 예방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맥주처럼 풍성한 비누 거품은 묵은 각질을 깨끗하게 씻어서 피부를 부드럽게 해준다. 막걸리 비누도 효과가 좋다. 변 씨는 “막걸리의 주재료인 쌀과 누룩은 면역력을 키우는 데 좋은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어서 반응이 좋다.”고 귀띔한다.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쓰기 전까지는 술을 좋아했던 변민숙 씨. 예전에는 남기는 것도 아까웠던 맥주, 와인, 막걸리였지만 비누를 만들고 난 후엔 생각이 달라졌다.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 자체에 방부력이 있어서 천연화장품이 쉽게 변질되는 것을 막아주므로 자주 사용하고 있다.
술로 만든 비누는 지성피부에 안성맞춤이다. 알코올 성분은 피부를 정화시키긴 하지만 알코올 자체가 증발되면서 피부의 수분도 함께 날아가기 쉽다. 따라서 건조한 피부라면 술로 만든 비누를 썼을 때 피부가 당기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지성피부라면 유분과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피부 트러블을 막아준다.
피부 미인은 생활 전체를 바꿔야~
변 씨는 좋은 성분이나 재료로 피부를 가꾸기도 하지만 피부에 해가 되는 성분을 멀리하는 데 익숙하다. 피부 트러블뿐 아니라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해소하고 있다.
그녀는 “천연비누와 화장품으로 피부가 좋아질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천연 재료로 만든 비누와 화장품을 쓰면서 피부에 해로운 생활습관까지 바꿔야 오래오래 진정한 피부미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ART 2. “내 피부가 원하는 음식을 드세요~”
【충남 천안 이숙경 씨(단국대 명예교수, 다원식품연구소 대표이사)】
나이보다 젊고 탱탱한 피부를 가진 이숙경 씨는 “피부미인은 결코 벼락치기로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약학을 전공하고 다원식품연구소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 내린 확고한 결론이다. 이숙경 씨는 “많은 사람이 피부 관리만으로 아름답고 젊은 피부를 되찾으려 한다.”면서 “신체적 건강이 우선되어야 건강한 피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피부는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받는 비싼 마사지 세례보다는 매일 관심 받기를 원한다. 365일 관심을 쏟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밥상이다. 사람마다 피부와 건강 상태가 달라서 이에 맞추어 식생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내 몸과 피부가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양만큼, 원하는 일정한 시간에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 씨는 식사시간만큼은 꼭 지킨다. 하루에 세 끼를 먹는 것보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식사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또한 몸이 원하는 영양에 맞게 식사를 한다. 그래서 ‘음식처방’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실제로 이 씨는 평소보다 해야 일이 많아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탄수화물(밥, 국수) 등을 좀 더 먹는다. 이때는 식이섬유의 양도 조금 늘려 탄수화물 대사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식사 후에 우유, 두유, 치즈 등을 먹어 단백질을 보충해준다.
이 씨의 반찬은 주로 집에서 기른 농작물이다. 직접 기른 채소로 만든 잘 익은 김치는 밥상에 꼭 올리는 단골 음식이다. 물은 목이 마르기 전에 홀짝거리며 마시는 습관이 있다. 대신 식사 전후 30분 이내와 식사 중에는 가능하면 마시지 않는다. 위액을 희석해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은 좋아하지만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는 국물은 잘 먹지 않는다.
이 씨는 “피부에 좋은 음식을 즐겨 먹되, 꾸준히 할 수 있는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기미 예방에 좋은 음식은 콩류, 토마토, 오이, 율무, 팥 등이 있다. 이런 음식들의 조리법은 매우 다양하므로 맛있고 하기 쉬운 조리법을 찾는 것이 오래 먹을 수 있는 비결이다. 약이 아니고서야 한두 번 먹는 음식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이 씨는 “몸에 좋은 특별한 식품이나 특별한 조리법을 찾다가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좋은 음식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다.”고 이야기한다.
클렌징과 팩도 내 몸에 맞게~
이숙경 씨는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온종일 지친 피부를 쉬게 해주는 클렌징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한다. 저녁에는 폼 클렌징으로 화장을 닦아낸 다음 미네랄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흑설탕물로 세안을 하고 차가운 물로 깨끗이 씻어낸다. 아침에는 주로 곡물을 이용해 세수를 한다. 선식가루와 생식가루를 번갈아 쓰는데 이런 곡물가루는 각질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씨는 “팩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중년 이후에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일주일에 보통 팩을 3번 정도 하고 2번은 보습력 위주로, 나머지 1번은 영양 공급 위주의 팩을 하고 있다.
기미 등 색소 침착을 막기 위해서 자외선 차단도 꼼꼼히 한다. 중년 이후에는 자외선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외출할 때는 꼭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발라준다.
<피부미인 2인의 피부 관리 공통점 5가지>
1.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피부 미인의 첫걸음이다.
2. 자연이 주는 재료로 밥상을 차린다.
3. 보습 관리,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쓴다.
4.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
5. 욕심을 버리고 베푸는 생활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