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
뭐니뭐니 해도 여름 휴가지는 바닷가가 제격이다. 모래사장을 벗삼아 일광욕을 즐기는 바캉스족들에겐 여름의 화끈한 유혹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섹시한 구릿빛 피부를 기대하다가는 자칫 일광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빨갛게 달아오른 피부가 따갑고 가렵다가 심할 경우 수포가 생기기도 하는 일광화상. 그 예방법은 없는지 또 쿨~한 대처법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햇빛노출 자제
모처럼 친구와 함께 바닷가를 찾은 K모 씨(30). 하루 종일 구릿빛 피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광욕을 했건만 지나친 햇빛 노출로 인해 밤새 통증을 호소하며 밤잠을 설쳤다.
이처럼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하는 햇빛화상은 ‘선탠’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에 종종 발생한다. ‘까만 피부는 곧 섹시함’이란 생각에 무리한 일광욕을 감행하는 청춘남녀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무리한 선탠은 당연히 피부에 적이 됩니다.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일광화상이란 자외선 노출로 인하여 통증, 부종, 수포를 동반한 홍반,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일광화상은 직접적인 자외선 노출뿐 아니라 눈이나 물, 모래에서도 햇빛이 반사되어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긴팔 옷과 모자 등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태양광선은 가시광선, UVA, UVB로 크게 나뉜다. 이중 UVB가 일광화상을 유발하며, UVA 역시 어느 정도 일광화상에 관여한다. 피부가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노출부위에 홍반과 가려움증이 4∼8시간 후에 나타나고, 24시간 후 최대에 이르게 된다. 또 3∼5일 경과 후에는 색소 침착을 남기고 서서히 소실된다. 물론 중증일 때는 홍반 이외에도 수포가 형성되고 통증이나 부종이 동반되기도 한다.
<안규중 교수가 밝히는 여름철 외출 수칙>
1. 태양광선이 가장 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외출을 피하세요.
2. 얼굴을 보호해주는 10cm 이상 챙이 길게 달린 모자를 꼭 쓰세요.
3. 자외선차단 지수가 15 이상인 썬크림을 3시간 간격으로 자주 발라주세요.
4. 유리창이 UVB를 막아주므로 차 안에서 잠깐씩 휴식을 취하세요.
5. 물을 휴대하고 다니며 조금씩 수시로 마셔주세요.
화상부위는 차갑게 유지
이렇게 예방을 해도 작렬하는 태양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만일 햇빛에 노출돼 피부가 붉어진 상태라면 찬물이나 얼음, 혹은 찬 우유로 냉찜질한 후 냉장고에 넣어 둔 무알콜 화장수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안규중 교수는 “일단 대증요법으로 통증을 없애기 위해 얼음찜질, 샤워 등으로 병변 부위를 차갑게 해주는 것이 좋고, 버로우(Burrow) 용액을 거즈에 붙여 냉습포를 해주거나 강력한 스테로이드 연고 등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홍반과 피부 벗겨짐이 심하고 수포가 형성되는 중증의 경우는 억지로 수포를 터뜨리거나 다른 자극을 가하지 말고 가능하면 빨리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단 얼음찜질을 할 경우 가벼운 화상은 10분 이내로, 증상이 심하면 30분 이내로 하며, 이때 얼음을 직접 피부에 대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여름철에는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하며, 적당한 피부의 습도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만일 화상으로 인해 피부가 벗겨졌다면 절대 손으로 만지거나 껍질을 벗겨내지 말아야 하며, 가벼운 샤워 외에는 때를 밀거나 피부자극을 주면 좋지 않다. 또 차게 보관한 카모마일티를 거즈에 적셔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에서 쉽게 만드는 천연팩
비키니 라인만 남기고 붉게 탄 피부. 곧 구릿빛으로 변할 자신의 피부에 흐뭇해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 와이셔츠를 입었을 때 목 부분만 때가 낀 것처럼 새까맣게 탄 피부 때문에 고민하는 남성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노출 부위가 따갑고 빨갛게 변한 것은 1도 화상에 해당된다. 물론 가벼운 증상이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집에서 오이팩이나 찬 우유로 마사지하면 쉽게 완화된다. 우유에 들어 있는 유지방은 화상 부위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오이는 화상 주변의 열감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세수를 할 때 새까만 피부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목과 얼굴의 경우, 미백에 도움을 주는 레몬즙 한 방울을 떨어뜨리거나 우유를 거즈에 묻혀 얼굴에 잠시 얹어두는 것도 좋다.
감자 역시 여름철 벌겋게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키고 보습과 미백에 도움이 된다. 강판에 간 감자 2큰술을 밀가루에 넣어 잘 섞어 피부에 펴 바르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피부를 진정시켜준다.
약방의 감초? 이젠 여름철 피부에 좋은 감초라고 생각하자. 감초의 글리시틴은 햇빛에 오랫동안 노출된 피부에 많은 도움을 주며 소염작용과 진정작용에 효과가 있다. 물 반 컵에 감초 가루 1큰술을 넣고 잘 섞어 밀가루에 갠 다음, 화끈거리거나 피지 분비가 왕성한 얼굴 부위에 팩을 하면 좋다. 또 물 반 컵에 감초 3조각을 넣어 우려낸 뒤,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만든 다음 거즈에 묻혀 얼굴에 얹어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뜨거운 햇빛 아래 정열적인 휴가를 만끽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광화상에 더 각별한 신경을 써서 올 여름 휴가도 신나게 즐겨보도록 하자.