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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현의 행복테라피] 버럭 화가 날 때도… 세련되게 화내는 기술

2017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5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신과 전문의 하나현 원장】

“선생님, 저는 꼰대가 되기 싫은데 부하직원들을 보면 계속 화가 납니다. 화를 버럭 내고 나면 그 친구들은 받아들이기는커녕 저를 딱딱한 꼰대로 보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합니다.”

우리가 주로 언제 화를 내는지 가만히 살펴보자. 화가 나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많은 부분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다를 때 많이 나타난다. 그게 일에 관해서든, 사람에 관해서든 말이다. 분노가 일어나는 그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그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문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나 자신이 파악되어야 대처할 수 있다. 분노를 자주 표출한다면 세련되게 화내는 기술도 알아두자.

화를 낼 때도 일정한 타입이 있다. 혹시 나는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 체크부터 해보자.

번갯불 타입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라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르면 통제할 수 없는 유형이다. 그래서 어떤 계기가 있으면 번개가 내리치듯 순식간에 분노를 지르게 된다. 스스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게 특징이다.

얼굴이 달아오른다든가 가슴속에 불덩이가 치솟는 것 같은 강한 생리적 반응이 동반되고 화를 참을 수 없는 경우 ‘뚜껑 열린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식으로 분노의 순간을 표현한다. 젊었을 때부터 열정적이고 뭐든 에너지를 쏟으며 일을 해내는 모습도 있다. 이런 타입은 불같이 화를 냈다가 금방 가라앉기 때문에 심한 후회와 자책에 빠지기도 한다.

지킬 앤 하이드 타입

평소 얌전하고 점잖은 사람이 “그건 월권이에요!”라며 특정 부분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타입이다.

이런 경우는 마음속에 건드려선 안 되는 영역이 있는데 상대가 그것도 모르고 어쩌다 그런 부분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이해가 잘 안 될 정도로 화를 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알 수 없는 지뢰와 같은 부분이 있다. 평소에는 원만히 잘 지내고 유순하던 사람이 유난히 까칠해지는 영역이 있다면 그곳에 뭔가 걸려 있는 심리적 이유가 있다. 자신을 이해해서 이유를 찾는 것이 우선이므로 반복되는 그 ‘지뢰’가 어딘지, 왜 그곳이 ‘지뢰’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어쩜 사람이 그럴 수 있지?” 타입

상대방이 자신이 기대하던 모습과 다르거나, 상대방이 자신이 고생한 것을 알아주지도 않는 괘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어쩜 사람이 그럴 수 있지?”라거나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모르고, 나를 이용하기만 하는구나!”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런 경우는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의 기대치에 상대방이 그렇게 맞춰주겠다고 약속한 적 없고, 엉덩이를 팡팡 두드리며 칭찬해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혼자만의 기대와 약속에 실망하게 되고 분노가 치솟게 된다. 특히 “나라면 그렇게 안했을 텐데.”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다.

선비 타입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불쾌감을 애써 감추지 않고 “그건 좀 기분이 안 좋네요.”하는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슬쩍 내보이는 타입이다.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가벼운 위트를 섞어 대화를 주고받듯이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알게 하는 기회도 주게 되고 자신도 표현을 하게 되었으니 과하게 욱하는 일이 없다.

화가 나는 건 내 예상과 다르게 분명 뭔가 잘못되었다는 마음의 신호이기도 하다. 화는 그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 일어나면 제대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해결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분노의 감정을 마냥 억누르려고 하지도 말고 제대로, 세련되게 표현해보자.

세련되게 화를 표현하는 4가지 방법

1 인정해주는 말로 시작하라

내가 화내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속마음은 사실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 ‘좀 더 잘 일을 해줬으면, 일이 더 잘 되었으면’하는 마음 아니겠는가? 일이 잘못되길 바란다면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인정해주는 말로 그 마음을 먼저 전해보자. 예를 들어 “이번에 맡았던 일은 참 수고했어. 고생 많았을 거야.”라는 식으로 인정해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그러면 듣는 사람은 자신을 알아준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부터 깔고 듣는 자세가 된다.

2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곳에서 화내지 마라

직장에서 부하직원이 예상보다 일을 잘 처리해주지 않으면 상사는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하지만 “일을 뭐 이딴 식으로 해놨어?”라고 먼저 질러버리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그런 식의 말을 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 듣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모욕감과 수치심만 강렬해져 상사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집중하지 못한다. 아무리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이렇게 해서 관계에 금이 가게 되면 복구시키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더 많은 에너지가 쓰인다.

3 화가 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라

화를 ‘표현’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말하는 것과 다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표현한다는 것은 ‘설명’하는 것과 같다.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내가 지금 이런 감정 상태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날짜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서 다 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들이 빠져 있어서 좀 당황스럽더라고.”라고 말이다. 단, 이때 말 속에 비아냥거림이나 비난의 느낌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원하는 바를 ‘정확히’ 설명하라

무턱대고 화만 내고 이유나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리지 않으면 상대방은 도대체 왜 저러는지 알 수가 없다. “어제 상황을 보니 일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답답함이 올라오더군. 그래서 사실 무지 화가 났었어. 이 부분을 더 챙기고 일이 내일까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라고 전달하면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일이 잘 되길 바라는 진짜 속 마음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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