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김달래한의원 김달래 박사】
일터에서 흘리는 구슬땀. 면접관 앞에서 흘리는 진땀.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흘리는 식은땀. 다양한 땀의 이름 앞에서 문득 그 정체가 궁금해진다. 땀, 너 정체가 뭐니?
땀에게 맡겨진 중요한 임무
푹푹 찌는 무더위에 줄줄 흐르는 땀. 연신 손수건으로 닦아내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여름철 우리를 힘들게 하는 대표적인 불청객은 땀이다. 끈적끈적 불쾌하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땀을 그렇게 홀대할 수 없을 것 같다. 김달래한의원 김달래 박사는 “땀은 우리 몸에서 체온조절과 노폐물 배설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라고 밝히고 “땀을 제대로 잘 흘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 몸은 움직이면 열이 발생한다. 심한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할 때 많은 열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 몸은 열을 내려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발생하면서 뇌에 손상을 주게 된다. 우리 몸은 항상 36.5도를 유지해야 하는 항온동물인 탓이다.
이때 가장 효과적으로 열을 내려주는 기전이 바로 땀이다. 그래서 흔히 땀은 우리 몸의 냉각장치라 불리기도 한다.
노폐물 배출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땀의 진가는 무시할 수 없다. 우리 몸속에 생긴 노폐물은 주로 소변과 대변으로도 많이 나가는 편이다. 그러나 땀으로 배출되는 양도 만만찮다. 지나치게 에너지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운동을 통해 땀으로 노폐물을 배출해야 한결 개운한 느낌이 든다. 만약 운동을 하지 않고 소변으로만 노폐물을 내보내게 되면 신장에 큰 부담이 된다.
따라서 신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노폐물을 땀으로 배설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콩팥이 쉴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김달래 박사는 “땀은 우리 몸의 체온조절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노폐물 배출에도 관여하므로 좋은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굉장히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좋은 땀, 나쁜 땀, 이상한 땀
김달래 박사는 “우리가 무심코 흘리는 땀에도 좋은 땀, 나쁜 땀, 이상한 땀이 있다.”고 밝히고 “되도록 좋은 땀을 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땀은 과연 어떤 땀일까? 또 나쁜 땀의 조건은?
지금부터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떠올리면서 좋은 땀, 나쁜 땀, 이상한 땀의 구분도 해보자.
● 좋은 땀의 조건
김달래 박사는 “좋은 땀은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흘려서 기분이 상쾌하고 피로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적당한 갈증과 식욕을 느껴야 한다.
셋째, 땀을 흘리고 나서 잠도 잘 자야 한다.
그런데 만약 땀을 흘리고 나서 잠을 잘 못 잔다든지, 식욕이 떨어진다든지, 갈증이 심하든지 하면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렸다는 증거다. 이럴 경우는 우리 몸의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도 있으므로 결코 좋은 땀이라고 할 수 없다.
평소 좋은 땀 흘리는 것을 방해하는 주범은 고온다습한 환경이다. 이것을 기억하고, 평소 좋은 땀을 흘리기 위한 행동 강령을 실천하도록 하자.
● 좋은 땀을 흘리는 노하우
1. 운동으로 흘리는 땀_ 외부 온도에 의해 흘리는 땀과 운동으로 흘리는 땀의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크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서는 에너지가 소비되면서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땀도 나게 된다. 이렇게 에너지 소비를 하는 운동으로 나는 땀은 몸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나는 최고로 좋은 땀이다. 노폐물과 독성물질도 땀과 함께 배출되면서 우리 몸이 정화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최소 30분 이상 해야 하고 강도는 자기 맥박수의 50%를 넘지 않도록 한다. 빠른 걸음 걷기나 경사로 걷기 정도가 적당하다. 일주일에 3회 정도는 꼭 운동을 하도록 하자.
2. 5분 사우나로 흘리는 땀_ 사실 찜질방, 사우나실, 한증막 등 높은 온도에서 흘리는 땀은 그리 좋은 땀이 아니다. 운동을 하면서 나는 운동땀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5분 정도의 짧은 사우나는 운동보다는 못하지만 좋은 땀을 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사우나보다 조금 더 좋은 방법은 반신욕이다. 반신욕으로 땀을 내는 것은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기 때문이다. 반신욕을 할 때도 15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자. 사우나나 반신욕, 혹은 목욕은 노폐물 배설에 좋다.
