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기자】
“흰 민들레와 청국장은 암을 이겨낸 비결입니다”
충남 보령의 인적 드문 시골길, 볕에 곡식을 말리는 아낙네에게 길을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바로 김남순 씨 댁이었다. 엉뚱한 곳에서 헤맨 탓에 진땀 꽤나 뺀 기자는 김남순 씨를 본 순간 의심부터 했다. ‘진짜 위암이었던 분 맞아?’
갓난쟁이 손녀와 함께 반갑게 기자를 맞아준 김남순 씨(57세)는 위암 수술을 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했다. 비결이 뭐였을까?
유난히 비위가 약했던 사람
김남순 씨는 비위가 약했다. 쉰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부쩍 더 심해졌다. 상한 음식만 봐도 헛구역질을 했고, 양치질을 하다가도 헛구역질을 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 헛구역질의 횟수가 점점 잦아졌고, 체한 듯 소화도 잘 안 됐다. 거기다가 하루 서너 차례 왼쪽 옆구리도 아팠다.?
“속이 안 좋으니 당연히 내과를 찾았고, 당시 위염 진단을 받았어요. 소화제를 복용하면 좀 좋아지는 것도 같아 단순히 위염이라고만 생각했죠. 그렇게 일 년 넘게 병원을 다녔어요.”
그런데 2009년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 ‘재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위암의심 판정이었다. 그래도 ‘설마?’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암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설마는 현실로 닥쳤다. 2009년 9월, 김남순 씨는 위암 3기 말~ 4기 초로 진단받았다. 그때 그의 나이는 쉰넷이었다.
“그제서야 왜 유독 비위가 약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았는지 이해가 갔어요.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1년을 넘게 위염으로 착각하고 살았으니, 당시 다녔던 내과에 화도 많이 났고요. 마음 같아서는 소송이라도 걸고 싶었지만, 우선은 치료가 먼저였죠.”
곁에 있던 그의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껏 아버지께 비밀이었는데… 당시 위암 진단을 받고 제가 의사와 따로 면담을 했었어요. 아버지가 앞으로 살날이 고작 1년 남았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했죠.”
항암치료, 가족의 힘으로 버텨내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그의 수술 날짜는 빨리 잡혔다. 그해 10월 6일 그는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80%의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했다. 그리고 아주대학교병원으로 옮겨 12차의 항암주사와 40번의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다.
“수술보다 수술 후 항암치료가 더 힘들었어요. 손발이 저리고, 손·발톱이 다 빠지더군요. 음식을 넘기지 못하니 항상 기력도 없었고요. 마음이 힘들었죠. 그래도 가족 때문에라도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병원을 꾸준히 돌아다니며 열심히 걸었죠.”
수술 결과도 좋았고, 항암치료 역시 잘 소화해 냈다. 담당의사는 그에게 “이겨내는 힘이 좋다.”며 칭찬까지 했단다.
위암 수술 후 한 달 넘는 시간을 병원에서 보낸 그는 퇴원했다. 퇴원 후 그의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 특히 식습관의 변화가 컸다. 위가 많이 줄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니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수시로 조금씩 먹을 수밖에 없었다.
식습관 개선에는 아내의 역할이 컸다. 밥상에서 맵고 짜고 자극적인 것들은 사라지고, 채소와 과일이 더 많아졌다. 흰쌀밥은 현미잡곡밥으로 바뀌었다. 식사 때마다 발효식품이 상에 올라왔고, 직접 담근 매실엑기스로 모든 음식의 단맛을 냈다.
특히 그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집 텃밭에서 나온 농작물이었고, 아내의 손을 거쳐 음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런 아내의 정성 때문에라도 얼른 낫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는 그런 아내가 고맙다.
“아내는 제 생명의 은인이죠. 몸에 좋다는 것은 다 해주고, 올바른 식습관도 지킬 수 있도록 항상 챙겨줬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평생 고마워하며 살아야죠.”?
직접 캔 흰 민들레와 청국장이 항암 비결
그의 집 주변에는 감나무며 밤나무, 사과나무, 그 외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무공해로 지천에 깔려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것들을 직접 수확해 먹는다. 실제로 그는 기자에게 갓 딴 사과와 밤을 한 움큼 쥐어주기도 했다.
