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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프리즘] 사스에서 메르스까지… 전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5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면역호 48p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사스-신종플루-메르스까지… 최근 다양한 형태의 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사람에게 항체가 없어 더욱 더 치명적인 이러한 전염병은 주로 동물과 인간 사이에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파 경로가 복잡하고 다양해 온전히 통제·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 달 이상 지속된 메르스 파동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신종 전염병 대유행이 우리를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고 있다.

소설 <눈 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1998)에서는 치명적 전염병인 전염성 실명이라는 장치를 설정해 두고 전염병 감염으로 파괴된 세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거리 곳곳을 메우고 있는 시체들, 들개 떼와 들쥐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차량은 불타고 건물은 무너지며 쓰레기와 오물이 넘쳐나는 등 지옥도시를 끔찍하게 묘사하고 있다. 빵 한 조각을 두고 물어뜯으며 싸우는 인간 군상, 섬뜩한 이 소설의 내용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우리들을 전율케 한다.

판데믹(pandemic-전 인류에게 급속도로 감염되는 전염병), 돌연변이, 신종바이러스, 치명적 신종 전염병 등의 말들은 불길한 우리의 미래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변종 바이러스의 교훈

지구촌 시대, 이것이 내포하는 긍정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의 세계화가 가져올 미래는 우리에게 두려움마저 안겨준다. 이제는 우리만 잘해서는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함께 잘해야 한다.

그런데 현대과학(의학 포함)의 오만함과 자본의 탐욕은 더 강하고 신출귀몰한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게 한다. 변신의 귀재인 바이러스에 현대과학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바이러스에 어설프게 대응하는 현대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바이러스의 변이와 확산 속도는 훨씬 더 빨라지고 예측불허 상황은 더 자주 연출될 것이며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여전히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자본의 무한 질주, 전염병 대유행 예고

유엔환경계획(UNEP)은 “동물이 인간에게 옮기는 전염병이 늘어나는 것은 삼림 벌채나 무분별한 도시 확장, 폐기물 처리 미흡, 도로·댐 건설, 기온상승 등 질병이 번지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몇 가지 케이스를 보자. 아프리카에서는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야생 침팬지나 원숭이를 무차별 사냥하여 식용으로 사용한 결과 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돼 에이즈를 출현시켰다. 미국의 대표적 축산기업인 동물공장의 운영방법(밀집사육, 근친번식, 운동부족에 엄청난 양의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사용)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견했는데 실제로 이 동물공장(돼지)이 신종플루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신종플루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라는 매개를 통해 돌연변이와 재조합, 변이를 거쳐 사람에게 감염되는 신종바이러스다. 결국 신종플루는 비생태적·비위생적 환경에서 최대의 이익을 남기려는 자본주의의 천박함이 만들어낸 작품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더 있다. 현재 조류독감이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돼지를 매개로 발생하는 신종플루처럼, 또 다른 형태의 감염이 어떤 경로를 통해 대규모로 발생한다면 인류는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

이는 현재 대규모 기업의 동물사육 형태를 보면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돼지, 소, 닭, 오리 등 가축의 사육은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따른다. 생태적이거나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이에 따라 좁은 공간에서 가능한 짧은 시간에 연한 고기를 크게 만들어 팔아야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 좁은 공간이니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가축 분뇨를 적시에 처리해 주지 않음으로써 비위생적인 환경을 피할 수 없어 질병에 대한 저항이 약해 항생제를 다량 투여해야 한다.

또한 짧은 시간에 크게 키워야 하니 성장촉진제가 듬뿍 들어간 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다량의 항생제를 사용했음에도 살아남은 세균과 바이러스는 어떻게 될까? 더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돼 우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과학만능주의와 자본의 천박성에서 벗어나야 할 때

과학은 자연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 우위에 서고 싶어 한다. 그것은 허영심일 뿐 결코 자연 위에 설 수 없다. 과학이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오만함부터 벗어던지고 자연에 겸손하며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생태적이어야 하며, 지속가능해야 하고, 자본의 속박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등 화학물질 덩어리인 고기가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것을 막지 못하는 한 변종바이러스 출현과 전염병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

과학이 인류의 미래를 담보하려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사람이 주체가 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전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메르스 감염 예방법엔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은 즉흥적인 방법들이다. 손을 열심히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소독을 철저히 하고, 감염자와 접촉을 피하는 것 등이 기본 지침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몸이 질병에 저항하는 힘을 충분히 갖게 하는 것이고, 설령 질병에 노출돼도 이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높이는 것이다.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라고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메르스는 물론 다양한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손을 씻는다고, 사람이 많은 곳을 가지 않는다고,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서, 그리고 항바이러스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궁극적으로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요즘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살균, 즉 병균은 무조건 죽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몸은 세균이 없는 상태인 무균 상태에서 건강한 것이 아니라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있는 상태에서 우리 몸이 스스로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건강한 것이다. 그것은 아주 불편한 것일 수도 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 9가지

– 생태적인 삶을 산다.

– 항생제나 호르몬 범벅이 된 육류를 밥상에서 추방한다.

– 산과 들에 자생하는 풀, 나물을 상식한다.

– 항상 즐겁게, 즐겁게 정신건강에 신경을 쓴다.

– 적절한 활동은 몸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면역력 회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 정리·정돈·청소·청결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지나친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심리적인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 자연식 상차림은 몸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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