김달래 박사는 “좋은 땀을 흘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히고 “운동 중간 중간에는 물을 마셔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나쁜 땀의 조건
흘리면 흘릴수록 건강에 좋지 않은 땀도 있다. 일명 ‘나쁜 땀’이다. 김달래 박사는 “땀을 흘려서 불편을 느끼거나 몸 상태가 더 피곤하거나 하면 그것은 나쁜 땀의 범주에 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쁜 땀은 왜 흘리게 될까? 김달래 박사는 “주로 피곤하거나 기력이 떨어져 몸이 힘들 때, 혹은 정신적 긴장이 심할 때 많이 흘리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흘리는 나쁜 땀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얼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처럼 신체의 일부에서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난다.
땀은 일부분에서 나면 좋지 않다. 전신에서 나도록 분산시켜야 한다. 땀은 원래 전신에서 나도록 세팅되어 있는데 일부에서 지나치게 많은 땀이 난다는 것은 이 균형이 깨졌다는 증거다.
둘째, 전신에서 과도하게 땀이 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뜨겁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도 유난히 땀을 뻘뻘 흘린다면 이 또한 나쁜 땀이다.
셋째, 잠을 잘 때 식은땀을 흘린다.
이 또한 비정상적인 땀이다. 한방 용어로 음기가 부족해서 나는 땀이며, 나쁜 땀의 범주에 속한다.
● 나쁜 땀을 개선하는 노하우
김달래 박사는 “나쁜 땀을 흘린다는 것은 건강의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히고 “따라서 나쁜 땀을 흘릴 때는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도움이 되는 생활요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잠을 잘 때 면역기능은 회복되고 체력을 길러주게 된다. 밤 10시 전에는 꼭 잠자리에 들도록 하자.
2. 자극적인 음식은 멀리하자. 매운 것,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도 나쁘게 하므로 이래저래 좋지 않다. 음식을 먹을 때는 되도록 담백한 음식을 먹도록 하자.
3.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미네랄 보충에 신경을 쓰자. 땀의 성분은 90%가 물이고, 1%가 소금이며, 나머지는 미네랄이다.
따라서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미네랄 보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네랄 중에서도 칼륨이 많이 든 식품이 좋다. 박과식품에 칼륨이 많이 들어있다. 주로 박, 수박, 오이, 호박, 참외, 멜론 등이다.
4. 정신적인 긴장을 없애야 한다. 심호흡을 하면 좋다. 심호흡을 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되고 교감신경은 아래에 있게 된다. 그러면 교감신경이 흥분을 덜하게 되면서 정신적인 긴장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평소 신경 쓰지 않으면 심호흡이 잘 안 된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럴 경우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콧노래 부르기다. 노래를 부르면 저절로 심호흡이 된다. 노래를 하면 쉼표를 따라 1분에 12번 호흡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심호흡이다.
하루 5곡 정도 부르면 좋다. 크게 안 해도 된다. 허밍만 해도 된다. 주말에 교회나 절에 갔다 오면 왠지 행복하다. 노래를 부르면서 심호흡을 해서 행복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꼭 한 번 실천해보자.
이상한 땀은 병적인 땀을 말한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달래 박사는 “이상한 땀은 주로 색깔이나 냄새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황달이 있을 때는 노란색 땀을 흘린다. 이때는 내의색깔이 노랗게 변한다.
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도 마찬가지다. 몸에 이상이 있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는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전혀 땀이 나지 않는 사람도 병적인 증상으로 봐야 한다. 전문용어로 무한증이라고 한다. 주로 유전이나 피부 이상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자.
김달래 박사는 “땀은 신체 조건에 따라서 변화가 많은 증상 가운데 하나”라고 밝히고 “땀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몸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그래서 다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하지만 여름철 지나친 냉방시설로 땀 흘리는 것이 방해를 받는 것은 좋지 않다. 김달래 박사는 “여름은 우리 몸이 더운 기운을 받아서 건강을 지켜야 되는 계절”이라고 말한다. 만약 오랫동안 냉방시설에서 생활했다면 운동을 해서 적당량의 땀을 배출해 주어야 한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겨울은 우리 몸이 찬 기운을 받아서 건강을 지켜야 되는 계절이다. 추위 또한 견딜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달래 박사는 “우리 몸이 자연에 적응할 기회를 박탈당하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길 수 있다.”며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한다. 그렇게 될 때 나도 건강해지고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김달래 박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상체질과 전문의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부원장, 상지대학교 한의대 학장, 사상체질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는 <체질 따라 약이 되는 음식><체질궁합이야기><암은 냉증이다> 등 다수가 있으며 현재 송파구 잠실에 있는 김달래한의원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