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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변비에서 탈출하는 쾌변의 기술

2015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가을호 116p

【건강다이제스트 | 백나래 기자】

【도움말 |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해야만 하는 그것, 제대로 하지 못하면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배가 너무 아파 뒹굴기까지 하게 만드는 그것, 바로 변비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몸짱’을 원하는 시대에 변비로 볼록한 아랫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쾌변이 영원한 숙원이다. 숙원이 현실이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당신도 혹시?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의 마지막 장소는 안타깝게도 화장실이었다. 약물, 또는 다른 이유의 사망이라 생각했지만 부검 결과는 의외로 평소 앓고 있던 변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정확한 병명은 히르슈슈프룽병. 대장과 직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있거나 비대해져 장의 이완과 관련된 운동이 이뤄지지 않아 음식물이 내려가기 힘들어지는 기능성 변비를 앓고 있었다. 실제로 그의 장은 사망 당시 2인치 이상 커져 있는 상태였다.
이렇듯 단지 불편함을 주는 정도라 여겼던 변비는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할 수 있다.

변비는 화장실을 매일 가지 않는다고 해서 변비라 단정 지을 수 없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24시간에서 72시간까지 장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하루에서 사흘 정도 사이 화장실을 가는 것은 정상이지만 그것보다 이르면 설사, 늦으면 변비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화장실에서 장시간 노력하는 경우, 잔변감 때문에 자주 들락거리는 경우 역시 변비라 볼 수 있다.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하루에서 사흘 사이 개운하게, 잔변감 없이 배변할 경우 정상으로 본다.”고 말한다.

변비는 왜 생길까?

김선한 교수는 “변비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 장 어딘가가 막힌 경우다. 혹, 또는 염증이 있어 장이 좁아지는 것으로 염증성 질환, 대장암, 직장암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엔 질환을 치료하면 변비 역시 좋아진다.

둘째, 장무력증을 의심할 수 있다. 대장의 움직이는 힘이 약해져 대장으로 들어간 음식물 찌꺼기가 변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도 있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변비약, 또는 건강보조식품을 오래 복용해 장점막이 변형을 일으키면서 장을 운동시키는 신경세포와 근육 약화 현상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셋째, 막힌 곳도 없고 장도 잘 움직여 항문이 있는 곳까지 변이 왔으나, 변을 최종적으로 배출시키는 항문의 괄약근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다. 보통 30~40대 여자들이 과도한 스트레스 등 후천적,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많이 가지는 질병으로 ‘폐쇄형 변비’라고 불리기도 한다.

변비를 부르는 잘못된 습관들

변비를 고치기 위해 장세척 등을 통해서 쌓여 있는 변을 내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급성 변비인 사람에겐 치료목적으로 괜찮다. 하지만 만성 변비인 사람이 주기적으로 장세척을 하는 것은 장 건강에 매우 해롭다. 대장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영양소가 바로 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변비가 심한 사람들은 보통 물을 잘 마시지 않으며, 섬유질 섭취와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섬유질은 우리가 먹어서 소화시킬 수 없는 물질이다. 그렇다면 섬유질은 우리 몸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 걸까? 소화되지 않은 섬유질은 모두 대장으로 간다. 그리고 대장에서 자신의 몫을 한다. 대장 점막세포의 주요 영양분이 바로 섬유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대장 속에 있는 세균은 섬유질을 발효시킨다. 이때 만들어지는 물질인 ‘짧은 사슬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은 대장 점막세포의 가장 중요한 영양소로, 이 물질과 이산화탄소가 만나면 장이 팽창되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즉, 섬유질을 많이 먹어야 장세포의 점막이 건강하게 배출을 잘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세균이 섬유질을 발효시킬 때 물이 같이 있으면 훨씬 더 원활히 이루어진다. 운동 역시 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돕기 위해 꼭 필요하다.

변비가 대장암도 일으킬까?

변비가 심한 사람들은 혹시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변비가 대장암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 물음에 김선한 교수는 “변비는 대장암과 직접적이진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30년 전만 해도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대장암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대장암 발병 빈도가 가장 높은 국가(세계보건기구 WHO의 최근 암역학 자료)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은 식습관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부분이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음식 역시 점점 육류, 고지방식으로 바뀌었으나 이러한 음식들은 장으로 들어가면 발암물질로 바뀐다. 발암물질로 바뀐 음식 찌꺼기가 오랫동안 배출되지 못해 대장 점막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비는 꼭 예방하고 치유해야 하는 병으로 생각해야 한다.

하루 한 번 혹은 하루 두세 번도 개운하게 볼일을 볼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선한 교수는 “변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식생활 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평소 잘 배설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1단계 : 식습관 바꾸기

섬유질을 챙겨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두 번 정도로 효과를 기대하는 건 큰 오산. 장기간 섭취하면서 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운동을 병행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까지 해야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

2단계 : 빠르게 걷기의 습관화

일반적으로 호흡을 하는 공기의 80%는 폐로 가지만 나머지 20%는 장으로 들어간다. 오래 걸으면 방귀가 나오는 걸 종종 경험하게 되는 이유다. 호흡이 약간 가빠질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걸으면 장에 가스가 들어가 움직일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

3단계 : 아침 식사는 반드시 챙겨 먹기

공복 상태에서 음식이 들어가면 위가 팽창하면서 운동을 시작하고, 그와 함께 장 전체가 함께 운동하는 반사작용이 일어난다. 이것을 ‘위결장반사’라고 한다. 하루 중 대장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때다. 그러므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의식적으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전 국민의 고질병이다시피 한 변비! 제대로 배설하지 못해 고통스런 변비 탈출법은 결코 먼 데 있지 않다. 말랑말랑 음식 대신 다소 거친 음식을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으므로 지금 당장부터 시작하자.

김선한 교수는 고려대 의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제복강경대장수술학회 대의원,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슬위원 위원장 등을 지냈다. 방송 ‘명의’에서 직장암 명의로 선정되어 출연했으며,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클리닉 대장외과 최우수외과연구원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현재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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