또 수시로 집 뒤 산속에 들어가 소나무 향기를 맡으면서 걷다 낮잠을 자기도 한다. 삼림욕인 셈이다. 듣다보니 건강해지는 데에는 더 바랄 것 없는 환경, 그런데 혹시 암을 이겨내는 데 더 특별한 비결은 없었을까? 그래서 그의 하루 일과를 슬쩍 물어봤다.
“새벽 5시 반에 기상해 아내가 만들어주는 흰 민들레즙을 마셔요. 그리고 소들에게 여물을 주고,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하죠. 그러고 나서 동네를 운동 겸 산책 겸 쭉 걸어요. 약 1시간 30~40분 정도를 걷는 셈이죠. 그러고 나서 집에 돌아와 청국장 요구르트와 제철과일을 챙겨 먹어요. 그러고선 다시 논으로 밭으로 농사지으러 다니고, 소를 키우죠.”
특히 그는 흰 민들레와 청국장을 강조했다. 그 덕을 톡톡히 봤다고 믿기 때문이다.
“입원 당시 환자들과 정보교류를 하면서 흰 민들레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매일 아내가 흰 민들레로 만들어준 생즙을 마셨어요. 그리고 위암 판정을 받은 후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청국장의 항암효과도 알게 됐죠. 그 후로 꾸준히 청국장 가루도 먹기 시작했어요. 요구르트에 타서 먹어요. 물론 지금도 흰 민들레즙과 청국장 요구르트는 매일 매일 마시고 있습니다.”
당시 그의 아내는 직접 흰 민들레 씨를 받아 뒷마당에 뿌려 키웠다. 그리고 아침마다 그 민들레 잎사귀를 뜯어 즙을 냈다. 청국장도 직접 담근 메주를 말려 가루로 낸 뒤 통에 담아 매일 남편이 먹을 수 있게끔 챙겼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겨울에는 흰 민들레를 미리 따서 말려 저장해뒀다가 달여 마시거나, 가루를 내 마신다. 흰 민들레 대신 자색 고구마로 즙을 내기도 한다.
몸은 부지런하게, 마음은 편하게
김남순 씨는 오늘도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짓는다. 그러니 항시 분주하다.
“농사꾼의 일과가 으레 비슷하잖아요. 의도하지 않아도 꾸준히 움직이게 되는 것 같아요. 바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무리하지는 않아요.”
무엇보다 그는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워낙에 긍정적이기도 했지만, 위암 수술 후 더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무엇이든 되도록이면 걱정 안 하고 즐겁게요. 또 암도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 않고, 그만큼 건강을 더 챙기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그래, 암아~ 너도 같이 살자.’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어요. 아무래도 스트레스 안 받고, 마음 편한 게 건강에 제일 좋지 않겠어요?”
위암 수술을 받은 지 이제 만 3년. 암세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최근 받은 검진에서 그는 더없이 건강하다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요즘은 위암 수술 후 정신적으로 큰 버팀목이 되어준 교회활동에 열심이다. 자신이 아플 때 자신을 위해 기도해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건강해야겠다고 매일 다짐하기 때문이다.
농사꾼의 여유를 솔솔 풍기며, 3년 후에 더 많은 과일 나무들이 열매를 맺으면 다시금 놀러오라고 말하던 김남순 씨. 아마도 그에게 암은 일생일대의 위기가 아닌, 삶의 과정 중 스쳐지나가는 작은 시련이었던 것 같다.?
TIP. 김남순 씨가 적극 추천하는 흰 민들레즙과 청국장 요구르트
* 흰 민들레즙
1. 흰 민들레 잎사귀를 한 움큼 따서 흐르는 물에 씻는다(혹은 말려 가루를 낸다).
2. 양배추 잎 한 장, 사과 반 개를 깨끗하게 씻어 준비한다.
3. 위의 재료를 모두 믹서기에 넣고 요구르트(혹은 두유) 한 병을 부은 뒤 갈아낸다.
4. 컵에 따라 마신다.* 청국장 요구르트
1. 요구르트에 청국장 가루를 타 마신다(양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가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