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조성완 원장】
성남에 사는 이숙자(42세) 씨는 요즘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건강식품들을 사들이고 있다. 흑마늘에 산수유즙, 고환 건강에 좋다는 팬티까지. 몇 해 전부터 남편의 정력이 많이 딸린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이다. 그래서 정력에 좋다는 것을 이것저것 챙겨 먹이지만, 생각보다 남편의 정력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보니 잠자리 관계도 소원해지고, 매일 피곤하다며 등 돌리기 일쑤인 남편이 야속하다는 그녀. 그녀는 남편의 ‘발기찬’ 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다.
밤에 기죽은 남편, 노화 때문에?
예전에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한 광고 카피가 화제가 된 적 있다. ‘정력 향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촌스럽지만 직접적으로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건강식품 광고였다.
이 광고에 남자들도 관심을 보였지만, 특히 아줌마들의 관심이 컸다. 특히 40대 중년에 접어들면서 남편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걱정하는 아내들이 말이다. 또 정력은 성적 능력 외에도 심신의 활동력도 의미하니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아내의 고민은 늘 수밖에 없다.
정력에 대한 중년남성들의 고민이 늘어나는 것은 바로 노화 때문이다.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조성완 원장은 “‘정력적이다.’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개개인이 자신의 정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시점은 대략 40대 초중반부터”라며 “그 원인은 노화에 따른 남성호르몬의 감소에 있다.”고 말한다.
남성도 여성처럼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고 불균형이 생기는 갱년기를 겪게 되는데, 이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서 성기관도 쇠퇴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력에 민감한 중년남성들뿐 아니라 아내들까지도 덩달아 남편의 정력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그 해결책을 찾아나선다. 만약 내가, 혹은 우리 남편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노하우를 알아본다.
발기찬 남편 만들기 5계명
남편과 함께 뛰어라
성적으로 흥분이 되는데도 발기력이 따라와 주지 않으면 참 답답하고 미칠 노릇이다. 평소의 7배나 되는 혈액이 음경혈관에 몰려야만 발기가 된다. 발기도 결국 혈액순환의 문제인 셈이다. 따라서 정력감퇴가 걱정이라면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골반근육을 많이 움직이는 달리기나 걷기, 등산과 같은 유산소운동이 최고의 정력제다.
유산소운동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혈관의 탄력성도 향상시킨다. 만약 남편이 평소 운동을 등한시한다면 퇴근 후 함께 뛰자. 하루 30분 정도는 규칙적으로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아니면 산책 겸 걷기를 제안해 보는 건 어떨까?
규칙적인 성관계를 즐겨라
더러 부부 관계도 가끔 해야 짜릿하고 화끈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분상으로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발기력만 따진다면 틀린 얘기다.
조성완 원장은 “규칙적인 성관계는 성기관이 퇴화하는 것을 막고 남성호르몬의 분비도 촉진시킨다.”고 말한다. 전립샘 건강을 지키는 데 좋을 뿐 아니라, 성장호르몬과 옥시토신, 엔도르핀이 분비돼 더 젊고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주간 3회 이상의 규칙적인 성관계는 심장마비와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거니와 일주일에 3회 이상 섹스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2년 정도 젊어 보인다고.
하지만 ‘며칠에 한 번은 꼭 해야 돼.’ 하는 식은 오히려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 남편과 아내는 서로가 성에 관심을 잃지 않고 즐거운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식탁에 올리자
정력은 식품에 관한 낭설이 많다. 특히 개구리나 장어, 심지어 뱀, 개고기까지도 정력에 좋다하니 무조건 먹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양식이라고 하는 음식들은 고단백·고칼로리인 경우가 많다. 적당히는 좋지만 지나친 섭취는 금물!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해 발기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보다는 노화를 막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가 좋다. 특히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토마토를 활용해 상큼한 샐러드를 만들어 식탁에 올려보자. 또 담배와 술 역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요소인 만큼 멀리 하는 것이 좋다.
남편에게 잔소리는 금물!
40대는 자신의 일에 한참 물이 올라 탄력이 붙을 때다. 업무의 강도도 세고, 종일 바쁘다. 책임감까지 더해지다 보니 퇴근 후 남편은 파김치가 되어오기 일쑤다.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는 정력 감퇴에도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만성적인 발기부전도 겪을 수 있다. 그렇다면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이 집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을 상황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을 쉴 수 있는 곳이라고 여길 수 있도록 아내 입장에서 잔소리는 조금 줄이고, 칭찬은 더 늘리자.
함께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라
바쁘다고, 귀찮다고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발기가 근본적으로 ‘혈액순환’과 연결되어 있는 만큼 발기력은 전신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몸은 건강한데 발기만 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만약 당뇨나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이 발기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 이러한 질환부터 개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 만성질환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다. 이 경우 발기저하는 서서히 이어져 본인은 문제가 없는데, 발기만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 없이 발기력이 예전보다 떨어진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외로 간단한 해결점이 있는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력에 얽힌 소문, 진실 혹은
*케겔운동이 정력증강에 좋다? NO
케겔 박사가 고안한 케겔운동은 괄약근과 사정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법이다. 이는 요실금이 있거나 질근육이 약해진 여성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남성들에게는 크게 효과가 없다고 조성완 원장은 말한다.
*쏘팔메토가 좋다? YES or NO~
쏘팔메토는 톱야자열매의 추출물로 북미인디언의 민간치료에서 나왔다. 최근 많은 이들이 쏘팔메토를 남성건강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전립샘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쏘팔메토는 전립샘비대증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 때문에 전립샘비대증으로 성기능이 저하되었던 사람이라면 쏘팔메토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전립샘비대증이 아니라면 크게 관련 없다는 것이 조성완 원장의 설명이다.
*음경은 시원한 게 좋다? NO
분명 정자는 열에 약하다. 고환에 주름이 잡힌 것도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사타구니를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정자 형성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력이 세지고 발기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발기에서 중요한 것은 정자가 아니라 성기의 혈액순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찬물과 더운물에 번갈아 왔다 갔다 하는 냉온욕 역시 그렇게 관련 있다고 할 수 없다.
조성완 원장은 배뇨장애와 성의학 전문이며 연세대학교와 이화여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위원, 대한비뇨기과학회·대한남성과학회·대한전립선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