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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자궁염증은 자궁암의 ‘씨앗’

2010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70p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여성 사교모임 W클럽 회장 M여사는 속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뭔가 개운치 않은 것이 묻어있고 차가운 것이 흘러내리는 감을 느꼈다. 병원에 가면 염증이 있다고 하면서 치료하라는 처방이 매번 반복되는데 그것은 여간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W클럽 친구가 말하는 용하다는 의원에 찾아갔더니 “열이 위로 뻗치고 아래가 냉하여 생긴 것이므로 한 달간 약을 먹으면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자궁을 세척하라.”고 하였다. M여사는 쓰디쓴 약을 한 달간 거의 매일 억지로 먹으면서 가끔 질 세척기를 사용하였는데 냉증과 대하증이 거의 멈춘 것 같았다.

그 후로는 아래가 냉하지 않도록 늘 내의를 단단히 챙겨 입고 살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속옷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또 얼른 그 용하다는 의원님께 가서 물었더니, “지금 빨리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였다. 그날 K대 부속병원에 가서 M여사는 ‘자궁경부암Ⅲ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런 일은 M여사에게만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수많은 중년여성들에게 오늘도 내일도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다.

냉이나 대하, 염증은 모두 한 선상에 있는 대동소이한 표현이다. 이것은 자궁의 염증반응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표시다. 세상에 무엇이든지 차고 냉하면 굳어져서 흘러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뜨거워져야 흘러내리는 법이다.

염炎이라는 그 한문 뜻대로 불火이 두 개나 있어서 뜨겁고 열이 날 수 있다. 그렇다면 염증에서 왜 차가운 것이 아래로 흘러나오는가?

신체 어느 구석이든 염증이 생기면 그것이 온몸 전체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 몸에서 제어반응이 나타난다. 감기가 들었을 때 차가운 콧물이 나오는 것이나, 세균에 감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설사가 쏟아지는 것이나, 자궁이나 질벽에 염증이 있을 때 냉이 나오는 것은 모두 같은 이치다. 인체가 병균에게 정복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한 당연한 반응이다. 뭔가 흘러나오는 것은 세균이나 헤르페스나 파포바바이러스, 칸디다곰팡이, 트리코모나스, 기생충 등에 의한 염증반응을 하고 있다는 표시다.

자궁암은 자궁염증이 잦은 사람에게 찾아온다. 자궁염증은 성 접촉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한 사람, 성병 경력이 많은 사람, 난산 횟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자궁암 확률이 높다.

불결한 생활습관, 이상한 성습관, 무절제한 성생활도 그 원인이 된다. 성 접촉 파트너가 다수일수록 암에 더 잘 걸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생관념이 적고 청결하지 못할수록 더 많아진다. 접촉하는 남성이 또 다른 여성과 성관계가 있는 경우에 더 많아지고 얌전한 남편과 평화롭게 사는 부인일수록 적다.

자궁암의 냉대하는 혈성대하(blood leukorrhea)가 비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M여사처럼 Ⅲ기가 되어버린 이후다. 자궁암은 진단이 쉽고 치료 또한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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