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모든 가공식품에는 첨가물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종류에 따라 덜 들어가고 더 들어가고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어묵은 특히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는 가공식품 중의 하나다. 국민식품으로 불릴 정도로 대중화된 어묵과 대부분의 김밥에 들어가는 맛살의 문제점과 대책을 알아보자.
김밥을 맛있게~ 어묵과 맛살
김밥!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한 끼를 해결해주는 식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김밥의 재료들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불붙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어묵과 맛살, 단무지와 햄이 문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식품산업 발달의 핵심은 저렴한 원재료 구입을 통한 저가정책으로 누구나 쉽게 손이 가게 함으로써 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에 있다. 그러다 보니 원료의 질적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고 질적 저하를 나타내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첨가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첨가물은 저투입으로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어 그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고, 소비자들은 이런 것을 낱낱이 따져 먹는 것보다 통상 ‘맛이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과 함께 ‘설마 대기업, 혹은 이름 있는 회사에서 제조한 것인데 나쁘기야 하겠어?’라는 관대함이 가공식품이 건강의 반대편에 서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체 기능 저하시키는 첨가물 다량 함유
어묵에 들어가는 첨가물의 종류에는 단맛을 내는 사카린 나트륨, MSG라 불리는 글루탐산나트륨, 부드러움과 끈기를 위한 인산염, 부패방지 보존제인 소르빈산, 표백제인 과산화수소, 강화제인 강피로인산나트륨, 기름부패를 막아주는 BHA와 BHT, 착색제인 색소 등 그 종류와 수에 있어서 가늠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원료와 제조과정 확인 불가, 변칙 가능해
통상의 어묵이라 하면 우리나라 혹은 원양어업으로 잡은 갈치, 명태, 조기 등을 사용하여 가공한 수산물 가공식품이다. 그런데 원료의 원가를 줄일 목적으로 동남아나 중국에서 비위생적으로 가공된 저가의 연육들이 국내에 반입되고 있다. 이것 때문에 97년 어육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었으나 실효성에 있어서는 여전이 의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길거리나 시장에서 직접 제조해서 판매하는 어묵이다. 바로 튀겨 내니 맛이 좋다. 때문에 많이 팔리는 편이다.
양심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는 채 첨가물로 자신의 비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쓰레기 원료를 사용하며 수많은 첨가물로 구성된 이런 어묵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긍정적은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건강의 위협인자, 식중독과 발암물질 유발 가능성 커
어묵 등 동물성 식품에 서식하는 살모넬라균은 주로 제조·유통과정에서 발생한다. 비위생적 제조·유통환경에 노출된 어묵의 경우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름에 튀기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통상 제조업체에서는 기름의 사용량을 줄여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규정 횟수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경우 폐유로 강산성의 기름이 돼, 신선도가 떨어지며 이로 인해 식중독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나아가 발암물질이 돼 우리 몸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식품 자체의 문제점 이외에 포장지 문제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포장재 또한 제조원가에 포함되므로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고급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장 식품 자체의 가격이 저가이므로 저가의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높은 포장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비스페놀-A 문제도 싸구려 플라스틱, 비닐을 사용하는 공장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대책은 없나?
어묵이나 맛살 등의 가공식품은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묵이나 맛살을 자연스럽게 먹게 되는데 이에 대한 거부감은 대체로 없는 편이다. 몰랐을 때는 그냥 먹었지만 알고 난 후에는 최소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하지 않을까? 안 먹을 수 있으면 그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차선책을 택하는 것도 나쁨을 줄이는 결과니 만족할 만하다.
● 상대적으로 제조업체, 유통기간이 표시된 것을 사고 보관방법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조일자와 유통기간을 확인 한 후 냄새를 맡아 시큼한 냄새가 나면 구입하지 않는다. 또한 곰팡이 유무를 반드시 확인한다.
● 대부분의 첨가물들은 뜨거운 물에 한 번 정도 데치면 대부분 제거할 수 있으므로 이 방법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에 데칠 수 없는 것은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 꺼내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채소나 과일 등 자연식품 재료를 듬뿍 넣고 함께 조리한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어묵의 경우 생활협동조합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을 사면 그나마 믿을 수 있고, 여기에 당근, 파, 마늘, 멸치, 파프리카, 무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조리한다.
● 내 아이에게 길거리 어묵을 사먹게 하지 말고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들어간 집에서 요리한 어묵을 먹게 하자.
● 마지막으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기름기를 제거한 후 요리하여 먹는 것이 좋다. 이러면 식품첨가물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가공식품 최소로, 신선식품 위주로
많은 학자, 또는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화학식품 첨가물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어묵에도 들어가는 사카린나트륨의 경우 인체 유해성이 입증돼 사용금지 됐었다. 그런데 얼마 전 사용금지가 풀려 식품첨가물로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유배됐던 사카린이 풀려나 다시 우리 곁으로 온 것이다. 결코 돌아와서는 안 될 사카린이 돌아온 것이다. 아무리 무해하다고 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화학첨가물의 한계를 사카린 또한 결코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설탕의 300배 단맛을 내는 사카린이 식품첨가물로 사용될 경우 식품제조회사에서는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니 법이 허용한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들이 사용자의 건강을 생각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은 원료의 신선함을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재료를 얼마나 썼는지, 그리고 원산지는 어딘지를 확인할 수 없다. 수많은 화학물질로 덧칠을 하고, 색과 맛을 내며 향기를 더해 포장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 예를 들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원료의 신선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 가공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가공식품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따라서 가공식품은 최소로 하며 신선식품 위주로 장을 봐서 상차림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