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희망재무설계 송승용 이사(<평생월급>저자)】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은 목돈을 얻기 위한 첫 번째 반환점이나 다름없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종잣돈은 말 그대로 목돈의 씨앗이 되는 돈이다. 종잣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더 불릴 생각을 하지만 가진 돈이 적다면 더 쉽게 쓰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빨리 종잣돈을 마련해서 돈의 단위를 키우고 억소리 나는 목돈을 손에 쥐는 날을 꿈꿔보자. 생각만 해도 기분 좋지 않은가? 알면 종잣돈이 모이는 알짜 정보를 소개한다.
종잣돈, 먼저 목표를 정해라!
종잣돈 모으기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축을 얼마부터 할 것인지 정한다. 또는 은행의 금리부터 알아본다. 희망재무설계 송승용 이사는 “종잣돈을 모으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목표액부터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 처음에 목표를 정확하게 세워놓지 않으면 흐지부지되기 쉽다. 자신의 수입을 고려해 1년에 천만 원, 3년에 5천만 원 등 단계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 후 목표에 맞게 저축 금액이나 모으는 방법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예정된 실패작, 쓰고 남은 돈 저축하기
쓰고 남은 돈으로 종잣돈을 모으겠다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세상에는 당신의 지갑을 열게 하는 많은 유혹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돈은 예상보다 적게 쓰는 게 어렵다.
따라서 일단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해야 한다. 일단 월급날에 맞춰 저축액이 빠져나가도록 자동이체를 해놓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선 저축, 후 지출. 종잣돈은 이 공식으로 만들어진다.
또 한 가지 종잣돈 모으기를 방해하는 마성의 카드가 있다. 신용카드다. 많은 사람이 신용카드가 있으면 지출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선뜻 해지하지 못한다. 언제 갑자기 돈이 필요할지 몰라서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불안을 없애는 방법은 비상금 통장 만들기다. 그리고 비상금 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를 발급해 신용카드 대신 가지고 다니자.
일단 적금부터 들어라!
종잣돈을 쉽게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송승용 이사는 “일단 적금부터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기적금은 일단 강제저축이 가능하고 재테크에 ‘재’자도 모르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다.
그러나 정기적금 금리에 너무 신경 쓰지 말자. 우리는 흔히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을 혼동한다. 정기예금은 가입할 때부터 모든 원금이 은행에 예치된다. 금리가 4%라면 만기일에 세금을 떼도 4%에 가까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기적금은 다르다. 첫 번째 달에 넣은 돈은 4%의 금리를 다 받는다. 그러나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예치한 기간이 1개월이므로 연 금리의 1/12 수준의 이자만 받는다. 따라서 만기가 돼도 세금을 떼면 원금의 2%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다. 매월 50만 원씩 적금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 후의 이자는 세전 12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래도 금리가 0.1% 높다고 멀고 먼 저축은행이나 마을금고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먼 곳까지 간 시간, 차비 등을 따져보면 어리석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송승용 이사는 “적금금리를 수소문할 시간에 지출을 줄여 저축액을 늘릴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종잣돈 해결사, 재예치를 아세요?
이자가 원금에 합쳐져서 함께 굴러가면 돈이 쑥쑥 불어난다. 이것이 흔히 이야기하는 복리의 효과다. 송승용 이사는 “은행 입장에서는 원금과 이자를 합해 복리로 불려주면 나중에 주어야 할 돈이 늘어나서 부담이 된다.”며 “그래서 대부분의 은행은 돈이 불어나기 전에 이자만 따로 계산해서 지급하는 방식을 택한다.”고 설명한다. 즉, 1년을 두든, 2년을 두든 원금에 대한 이자만 주는 단리인 것이다.
송승용 이사는 “정기예금은 1년씩 가입하고 만기 후 원금과 이자를 찾아 그것을 합해 새로운 정기예금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재예치라고 하며,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혹시 장기간으로 예금을 묻어둘 계획이라면 1년마다 돈을 찾아서 원금과 이자를 합해 다시 가입해야 한다. 송승용 이사는 “그냥 계속 예금해 두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간이 길어지거나 금리가 높다면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정기적금을 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금이 만기되면 원금과 이자를 합쳐 정기예금에 가입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정기적금을 들고 1년이 되면 또 원금과 이자를 그대로 정기예금에 가입한다. 1년이 지나면 바로 찾아서 재예치를 해야 그나마 낮은 금리라도 복리효과를 볼 수 있다.
스스로 복리효과 만드는 법
송승용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복리로 부를 쌓으려고 하지만 금융 상품을 이용해 복리로 돈을 불리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복리를 제대로 주지도 않고, 금리가 낮아 복리라고 해도 돈이 제대로 불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스스로 복리효과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꾸준히 저축을 하면서 저축액을 늘려 복리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매월 50만 원씩 저축하는 사람이 점심 값을 아껴 5만원을 더 저축한다면 매달 5만원씩 이자가 붙는 것과 다름없다. 1년만 해도 60만 원이 넘는 이자가 생긴다.
송승용 이사는 “단순히 다달이 100만 원씩 5%의 금리로 1억 원을 만들려면 연복리라고 해도 7년이 걸린다.”며 “하지만 매년 10%씩 저축금액을 늘리면 기간이 7년에서 6년으로 단축된다.”고 말한다.
강력한 절약만이 답은 아니다
저축 금액을 늘리는 것은 더 벌거나 아끼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그러나 살맛이 안 날 정도로 아끼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면 목표에 다다르기도 전에 지친다. 가끔씩은 나에게 보상을 해주자. 돈을 쓸 때도 티가 나게 써야 한다. 돈은 돈대로 쓰고도 돈 쓴 티가 안 나는 것처럼 허무한 것은 없다. 6개월에 한 번 또는 1년에 한 번은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거나 멀리 여행을 다녀오자. 이렇게 확실히 보상을 누리면 더 절약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길 것이다.
<깨알 같은 생활 재테크>
1. 공돈은 저축하자!
살다보면 의외로 공돈이 생길 때가 있다. 공돈은 지출이 아니라 저축으로 이어지게 하자. 매번 저축하기 귀찮다면 책상서랍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한꺼번에 저축하면 된다.
2. 쓴 돈 만큼 저축하자!
지름신을 잠재우는 좋은 방법이 있다. 1만 원짜리를 사면 1만 원을, 5만 원짜리를 샀으면 5만 원을 저축하는 것이다. 지출액과 동시에 저축액이 커지면 그만큼 쓸 돈도 줄어서 긴축재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꼭 사야 할 것만 사서 저축액이 늘어나게 된다.
송승용 이사는 KBS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MBC <경제매거진 M>에 자문위원으로 고정 출연하고 있다. 저서 <평생월급>,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